윤종원: 무역분쟁 韓영향 제한..2Q 성장 잠재수준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미국과 중국간의 통상 압력이 커진다 해도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3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윤 경제수석은 “중국이 다른 나라로 수출하기 위해서 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중간재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요 채널”인데, 대중국 수출 가운데 75%는 중국 내부 소비용이고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부분은 5%를 조금 넘는 정도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또 대미국 수출은 90% 이상이 미국 내부에서 소비된다고 밝혔다.

또 한국의 경제체질이 과거의 수출주도형 경제에서 상대적으로 균형잡힌 상황으로 달라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견조한 임금 상승률과 노동소득 분배율 개선 등에 힘입어 소비증가율이 2% 후반 정도에서 과거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거시 경제의 안정적인 운용 측면에서 의미가 상당히 크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이 현재로서는 제한적이라 해도, 상황이 부정적인 시나리오로 전개되면서 글로벌 무역 신장이 크게 위축될 경우에는 한국도 거시정책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세

윤 경제수석은 한국의 성장세에 대해 2분기 GDP 성장률이 “2%대 후반인 잠재성장률에 비해 크게 떨어진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계절조정 기준 2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비 0.7%인데, 이는 “잠재성장률 수준”이라는 평가다.

세부 구성내역과 관련해 수출은 괜찮고, “소비는 굉장히 견조하다”면서도 걱정되는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등 투자 쪽이라고 덧붙였다. 설비투자는 기저효과를 감안하고 봐야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 작년에 반도체쪽으로 많은 투자가 이뤄진데 따른 조정이 이뤄지는 것이라 “절대수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투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토목공사 등을 통해서 억지로 끌어올릴 생각은 없다”며 전체적으로 주택 및 부동산시장 상황이 안정되면서 좀 떨어진 면은 문화시설이나 체육, 안전 시설 확충 등 생활의 질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투자를 통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전년비 14.6% 증가했던 설비투자가 올해 2분기에는 전년비 3.9% 감소했고, 건설투자 역시 지난해 7.6% 증가에서 올해 2분기 0.7% 감소로 돌아섰다.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다소 꺾이는 모습에 대해서는 “조금더 봐야 할 것”이라며 “경기순환상의 변동에 대해서는 거시정책을 통해 경기대응적인 정책을 펼 것”이라고 덧붙였다. 6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하락해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0.1p 하락했다.

잠재성장률

윤 수석은 현재 2% 후반 정도로 보고있는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점을 우려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노동투입이 줄어들고, 또 자본이 과거처럼 축적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잠재성장률을 유지하려면 민간 분야에서 혁신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는 진단했다. 이를 위해서는 공정경쟁이 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고 사회안전망과 복지를 통해 개개인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재벌 개혁에 대해서도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고 부당한 영향력을 줄이는 차원의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며 정부와 기업간의 건강한 관계가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1990년 이후에 세계화와 기술혁신이 진행되며 경제적 효율은 높아졌는데 소득 격차가 대단히 커졌고, 특히 한국은 못사는 사람이 굉장히 많아졌다”며 이 같은 문제를 시정하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성장 패스를 갈 수 없어 정부가 성장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7일 아침 보도된 윤종원 경제수석의 발언과 관련해, NH선물의 허정인 연구원은 7일자 일일 투자자 보고서에서, 이번 윤 수석의 발언이 채권시장에 “약세 재료”라고 진단했다. 허 연구원은 윤 수석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다소 제한적이라고 분석한 부분과 2분기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이고 수출 및 소비가 견조하다고 진단한 것 등에 주목했다.

최환웅, 이정아 기자 (송고 2018/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