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화, 이달 아시아 통화 중 미달러 대비 가장 약세
*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선회에 따른 자금 유출 충격 우려
(블룸버그) — 6월 중순까지만해도 1120원대에 묶여있던 달러-원 환율이 상반기말부터 변동성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주요 저항으로 인식됐던 1150원을 넘어 1160원대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2분기 중 글로벌 금융시장의 낮은 변동성 속에 달러-원 환율도 답보하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의 3분기 상단 전망을 1150원 수준으로 내놓았던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전망을 상향 조정해야하는 압박에 놓이게 됐다.
스코샤은행의 FX 스트래티지스트 Qi Gao는 3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하반기 달러-원 환율 상단을 1180원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목표 수준이었던 1160원 수준은 이제 연말 종가 전망이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에 대한 우려가 달러-원 환율의 상승 잠재력을 이끌 것으로 봤다. “특히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와 같은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이 자산을 축소하거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줄일 경우 이는 한국 금융시장에 광범위한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고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 또한 한국으로 부터의 증시 자금 유출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자재 및 유가 약세에 따른 글로벌 물가 둔화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스탠스를 비둘기파적으로 돌아서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 전망도 위험에 처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달러-원 환율 하단은 1120원 수준에서 지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원화는 이달 들어 미달러 대비 1.2% 가량 내려 아시아 통화 중 가장 큰 약세를 보이고 있다. 원화 다음으로는 엔화가 0.7%, 대만달러가 0.5% 가량 내려 약세가 심하다.
달러-원 환율의 1개월 옵션 변동성은 이번주에만 71bp 가량 급등했다. 4월래 주간 최대 상승이다.
외국인은 블룸버그 집계기준 상장채권 거래에서 분기 누적으로 어제 기준 11.5억 달러 가량의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국채선물 거래에서는 3년물을 오늘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다. 이달에는 미결제가 줄어들면서 대량 매도세를 이어가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NH농협은행 FX딜러 송주헌 과장은 5일 전화 인터뷰에서 “달러-원 환율이 연내 고점을 3분기에 1160원 정도에서 확인할 것으로 예상해왔는데, 최근 1140원 후반부터 역외 및 결제수요의 비드가 워낙 강하다”며 “1160원 수준이 예상보다 너무 빨리 도래한 만큼 연중 고점 전망을 오버슈팅할 위험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증시 조정 속 한국증시도 조정을 맞게 된다면 외국인 자금 유출 등에 달러-원 환율이 1160원 위로 상승폭을 급격히 확대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 금리 인상 논의가 언제 불거지느냐가 관건일 듯 한데 4분기에 예상대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면 4분기에는 달러-원 환율이 1140원을 상단으로 다시 내려올 수 있다고 본다. 이 경우 하단은 1110원~1120원대에서 지지될 듯 하다.”
부산은행 FX딜러 김대훈 차장은 “달러-원 환율이 1150원 아래에 있을 때만해도 연내 1190원~1200원 수준은 불가능해 보였지만, 1150원 위에 안착하고 1160원마저 넘어선다면 연내 1200원을 다시 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1150원 수준을 북한 도발 등 이벤트성으로 돌파했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주요 변곡점이었던 만큼 안착에 성공한다면 올해 상단 목표를 1180원 수준으로 높게 봐야할 듯 하다. 네고가 많이 후퇴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한은행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전화통화에서 “시장이 오버슈팅한다면 달러-원 환율이 자사의 7월 상단 전망치인 1170원을 단기적으로 상회할 수 있을 듯 하다”며 “상반기에 한국 주식 및 채권 시장으로 총 20조 원 규모의 자금이 들어왔으니 이들이 차익실현하는 시점에 외부 불확실성 재료들이 겹치게 되면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 상단이 1170원 위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이슈는 그리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지 않고, 세계 경제도 전반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시장이 우려하는 것보다 글로벌 유동성이 그리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가 모아진다면 달러-원 환율의 하락 전환 및 1080원 수준으로의 연저점을 경신할 여지도 아직은 남아있다”며 달러-원 환율 상승 일변도의 기대에는 경계를 표했다.
블룸버그 분석기준 달러-원 환율이 올해 연말까지 1106원~1200원 범위에 머물 확률은 50%, 1127원~1180원 범위에 머물 확률은 30%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경진 기자 (송고: 07/07/2017)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SP6296TTDS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