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위험회피 증시 강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 및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등 굵직한 이벤트를 앞두고 월말 위험자산 차익실현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이 하락을 지속하고 미국채 시장은 뚜렷한 베어 스티프닝을 나타냈다. 한편, 유로존의 견조한 성장지표는 유로화를 지지했고, 국제유가는 미 원유재고 증가 우려 속 급락했다. 트럼프가 지명한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 빅터 차는 낙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연두교서 발표는 한국시간으로 오늘 오전 11시에 예정돼 있으며, 내일 새벽 4시에는 FOMC 결과가 발표된다. 오늘은 한국과 일본의 광공업생산, 호주 CPI 등 주요 지표 발표 일정도 빼곡하다.

글로벌 증시, FOMC 회의·트럼프 연두교서 앞두고 차익실현 지속
아시아부터 유럽, 뉴욕까지 글로벌 증시 전반에 차익실현 움직임이 강해졌다. 한국시간으로 내일 새벽 공개되는 FOMC 회의 결과가 매파적일 수 있다는 우려와 트럼프의 연두교서 발표를 앞둔 경계감 속 국제유가 및 헬스케어 관련주가 하락하고 애플 약세에 따른 기술주 부담이 부각되는 등 악재가 산적한 모습이다. 아마존과 버크셔헤서웨이, JP모간이 자사 임직원들을 위한 헬스케어 서비스 제휴 계획을 밝히면서 보험 및 관련 업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가 관련주 하락으로 이어졌다. VIX 지수는 작년 8월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한편 이번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애플은 더 큰 복병을 만났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는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늦추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발표와 관련해 증권법을 위반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소식통이 밝혔다. 미 정부는 애플에게 관련 정보를 요청했으며, 해당 조사는 초기 단계로 향후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 결론 내리기엔 아직 너무 이르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국제유가, 美 원유재고 증가 우려 속 급락..비트코인 1만 달러 하회
위험 선호 후퇴 속 미달러가 지지력을 보이는 여파에, 미국 원유재고의 본격적인 증가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국제유가가 작년 12월 초 이후 최대폭 하락했다. WTI 최근월물이 2.5% 가량 하락해 63달러 대로 내려왔으며, 브렌트유도 1% 넘게 하락했다. 특히 WTI와 브렌트유 가격의 스프레드가 줄어들면서 미국으로부터의 원유 수출 매력이 감소하고 이에 재고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에 따르면, 지난주 미 원유 재고가 90만 배럴 가량 증가했으며, 일별 미 원유생산량은 조만간 1000만 배럴까지 증가할 수 있다.
한편 위험선호 후퇴의 여파가 비트코인 거래에도 전이되는 데다, 미국 규제당국이 암호화폐 감시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5거래일만에 다시 1만 달러를 하회했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9773달러 수준까지 내렸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지난 달 비트파이넥스/테더에 소환장을 발부했다. 이 회사는 광범위하게 거래되는 코인을 발급하고 있으며, 달러에 연동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측은 자사의 모든 코인이 보유 중인 달러로 보증된다고 말해왔지만, 아직까지 대중에게 이를 뒷받침할만한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계좌 감사를 받은 적도 없다.

유로존 GDP 예상 부합 vs 독일 CPI 예상 하회
유로존의 작년 4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비 2.7%로 시장예상에 부합하며 유로화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리뷰 노트에서 “예상만큼은 아니지만 견조한 결과를 보였다”며, 올해 역시 전망이 밝다고 진단했다. 다만 성장 모멘텀이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이유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말까지 자산 매입 프로그램 종료를 기다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독일 1월 CPI는 전년비 1.6% 상승하는데 그쳐 시장예상을 0.1%p 하회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같은 결과가 내일 발표될 유로존 CPI에 하방 리스크를 더할 것”이라며, 양적완화 프로그램의 조기 종료를 주장하는 ECB 정책 입안자들에게 안좋은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국채금리는 미국채 금리 상승 여파에도 불구하고 30년물을 제외하고 전 구간 하락했다.

옐런, 시장 예상만큼 정말 매파적일까? 美 금리상승 신경쓰이네
옐런 미 연준의장이 이번주 FOMC 회의에서 상대적으로 매파적 기조를 보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오면서 미달러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가운데, 미국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 급등의 충격이 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옐런이 시장의 기대처럼 매파적인 기조를 드러낼 경우 이는 곡 소리 나는 채권시장에 더욱 매질을 하는 격일 수 있어, 옐런이 시장 예상만큼 매파적일 수 있을 지 여부가 주목된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 미국 20개 도시 주택가격이 6.41% 올라 2014년 7월래 최대폭 상승했으며, 1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는 17년래 고점 부근을 기록해 FOMC의 긍정적 경기 진단을 지지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근 소비자신뢰 추이는 올해 소비 열기를 예상하는 데 중요한 가늠자가 될 것이다”며 2018년은 노동력 희소 현상이 노동비용 상승 압력으로 이어져 소비활동을 자극함에 따라 소비지출 속도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연두교서, ‘트럼프 트레이드’ 깨울까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오늘 그의 첫 연두교서에서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패키지를 밀어부치고 그의 취임 이후 경제 성장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미 의회의 비판을 사고 있는 이민 정책을 옹호할 듯 하다. 다만 NAFTA를 끝내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트럼프의 가장 큰 난제는 증시 랠리와 일자리 창출이 자신의 공로임을 미국인들에게 설득시키는 것일 수 있다. 트럼프가 시장 예상을 압도하는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혀 ‘트럼프 트레이드’의 재현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미 재무부는 연방정부 재정적자를 감당하기 위해 국채 발행 규모를 늘릴 예정이며, 채권시장은 이미 공급 충격 우려에 빠져있다.

김경진, 서은경 기자 (송고: 2018년 1월 31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P3E33L6K50Y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