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달아오른 시장에 `결자해지' 나설까

지난주 달러-원 환율이 작년 9월래 처음으로 1100원 아래로 내려오고, 국고 3년물 금리가 2.20% 위를 상회하며 2014년래 고점을 새로 썼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달 말 한국은행 금통위가 어떠한 카드를 내놓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블룸버그 설문에 나타난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대로 한은의 향후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완만할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원화 강세 및 시장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잦아들 수 있어 보인다.

한은이 키운 불 한은에 진화될까

지난 10월 한은 금통위에서 나온 인상의 소수의견이 최근 원화강세 및 시장 금리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는 지적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번 블룸버그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 중 절반 이상이 ‘한은의 금리인상 속도가 현재 채권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 만큼 가파르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0~16일 진행된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의 폭과 속도를 묻는 전문가 설문에 응답자 15명 중 9명은 이달 시작될 수 있는 한은의 금리 인상이 2% 혹은 그 이하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 증권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설문에서 “지금 1.25%의 기준금리는 완화적인 수준으로 보이며 2%가 중립적인 수준이라고 본다”며 한은이 내년 하반기와 2019년 상반기에 한 차례씩 추가 인상해 기준금리를 2%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 주 열리는 금통위에서 한은이 최근 원화 강세 및 시장금리의 가파른 상승을 언급하며 톤 다운된 입장을 취할지 주목된다.

인상 속도 결정의 ‘키’

스미모토미쓰이은행의 이코노미스트 Hirofumi Suzuki는 설문에서 “전자 부분과 수출의 모멘텀이 향후 한은의 금리인상 속도를 결정할 것인 반면 저물가는 금리인상 사이클에 위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견조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임금과 물가는 ‘단지 점진적인 수준’으로 상승하는데 그칠 것이라며, 2019년에는 낮은 물가와 함께 전자 부분의 둔화에 직면해 한은이 금리인상 사이클을 멈추고 ‘일단 기다려보자’는 스탠스를 취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 15명 중 7명이 2019년 상반기에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바클레이즈의 Angela Hsieh는 내년말에 인상 사이클이 끝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충분한 시그널로 이번 인상 사이클이 점진적일 것이며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안내를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Krystal Tan도 내년말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의 진화? 안심할 수만은 없다

한편 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본격 인상 사이클을 시작하려는 한국은행에게는 그다지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 있도 있다. 과거 2010년 7월 시작된, 한은의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 사이클 중에도 달러-원 환율은 1100원을 하회했지만, 한국은행은 금리인상 기조를 멈추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 오창섭 이코노미스트는 설문에서 “한국 경제 성장이 확장 국면에 진입한 것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가 2019년 하반기까지 2.5% 정도까지는 인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내후년까지는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스코샤은행 이코노미스트 Tuuli McCully는 금융안정과 글로벌 위험 선호를 감안할 때 한은이 기준금리를 “2020년 말까지 3%”까지 올릴 수 있다고 봤다. 
DBS 이코노미스트 Ma Tieying은 본 설문에서 한은의 금리인상 주기가 2020년 말까지 2.5%로 인상될 것을 전망했다. 이달 초 투자자 노트에서는 현재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한은의 통화정책이 과도하게 완화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시장 내재 정책 금리 분석상 향후 3년 뒤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기대는 2.08% 수준이다.

김경진, 이지연 기자 (송고: 2017년 11월 20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ZP3R66JTSE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