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뀌는 채권지수 산업: 은행들이 지수 산업에서 나가는 이유와 투자자가 알아야 할 것들

P&I CONTENT SOLUTIONS GROUP | 2018년 4월 30일

스티븐 D. 버클리, 인덱스 사업부 글로벌 총괄, 블룸버그 LP

블룸버그가 채권 지수 인수를 시작하던 2014년만 해도, 이는 흐름을 벗어난 움직임처럼 보였다. 2014년 UBS 오스트레일리아 채권 인덱스(UBS Australia Bond Indices)를 시작으로 블룸버그는 2016년에도 바클리스 리스크 분석 및 지수 솔루션(BRAIS: Barclays Risk Analystics and Index Solutions)을 인수했다. 2017년이 되자,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와 씨티은행의 채권 지수 사업군이 각각 인터컨티넨탈 거래소(Intercontinental Exchange)와 런던 증권 거래소 그룹(LSEG)에 의해 인수됐다.

이와 같이 지수 사업이 은행에서 제3자로 넘어가는 전환은 상당 기간 축적되어 온 몇몇 요소들이 상호 작용한 결과다. 은행들이 핵심 역량에만 집중하도록 내몰리는 동안 독립적인 지수 제공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은행들이 지수를 개발했던 이유

예전에는 각종 주식이나 채권, 종합지수 등 금융시장 관련 지수를 개발하고 마케팅 및 지원하는 사업에 은행들이 뛰어들 만한 이유가 있었다. 무료 혹은 낮은 비용으로 벤치마크를 제공하면, 추후 은행에 더 수익성 높은 업무를 의뢰해 줄 만한 기관 고객과 관계를 트기 좋은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수 운영은 고비용 사업이다. 채권 거래 데스크에서 받는 수수료 등으로 지수가 수익을 창출하는 동안은 벤치마크를 유지할 유인이 있었지만, 지정가 주문(directed trades)이 최적 체결(best execution)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은행들은 더 이상 지수를 무료로 제공하기 어렵게 되었다.

최근 패시브 투자 전략의 성장과 함께, 시장 데이터의 품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바이사이드가 직접 거래 할 수 있는 최신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은 과거 은행에서 구해야 했던 것들을 직접 조달할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규제 당국도 지수 기반 투자의 성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LIBOR 스캔들과 유사한 조작이 다른 벤치마크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유럽 연합은 2016년 유럽 벤치마크 규제(European Benchmarks Regulation)를 도입했다. 2018년 1월 1일에 발효된 이 규제는 각종 지수와 지수 제공기관의 안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국제 증권감독기구(IOSCO)의 권고안을 강화하여 법제화한 것이다.

이미 각종 규제 준수 요건과 비용에 신음하던 은행들에게 이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블룸버그 지수 사업부의 스티브 버클리(Steve Berkley) 글로벌 총괄은 지수 사업의 진화 과정을 최전선에서 지켜봐 왔다. 또한 블룸버그 바클리스 지수의 상당수가 만들어진 리만 브라더스 지수 사업부의 글로벌 총괄을 오래 역임했다

버클리는 은행들이 지수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매우 좋은 소식이라는 입장이다. 과거에 지수 데이터는 은행의 최우수 고객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 모든 과정을 민주화하고자 합니다.” 버클리의 말이다. “블룸버그 터미널만 있으면 로그인만으로 추가 비용 없이 블룸버그의 모든 지수에 대해 구성 종목, 실적, 리스크 특성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또한 고객들이 지수를 맞춤화 하거나 만들 수 있는 도구도 도입하고 있다. 지수 데이터나 지수 개발 도구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기관 투자자와 자산 운용사들은 성과를 수치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특히 비전통적인 전략이나 대체 자산군을 통한 새로운 수익을 추구할 때 유용하다.

독립 지수의 핵심 요소

투자자가 지수와 도구를 맞춤화 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인사이트와 도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술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버클리가 ‘5대 지주(five pillars)’라 부르는 이 핵심 요소들은 데이터, 가격 산정, 분석, 배포 및 리서치다.

지수 제공 기업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데이터다. 주식과는 달리 채권 시장은 신규 발행, 만기, 기업 이벤트등 여러 요소로 인해 구성 종목의 변동성이 높다. 이처럼 역동적이고 변화가 빠른 성격으로 인해 추적이 어려워진다.

각 지수에 포함된 수많은 증권의 가격 산정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채권 시장에서는 가격 산정 또한 다른 시장들보다 복잡하다.

“애플이나 GM의 주가, 그 외에 벤치마크 증권 지수에 포함된 거래소 상장 기업의 주가는 누구든 알 수 있습니다.” 버클리의 말이다. “하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거래가 장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격 산정이 훨씬 어렵습니다. 그리고 구성종목의 가격 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지수는 무가치한 것이 됩니다.”

