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섭 조달청장은 알루미늄과 구리, 납, 아연, 주석, 니켈 등 조달청이 비축하는 6개 광물에 대해 올해 추가 비축을 자제할 계획이라고 26일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혔다. 추가 가격 상승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비철금속을 비축을 해둔 만큼 올해는 추가 비축을 자제하고 중소기업을 상대로 재고 방출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춘섭 청장은 “지난해 비철금속 가격이 올라가는 추세였기 때문에 예상보다 더 많이 비축했다”며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까지 재고를 많이 늘려놨고, 올해같은 경우 가격도 올라가는 만큼 방출을 많이하고 비축을 줄일 것”이라고 조달청장 사무실에서 말했다. 해당 비철금속에 대한 구매 축소 여부에 박 청장은 “구매를 약간 줄이고 방출을 늘릴 것”이라고도 답변했다.
올해 총 비축사업 전년비 100억 원 축소..비철금속 재고 안늘려
조달청은 블룸버그에 제공한 자료에서 올해 총 금속 비축사업 규모가 4200억 원이며, 이 중 비축은 2000억 원, 방출은 2200억 원 규모라고 밝혔다. 비축의 경우 지난해 2377억 원에서 축소됐고, 방출사업 규모의 경우 같은 기간 1952억 원에서 늘었다. 이같은 사업규모 조정의 원인 중 하나는 비철금속 가격의 상승이라고 조달청측은 설명했다.
실제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주요 비철금속의 가격은 2015년 말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하는 추세다. 현재 조달청의 비축대상인 금속 6종의 3개월물 롤링포워드(Rolling Forward) 가격 추이를 볼 경우 니켈을 제외한 5종이 2015년 이후 최고점에 도달한 상태다.
비철금속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체 비축량이 늘어난 만큼 올해는 방출쪽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비철금속의 구매량은 2016년 3만2889톤에서 2017년 6만1438톤으로 186% 가량 증가했다고 조달청은 전했다.
이에 대해 박 청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비축을 하지 못하다보니 금속 가격이 상승할때 수요가 많다”며 “전반적으로 비철금속은 재고가 많이 있어 방출만 하고 재고를 늘리지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달청은 2017년 말 기준으로 비철금속의 경우 수입 수요 기준 목표재고 56일분보다 많은 62.2일, 희소금속의 경우 목표인 51일보다 적은 46.9일 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생산이 많은 아연 등을 중심으로 비철금속의 재고 목표치를 올해 53일분, 2019년에는 50일 분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철금속 가격, 올해도 올라갈 것..희소금속 비축은 상황 봐서
박춘섭 청장은 올해 비철금속 가격이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가격을) 조달청이 전망하지는 않고 있고, 모니터링해서 보고있다”고 전제한 뒤 “금속거래는 세계경제동향과 연결돼있는 것이며, 경기가 회복되고 올해도 작년보다 세계 경기가 좋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입 수요 기준 재고량이 목표치에 부족한 희소금속의 비축은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고려하겠다고도 박 청장은 말했다. 재고 부족으로 애로를 겪고 있는 탄산리튬 등의 희소금속은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 청장은 “탄산리튬의 경우 구매를 계속 하게되면 국제 시세에 영향을 주고, 실제 구매가 될 가능성도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체 희귀금속의 상황을 봐가면서 (비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달청측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소재인 리튬과 코발트의 경우 가격 급등에도 공급에 차질이 있는 것이 아니며, 사용업체 역시 장기계약을 체결한 만큼 수급에는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라고도 밝혔다.
2019년까지 비축금속량 20만톤 가량으로 축소..가격 봐가며 탄력 대응
박 청장은 2019년까지 조달청의 비축금속 재고량을 수입수요 기준 50일로 축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비축자문위원회에서 재고량 목표 등을 검토하는 데, 우리 상황에서는 조금씩 줄여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결론이며 이에 따라 재고일수 자체를 줄여나가고 있다”며 “2019년까지 50일이 목표며, 이는 약 20만 톤을 조금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 시장 동향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는 방침도 같이 강조했다. 산업 수요나 기술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위기 대응을 위해 비축이 필요한 코발트 등의 광종에 대해 적정 수준의 비축 노력도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올해 원자재 가격 동향을 봐가며 중간 대응을 탄력있게 할 것”이라며 “수요가 더 늘면 당연히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춘섭 조달청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기획재정부 대변인과 예산실장을 거쳐 작년 7월 조달청장으로 취임했다.
엄재현, 이희수 기자 (송고: 2018년 1월 30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NSN P3B2P26JTSE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