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 매도 주도한 동양생명 `스왑 정상화 대기...통화 분산 중'

(블룸버그) — 올해 1월 9000억 원이 넘는 달러 채권을 매도하면서 국내 생명보험사의 해외투자 축소를 견인했던 동양생명은 “최근 환헤지 비용 증가로 해외투자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며 “스왑시장이 정상화되는 시점이 되면 투자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블룸버그 질문에 대한 이메일 답변에서 밝혔다. 작년 하반기 이후 미국채 금리 상승을 전망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통화 분산 정책과 함께 1월에 해외 채권을 매도했으나 “해외투자를 확대한다는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2일 이메일에서 말했다.

달러 헤지비용이 증가하면서 동양생명을 비롯한 다른 국내 생명보험사 역시 해외채권 투자 자체를 줄이고 있다. 월요일 공개된 생명보험협회의 월간 집계 자료에 따르면, 25개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해외유가증권 투자 총액은 2월 말 현재 86조 8600억원이다. 이는 스왑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1월말 대비 900억 원, 지난해 9월말 대비로는 3조2900억 원 각각 줄었다.
특히 전체 투자감소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동양생명, NH농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이들 3사는 2월까지 지난 5개월간 해외증권투자액을 각각 9100억 원, 5800억 원, 5300억 원 가량 줄였다.

  • 25개 생명보험사의 외화유가증권 투자 추이 (단위: 억원. 출처: 생보협)
보험사 2월말 전월비 증감 9월말 대비 증감
한화생명 207,745 -54 129
ABL생명 6,252 189 210
삼성생명 121,730 413 -1,605
흥국생명 39,476 -288 -636
교보생명 142,494 -1,908 -2,042
DGB생명 4,697 -71 -479
미래에셋생명 35,909 -1,375 -5,339
KDB생명 31,902 193 -1,163
DB생명 10,588 -361 -1,780
동양생명 50,226 1,289 -9,113
메트라이프생명 4,952 -48 -367
푸르덴셜생명 3,285 -75 -187
신한생명 27,614 -327 -1,725
PCA생명 0 0 0
처브라이프생명 2,631 -76 -271
ING생명 3,397 355 954
하나생명 2,241 -29 -226
KB생명 4,819 147 -44
BNP파리바카디프생명 0 0 0
현대라이프생명 14,645 120 15
라이나생명 3,167 477 278
AIA생명 20,540 -170 -3,948
IBK연금 5,218 187 200
NH농협생명 125,063 559 -5,802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0 0 0
생보업계 합계 868,590 -854 -32,939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조만간 스왑시장 상황이 좋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DB금융투자의 문홍철 연구원은 2일 전화통화에서 보험사들의 해외투자 감소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크레딧 투자에 대한 감독 당국의 건전성규제가 완화되거나, 보험사들이 국민연금처럼 환헤지 없이 해외투자에 나서지 않는 한 이러한 감소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통화 다변화

현재 환헤지 비용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인 미국채 금리 상승에 대비해 보험사들은, 해외채권 비중을 축소하는 것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 헤지비용이 낮은 통화로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생명은 이메일 답변에서 기존 달러중심의 투자를 유로화 및 호주달러 등으로 통화분산을 했다고 밝혔다. 2017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작년말 기준 위험회피 목적의 파생상품 미결제약정 항목에는 2016년 말까지 볼 수 없었던 유로화 표시 통화스왑 및 통화선도 계약이 1억4000만 유로 규모로 새로 표기됐다.
실제 최근 5년간 달러-원 및 유로-원 환율의 1년물 스왑포인트 추이를 비교하면 달러-원과 달리 유로-원 스왑포인트는 꾸준히 15원~30원 범위에 머물고 있으며 헤지 비용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DB금융투자는, 원화 보유자 입장에서 유로화 대체자산에 투자하고 헤지할 경우 달러 조달 과정에서 감수해야 하는 손실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고 올해 2월 보고서에서 지적한 바 있다. 또 스왑포인트를 결정하는 근본 요인인 정책금리 및 명목 잠재성장률 차이를 전망해봤을 때 앞으로도 유로-원 스왑포인트는 원화 기반의 투자자 입장에서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달러-원 스왑포인트를 활용한 1년 이하 단기 헤지비용은 한은이 연준의 긴축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한 장기 구간의 비용보다 더 빠르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소시에테제네랄의 성기용 전략가 등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진단한 바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중앙값 기준 한국 기준금리는 내년 4분기면 지금보다 75bp 오른 2.25%, 미국 연방기금금리 상한은 지금보다 125bp 오른 3%, 유로존 주요 재융자 금리는 25bp 오른 0.25%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