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상 시동...다음 행보는: 전문가의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1.50%로 25bp 인상했다. 한은은 통방문과 이주열 총재 기자회견에서 향후 경제성장이 10월 전망경로를 상회할 것으로 보면서도 추가적인 통화정책 조정은 성장과 물가기조를 면밀히 점검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이 이미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만큼 한은의 향후 긴축 속도와 폭에 대한 전문가별 전망을 살펴봤다.

모간 스탠리 이코노미스트 Deyi Tan, Jin Choi 등:
한국이 향후 완만한 속도로 금리 정상화 사이클에 돌입할 것이며, 당사의 기본 시나리오는 2018년 2분기 한은의 25bp 추가 금리 인상이지만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빨리 11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한 관계로 추가 인상시점 역시 빨라질 수 있다.
2018년 GDP의 6.5% 수준으로 전망되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폭을 고려하면 자본 변동성에 대한 방어는 충분하며, 한은이 국내 여건이 허락하지 않은 한 연준과 같이 움직일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원화 절상 역시 일부 긴축 효과를 가져왔다.

SEB의 아시아 전략 부문장 Sean Yokota:
한국 경제 성장세가 유지되면서 한국은행의 이번 정책 긴축은 금리인상 주기의 시작을 시사한다. 한은은 내년에 25bp씩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수도 있다. 미 연준과 심지어 유럽중앙은행이 더욱 매파적인 기조를 취하면서 정책당국자들이 이웃 국가들의 흐름에 발 맞추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ANZ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Sanjay Mathur 등:
한국은행이 예상대로 이번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아시아 역내 처음으로 긴축에 나섰다. 경제활동 강화가 금리 인상의 주요 근거로, 인플레이션 관리는 현재 부차적 문제다. 한은은 내년 2월에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상할 전망된다.

뱅크 오브 싱가포르의 통화스트래티지스트 Sim Moh Siong:
달러-원환율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 1075 ~ 1095원 사이에서 세력을 다질 수도 있어 보인다. 시장은 한국은행의 이번 금리 결정시 “비둘기파적 금리인상”시의 리스크를 염두에 두고 있었고 투자자들은 금리인상 가능성을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 한은의 조심스런 금리인상 기조는 일련의 추가 금리인상의 일부로 여겨지지 않는다. 한은은 과도한 통화 절상을 피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FPG 증권의 Koji Fukaya 최고경영자:
원화 움직임은 금리인상 결정이 내려진 뒤 “사실에 팔아라”와 같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미 연준도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한 상황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한방향으로 원화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어렵다.
어제 달러-원 환율이 저점에 도달했다고 보고 있으며 현 수준부터 아마 1100원을 향한 상방 포지션 조정을 목격할 수도 있다.
한-미간 펀더멘털 차이 및 다른 요인들에 근거할 때 2018년 달러-원 환율 핵심 거래 범위는 1100-1200원 부근이 될 것으로 보여 현재 레벨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

말라야 뱅킹 Bhd Christopher Wong 선임 스트래티지스트:
한은은 견조한 성장 및 2% 목표에 근접한 물가 덕분에 통화정책 추가 긴축 여지가 있다. 수요에 따른 물가압력이 커진다면 한은이 내년 1분기에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 글로벌 경기와 맥락을 같이한 경기 호조와 반도체 등 기술제품 수요가 수출을 뒷받침하면서 원화가 꾸준히 지지받을 것이다. 한-중간 점진적인 관계 정상화 신호 또한 (경기) 전망을 지지할 것이다. 미국의 세제개편안과 연준의 금리인상 등에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 있어 원화는 연말로 갈 수록 다소 역풍에 직면할 수도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윤여삼 연구원:
시장 일각에서 최근의 원화 강세로 이 총재의 발언이 비둘기파적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었는데, 이번 이 총재의 발언은 이런 기대에는 전혀 부합하지 않았다고 본다. 원론적인 수준이었다. 물론 이 총재가 ‘신중함’을 수차례 강조하며, 이번 금리인상으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연한 인상으로 돌아섰다는 시그널을 주지는 않았다. 다만 내년 1월 추가 인상 기대 또한 완전히 꺾지는 못했다고 본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
이번 금리인상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는 않겠지만, 다음 금리인상은 아무리 빨라도 내년 2분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본다. 한은 총재 교체 시기를 감안하면 3분기 정도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듯하며 기껏해야 내년 1번 인상이 가능할 전망이다. 금리 올릴 때 반대여론을 누를 수 있는 확실한 논거가 인플레이션인데, 현재 물가압력이 높지 않은 상태라 경제성장률이 좋아도 설득력 있는 인상 논리를 만들기 쉽지 않다. 부동산 시장이나 가계부채, 원화강세,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등 금융안정 이슈가 금리인상 가속화에 제동을 거는 핵심 논거로 판단된다.

유진투자증권 이상재 이코노미스트:
한은은 가파른 금리 인상을 예고하지 않았다. 경기를 보면서 미국 금리인상을 후행해 내년에 2번 정도는 생각해야 할 듯하다. 4월에 신임 한은총재가 어떤 사람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변수가 크다. 이주열 총재가 퇴임전 1차례 더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아마도 이번 인상으로 불명예를 벗고 다음 결정은 차기총재에게 맡길 듯. 내년 5월과 하반기에 각각 1차례씩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한은은 환율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은이 금리인상 시동을 걸면서 달러-원 환율은 내년 상반기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1차 지지는 1080원, 2차 지지는 1040~50원. 내년 하반기엔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정도가 심화되며 강달러로 갈 수 있어 달러-원 환율이 다시 1100원 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은경, 엄재현 기자 외 (송고: 2017년 11월 30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P07X6K6KLVR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