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北美 결전의 날..영국의 운명

(블룸버그) —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경계감 속 간밤 뉴욕증시는 장중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이미 회담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가 시장 전반에 퍼져있는 만큼 관련 후폭풍은 회담 결과가 예상보다 좋지 못할 경우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채 금리는 ECB 회의를 앞두고 지지력을 보이는 독일 국채금리 상승과 맥을 같이 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월요일 추가로 통화스왑 입찰을 실시하며 시장 안정화 노력을 계속했다. 한편 HSBC는 미국 사업을 “상당폭” 축소하고 경쟁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 시장의 모든 이목은 북미정상회담에 집중되겠지만, 일본 생산자물가지수와 호주 경기지수 및 독일 ZEW 서베이, 미국 CPI 등 경제지표 일정도 빼곡하다. 브렉시트 법안이 12일 하원으로 되돌아오면서 영국 정치에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한은 창립 기념사 연설, 5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도 예정되어 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북미 정상회담, 결전의 날

북한과 미국이 화해와 대결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늘 싱가포르에서 역사적 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논의할 예정이다. 협상이 실패할 경우 다시 핵무기 긴장이 되살아날 수 있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오늘 오전 단독 회담을 가진 후 보좌관들이 배석한 확대 회의를 열고 바로 업무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다. 회담이 끝난 후 트럼프는 오후에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며, 오후 늦게 싱가포르를 떠난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북한의 체제 보장을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북제재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김정은이 무엇을 댓가로 요구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북한측은 한국과 일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감축을 포함해 다양한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빼고 모두 한마음…IMF 수장, 무역전쟁 우려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며, 최근 주요 7개국(G-7)의 파열음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 라가르드는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요국이 무역전쟁 위협의 날을 세우면서 세계 경제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6개월전 신호를 보냈던 먹구름이 날이 갈수록 더욱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위협은 글로벌 교역 및 국가간 관계, 다국적 기업의 경영 방식 등을 위협하는 시도로 인한 심리 악화라고 지적했다. 메르켈 독일총리는 같은 자리에서 다자주의가 위기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HSBC의 존 플린트 CEO는 미국 사업부가 수년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자사의 새로운 170억 달러 규모의 전략에 있어서 가장 큰 도전분야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사업을 “상당폭” 축소하고 경쟁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향후 3년에 걸쳐 수익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빅 이벤트 앞두고 유로 강세 vs 파운드 약세

간밤 이탈리아 국채 금리 전반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큰 폭 하락하고, FTSE MIB 지수가 3.4% 올라 1일 이후 최대폭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도 0.13% 상승했다. 이탈리아가 유로존에 머물 것이라는 시장의 확신이 강해지면서 이탈리아를 등졌던 투심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14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경계감까지 더해져 유로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간밤 파운드-달러 환율은 0.2% 가량 하락했다. 이번주 브렉시트 투표를 앞둔 경계감에 경제지표 부진까지 더해 약세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영국 4월 제조업생산은 전월비 0.3% 증가했을 것이라는 시장예상과 달리 1.4% 감소로 나타나 2012년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4월 무역수지와 광공업생산 지표도 모두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영란은행이 물가를 잡기 위해 이르면 8월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Investec의 Philip Shaw는 이러한 시장의 금리인상 기대가 현시점에서는 미뤄져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이 정부는 보수파의 반란을 잠재우고 브렉시트 딜을 마무리짓기 위해 협상을 진행중이다. 데이비스 장관은 EU와의 관세동맹과 관련된 합의 내용에 동의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하지만, 메이 정부가 모든 내부 도전을 막아냈는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12일 유럽연합 탈퇴 법안이 영국 하원으로 되돌아올 예정인 가운데 EU와의 관계 유지를 원하는 보수당은 상원에서 도입한 15개 수정안에 있어서 정부에 반대하는 표를 던질 위험이 있다.

WTI, 감산 완화 우려 잦아들며 반등..헤알화 추가 급락 없어

간밤 WTI 최근월물이 0.5% 가량 올랐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이어 이라크마저 사우디의 감산 합의 중단 제안에 반대한 여파다. Jabbar al-Luaibi 이라크 석유장관은 감산합의가 아직 본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며 OPEC은 이같은 압력에 저항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와 러시아 모두 다음주 OPEC 회동을 앞두고 산유량을 늘린 것과 차별화된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주요 송유관 하나가 가동을 멈췄으며 재개 시점이 아직 불확실한 상태다.
한편 달러-헤알 환율은 간밤 강보합권에 머물렀다. 8일 5% 가량 급락해 2015년래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후 추가적인 급락 조짐은 아직 미미하다. 오안다의 APAC 트레이딩 책임자 Stephen Innes은 11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브라질은 신흥국에서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이며, 그 어느 때보다 브라질중앙은행(BCB)의 헤알화 방어 노력의 효율성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진단했다.

FOMC 前 미 물가지표 확인…이번주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

한국시간으로 오늘밤 발표되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이 전년동월대비 각각 2.8%와 2.2%로 나올 것으로 시장에선 전망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번 결과가 13일 미 연준의 금리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듯 보인다며, 연준 관료들이 선호하는 근원 PCE 디플레이터는 대체로 근원 인플레이션보다 30bp 가량 낮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2% 목표에 계속 머물러 있다는 증거가 아직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번주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올리고 초과지준금 이자율을 2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명문 문구도 통화정책 스탠스를 기존의 “완화적”에서 “완만하게 완화적”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김경진, 서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