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파월 긴축 재확인, OPEC 타협

(블룸버그) — 글로벌 무역전쟁 위기에 가슴을 졸였던 투자자들이 어느 정도 진정을 되찾으면서 기술주 랠리에 나스닥지수가 사상최고를 경신하며 미증시가 힘을 얻었고, 미국채 금리는 10년물이 4.2bp 오르는 등 장기물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며 베어스티프닝을 나타냈다. 유가는 증산과 관련해 산유국들간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는 소식에 불확실성이 낮아져 1% 넘게 상승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재확인했고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함께 무역보호주의의 폐해를 경고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비난 여론에 밀려 불법 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방침을 결국 철회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틀에 걸쳐 회동을 갖고 새로운 정세에서 양국의 전략·전술적 협동을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했다. 오늘 러시아를 국빈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러시아 합동 취재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이후 본격적으로 열릴 남북 경제 협력 시대에 러시아의 동참을 촉구했다.
브라질은 기준금리를 6.5%에 동결했지만 광범위한 신흥시장 매도세에 대응해 통화정책 긴축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사우디와 더불어 아르헨티나가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에 성공하면서 최근 페소화의 급락이 멈출지 주목된다. 오늘 밤 영란은행은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 연준의장 ‘중립금리보다 100bp정도 아래’…무역전쟁 비판

파월 미 연준의장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연준위원들 사이에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포르투갈 신트리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파월 의장은 현재 연방기금금리가 중립금리보다 “아마도 100bp 정도 낮다”며 실업률이 더 낮아지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가까우며 경제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대체로 균형적인 상태에서 점진적 금리 인상의 근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낮은 실업률이 1960년대 나타났던 높은 인플레이션 시대로의 회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파월은 또한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해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그는 “처음으로 투자와 고용을 늦추겠다는 얘기가 들려온다”며 무역정책 변화는 경제전망에 대해 의문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드라기 ECB 총재와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 로우 호주중앙은행 총재 역시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다. 드라기는 역사에서 무역 갈등과 보호주의에 대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며 그 결과는 “모두 매우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OPEC 타협 가능성 ↑…유가 상승

이란이 산유량 증산 합의에 대한 거부권 행사 방침에서 다소 누그러지면서 OPEC이 산유량 조절 합의를 타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몇몇 관련국 장관들과 회담 이후 OPEC 회의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말해, 타협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던 이전과 대조적인 발언을 내놨다. 알-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자신이 대화한 모든 장관들이 이제 OPEC이 경로를 변경할 시기라는 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알-팔리 장관은 다른 주요 산유국 장관들과 연쇄 회동한 후 “결국 우리의 논리가 이길 것임을 자신한다”고 비엔나에서 기자들에게 말해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의 이전 발언과 궤를 같이 했다. 산유국들이 타협안에 한발 가까워졌다는 소식에 WTI 최근월물은 1.8% 상승해 이달 7일래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ZTE 협상카드…EU 보복관세 22일부터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를 둘러싸고 트럼프 미 대통령과 미 의회가 격론을 벌였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요청에 따라 미국의 제재조치를 위반해 폐쇄 위기에 처한 ZTE를 되살리기로 결심했으나 상원은 여전히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과 북한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ZTE를 협상카드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
백악관은 중국이 미국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중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은 “글로벌 기준과 규정에 벗어난 공격적인 행동과 정책, 관행들을 통해 상당부분 이루어졌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경제 규모와 시장 왜곡 정책의 정도를 감안할 때, 중국의 경제적 침략은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OTMP)보고서는 지적했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에 맞서 오는 22일부터 28억 유로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세실리아 말스트롬 EU 통상집행위원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부당하게 EU에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어쩔 수 없이 보복조치를 취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는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나라들과의 새로운 무역협정이 ‘신속하게’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의 승리…드라기, 유로개혁안 지지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협상에서 의회의 간섭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안을 부결시켰다. 이로써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집권 보수당 내부 친EU 세력의 반란을 제압하고 기존 브렉시트 전략 궤도를 고수하는 한편 정치적 입지도 강화됐다. 다만 의회 표결차가 크지 않아 향후 더 많은 충돌이 예상된다. 영국 하원은 찬성 319표, 반대 303표로 브렉시트 법안의 수정안을 부결했다. 수정안은 브렉시트 협상에서 의회의 권한을 확대하고, 특히 산업계가 가장 두려워 하는 혼돈의 시나리오인 합의 없는 EU 이탈을 의회가 저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해 보수당 일부 의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파운드화는 반등을 시도했으나 달러 강세 분위기에 유로화와 함께 다시 밀렸다. 오늘밤 예정된 정책회의에서 영란은행은 최근 경기지표 부진과 브렉시트를 둘러싼 파열음을 감안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여 파운드에 별다른 지지를 제공하지 못할 듯 하다.
한편, 드라기 ECB 총재는 프랑스와 독일의 유로존 경제 개혁안을 지지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번주 EU 회원국들에게 2021년부터 유로존 공동예산 도입과 긴급구제자금 역할의 강화 등을 담은 개혁안을 제시했다. 드라기 총재는 그동안 통화정책만으로는 유로존 경제의 취약점을 고칠 수 없다며 정치인들에게 행동을 촉구해왔다.

가상화폐 또 해킹사고…OECD ‘韓, 통화정책 완화정도 축소해야’

지난 10일 코인레일이 해킹 공격을 당한데 이어 세계 7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약 35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탈취 사건이 발생했다. 빗썸은 유실된 암호화폐는 전부 회사 소유 분으로 충당하겠다며, 당분간 거래서비스 외 암호화폐 입출금 서비스 제공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계 1위 거래소마저 해킹 위험에 노출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올해 들어 50% 넘게 빠졌던 비트코인 가격은 어제 2%까지 낙폭을 확대해 6500달러대로 밀리기도 했다. 한편, 미국 하원 윤리위원회는 암호화폐를 “또 다른 형태의 유가증권”으로 보고 의원들에게 암호화폐 보유액이나 매매가 1000달러를 넘을 경우 내역을 공개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한편, OECD는 한국 경제가 건설투자 둔화에도 불구하고 세계교역 성장세에 따른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와 내년에 각각 3.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금리 인상을 통해 통화정책 완화정도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통화정책은 가계부채 및 자본유출 등 금융안정 리스크와 물가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결정하고 미국과 금리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변동환율제 등 유연한 환율정책은 외부충격 완충에 핵심적 역할을 하므로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은경, 이경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