이 모든 시장 정보와 가격 정보를 모아 투자자가 참조할 수 있는 지수로 통합하기 위해서는 분석 기술이 필수다. 버클리에 따르면 지수 구축을 위해서 필요한 분석은 두 가지 수준으로 나뉜다. 단일 증권에 대한 계산(만기, 수익 및 기타 리스크 측정 포함)과 포트폴리오 수준의 분석이다. 그래야만 사용자가 포트폴리오와 벤치마크를 비교해 추적 오차를 계산하거나 성과 기여도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지주는 배포입니다.” 버클리가 강조했다. “이 모든 계산 값과 데이터를 전세계 어디로든, 필요한 곳으로 매우 빠르게 전송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빠르게 계산을 수행하고 보안된 환경에서 적절한 배포해야 합니다.”

마지막이자 다섯번째 지주는 양적 및 질적 리서치이다. 지수 제공 기업은 시장 여건이 지수 및 지수 구성 종목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사용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해야하며, 진화하는 금융 시장 및 자산군에 맞는 모델을 개발하는 동시에 역량을 키워야 한다.

“테크놀로지는 이 모든 요소를 통합하는 접착제와 같습니다. 이미 확립된 프로토콜이 없는 영역을 찾아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빠르게 출시하기 위해 인프라를 활용할 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버클리의 말이다.

이러한 역량이 발휘된 예로, 세계 3대 채권 시장인 중국의 채권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블룸버그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들 수 있다. 작년 버클리는 팀원들과 함께 일련의 “차이나 플러스(China-plus)” 지수를 내놓았다. 이는 한 마디로 중국이 주요 벤치마크에 포함되었다고 가정했을 때 세계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보여주는 지수이다. (최근 블룸버그는 내년부터 몇몇 주요 벤치마크에 RMB 표기 채권을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버클리는 블룸버그가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고객들이 블룸버그 터미널 상에서 몇 분 내에 자신만의 맞춤 벤치마크를 생성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에는 수주가 걸리던 작업의 소요기간을 단축함으로써 투자자들은 지수 데이터를 새로운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벤치마크 대비 초과술 수익을 위한 전략을 테스트해볼 수 있다.

버클리는 지수 산업이 빠르게 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곧 채권 지수가 업무 종료 시간에 발표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계산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버클리의 말이다. “전세계 채권 시장에서 벤치마크의 적용 범위도 더 넓어지고, 표준 총 수익률 스왑 등 대안적 구조의 사용도 늘어날 것입니다.”

본 기사형 광고는 펜션스 앤드 인베스트먼트(Pensions & Investments) 사의 P&I 컨텐츠 솔루션(Content Solutions) 부문이 발행하는 펜션스 앤드 인베스트먼트(Pensions & Investments)지의 2018년 4월자 30호에 최초 게재되었습니다. 본 내용은 펜션스 앤드 인베스트먼트 지와 www.pionline.com 의 편집부에서 작성하지 않았으며, 해당 매체나 그 모기업인 크레인 커뮤니케이션(Crain Communications Inc)의 관점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약력
스티븐 D. 버클리 (지수 부문 글로벌 총괄, 블룸버그 LP)

스티브 버클리는 3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금융 전문가로, 블룸버그에는 2014년 지수 사업부문 글로벌 총괄로 입사했습니다. 블룸버그에서 현재 지수 개발, 생산 프로세스, 거버넌스 활동, 지수 고객 관리 등을 총괄 담당하고 있습니다.

버클리는 블룸버그 지수를 사용하는 자산 운용사와 투자자, 연금 컨설턴트, 셀사이드 기업을 포함한 시장 참여자들이 필요로 하는 데이터, 가격 산정, 분석, 배포, 리서치를 관리합니다. 버클리가 이끄는 팀은 블룸버그의 지수 관리 관련 절차를 강화하여, 지수들이 변화하는 규제 요건을 준수하도록 했습니다. 또한 블룸버그의 바클리스 리스크 분석 및 지수 솔루션 (BRAIS: Barclays Risk Analytics and Index Solutions Ltd.) 인수를 협상한 팀에도 참여했습니다. 당시 매수 대상에는 바클리스 채권 벤치마크 지수, BRAIS 전략 지수 및 POINT 포트폴리오 애널리틱스 플랫폼의 지적 재산권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1973년 이래 폭넓게 활용되어 온 이들 지수는 채권 투자자들에게 업계 표준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 입사 전 버클리는 블랙록 솔루션(BlackRock Solutions)에서 고객 관리 부문을 총괄했으며, 알라딘(Aladdin) 사업부의 최고 운영 책임자를 역임했습니다. 또한 커리어 대부분의 기간 동안 리먼 브라더스의 지수 사업 글로벌 총괄을 담당했습니다. 미 채권지수(U.S. Aggregate Index)의 출시에 기여했고 글로벌 및 유로 채권지수(Global/Euro-Aggregate Indices)를 만들었으며, 지수 자문 위원회(Index Advisory Councils)를 지휘하며 전세계의 고객들과 긴밀히 협력했습니다. 버클리는 1997년 기관 투자자 인덱스 어워드(Index Award)가 생긴 이래, 2005년 퇴사 시까지 매년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버클리는 미 채권 애널리스트 협회(FIASI: Fixed Income Analysts Society)의 회원이며, 전임 회장을 지냈습니다. 호프스트라 대학교(Hofstra University)에서 컴퓨터 공학 학사와 MBA 학위를 받았으며, 파이 베타 카파(Phi Beta Kappa)클럽에 속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