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 전문가들 ``기준금리 내년 말 1.75%''

이달 나온 국내 12개 금융기관의 2018년도 연간 채권 전망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 대체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이번 달 1차례 인상을 시작으로 내년 말 1.7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일드커브는 플래트닝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번달 한국은행 기준금리

12개 기관 가운데 DB금융투자를 제외한 11곳은 한국은행이 이번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3분기 성장률 등의 지표호조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및 일부 금통위원들의 매파적 의견, 이미 기준금리 인상을 2회 이상 선반영하고 있는 시장금리 등을 배경으로 이번달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사이클에 본격 돌입할 것이라는 시장전문가들의 컨센서스가 강하게 형성된 모습이다.
유일하게 이번달 동결을 전망하고 있는 DB금융투자의 문홍철 연구원은 20일 이메일을 통해 원화 강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1~2개월 시차를 두면서 나오고 있다는 점, 10월 금통위 이후 나타난 금리 불안, 한국은행의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긴축속도 조절론 등을 감안할 때 이번달 보다는 내년 1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이후 기준금리

다만, 이 시장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달 인상 이후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인상 사이클의 진행속도는 더딜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취합한 12개 금융기관 중 10곳은 이번달을 포함해 내년 말까지 금리인상 횟수가 총 2회에 그칠 것으로 보는 반면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 나머지 두 곳은 총 3차례의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그나마 내년 2회 인상을 전망하고 있는 삼성증권은 “공격적인 인상보다 6개월 가량 시간을 둔 점진적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시장금리 역시 점진적 상승 경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번달 1회 인상 이후 내년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한 차례씩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종착점도 기존과 달리 2% 초반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이번 사이클이 2~3회 인상에 그칠 것으로 본 반면 DB금융투자는 최종 기준금리가 2.2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하나금융투자는 2019년에 1회 추가 인상을 더해 2%가 이번 인상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한은의 금리인상 시기를 보면, 2010년 6월 2.00%였던 기준금리가 2011년 6월까지 1년 동안 두 달에 한번 꼴로 모두 125bp 상승했다.
한편, 내년중 인상 예상시기에 대한 전망은 1분기부터 하반기에 걸쳐 고르게 분포됐다.

일드커브

12개 시장전문가들은 대체로 기준금리 인상사이클과 보험사 등 장기투자기관의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일드커브가 플래트닝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은 “2018년 국채발행 규모를 감안할 때 공급 부담은 크지않고 장기투자 기관들의 채권수요가 유효하다”며 장단기 스프레드는 과거 금리인상기와 같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DB금융투자 역시 보험사의 규제대상 자본 충족을 위한 초장기물 수요 등을 근거로 제시하며 “강력한 커브 플래트닝”을 예상했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초반까지 베어 플래트닝이 우세하지만 점차 베어 스티프닝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과거 경기가 회복되고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채권금리와 장단기 금리차가 함께 커졌고, 또 재정확대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 및 장기물 비중 확대 등도 스티프닝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의견

이들 기관의 절반 정도는 앞으로 긴축 사이클에 접어들겠지만 지금은 채권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유진투자증권과 삼성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NH투자증권 등은 모두 완만한 금리 상승세를 전망했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채권은 버블이 아니다”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올해 4분기 2.10%에서 내년 4분기 1.9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대차투자증권은 “지금은 채권투자를 늘릴 때”라며 추가 인상기대가 반영되는 내년 2분기 전까지는 금리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하나금융투자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4%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이며 하반기에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고 IBK투자증권 역시 상고하저 흐름을 형성할 것으로 봤다. DB금융투자는 2.35% 위에서는 마음 편하게 매수해도 될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NH투자증권은 단기적으로 국내 채권금리는 11월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이후 오버슈팅의 되돌림을 보였다가 재상승이 전망되며, 듀레이션 중립하에 저평가된 만기의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해 나가는 커브 트레이딩이 유망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참고로 이번에 종합한 12개 대상 기관은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삼성증권, IBK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DB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SK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및 NH투자증권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