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환시에서 급락했던 달러-엔 환율이 간밤 유럽 및 뉴욕장에서도 낙폭을 유지했으며, 위안화 환율은 급등했다. 일본은행이 초장기채 매입을 깜짝 축소한데 이어, 중국인민은행(PBOC)이 지난해 5월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환율 결정시 추가했던 경기대응 조정변수를 더이상 적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여파다. 갑작스런 두 중앙은행들의 연이은 조치가 경기 자신감과 인플레 상승 기대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에 베어 스티프닝 흐름이 나타났고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남북은 군사당국 회담 개최에도 합의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깜짝 위안화 기준 환율 고시 방법 변경에 위안화 투매
PBOC가 위안화 기준환율 결정시 픽싱을 제출하는 은행들에게 경기대응 조정변수(counter‑cyclical adjustment factor)를 더이상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안화 매도세가 촉발됐다. 달러-역외위안 환율이 0.6% 가량 올라 작년 9월래 최대폭 상승했으며, 올해의 낙폭을 모두 되돌렸다. 달러-역내위안 환율도 0.5% 가량 올라 작년 10월 중순래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나타냈다. 여파 속 달러-원 1개월 NDF 환율도 1070원 위를 회복했다.
관련 조치에 대한 블룸버그의 질문에 PBOC는 답변서에서 은행들이 거시경제 펀더멘털과 외환시장의 주기적 움직임, 내부 가격결정 모형 조정 절차 등에 따라 ‘경기대응 계수 (counter-cyclical co-efficient)’를 조정할지 스스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Huang Yiping PBOC 통화정책위원회 위원은 위안화 환율 결정 메커니즘에 있어서 시장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일 기준환율 고시에서 위안화 경기대응적 조정 변수의 폐지가 그 증거라며, 이 변수는 원래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비이성적 시장 변동성을 막기 위해 도입되었던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 외환시장이 상당 기간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이제 시장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환율 움직임에 있어서 변동성과 유연성 확대를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채권시장 베어 스티프닝
어제 일본은행(BOJ)이 갑작스레 초장기채 매입을 축소하며 시장 일각이 품고 있는 BOJ의 정책변화 기대를 지지한 데다, 위안화 약세 반전에 따른 중국 투자자들의 미국채 등 주요국 국채 매도 우려까지 더해져 독일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 및 미국채 금리 전반이 상승하고 커브는 스티프닝됐다. 특히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7bp 가량 올라 작년 3월래 최고치에 마감했다.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등 주요국에서 이번 주에만 600억 달러 이상의 신규 물량이 쏟아져 나올 예정인 만큼 글로벌 채권시장이 바야흐로 ‘베어-스티프닝’ 국면으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야누스 캐피탈의 빌 그로스는 미국채 움직임이 채권 시장의 약세장을 확인시켜준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 급등 vs 비트코인 조정세 지속
일본과 중국의 깜짝 시장 운용 변경 조치 여파는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간밤 미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WTI 최근월물이 3% 가량 급등해 2014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OPEC의 감산과 미 원유재고 감소에 더해 중앙은행들이 완화에서 긴축으로 돌아서려는 모습이 시장내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를 지지해 유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한편 비트코인은 조정흐름을 지속했다. 다이먼 JP모간 회장이 비트코인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그는 ‘비트코인은 사기’라고 했던 과거 발언을 후회한다며 블록체인은 진짜라고 말했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전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 트레이더는 가상화폐업계의 골드만삭스가 되겠다며,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전문으로 하는 상업은행을 출범시켰다. 그는 이 상업은행을 토론토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美·獨·英 정치 불안 여전
이번주 유로화 및 파운드화가 정치 불안 속 약세 압력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독일 메르켈 총리가 연정구성과 관련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영국 메이 총리의 내각 재편 역시 순탄치 않은 모습이다. 브렉시트 관련 잡음도 여전하다. EU 집행위는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 장관이 협상 결렬에 대비한 EU측 컨틴전시 플랜에 이의를 제기하는 모습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EU 집행위는 기업들에게 브렉시트 이후 과도기 가능성을 고려하라는 지침을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마이클 울프의 ‘화염과 분노’ 발간으로 인해 구설에 오른 가운데, 이제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사정권에 들어왔다. 보도에 따르면 뮬러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설과 관련한 수사의 일환으로 트럼프와의 면담 조사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음을 트럼프측 변호인에게 알렸다. 공식적 요청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즈는 보도했으며, 워싱턴포스트지는 트럼프 진영이 특검팀과 마주 앉아 조사를 받는 상황은 피하기 위해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남북회담 성과, 군사당국회담 개최에도 합의
남한과 북한은 어제 약 2년여 만에 성사된 고위급 회담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선수단과 대표단을 파견하고 이와 별도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향’을 표명했다. 11시간에 걸친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고위급회담 이후 양측이 채택한 공동 보도문에 따르면, 남북은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환경을 마련해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은 불편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작년 8월래 지속됐던 한-중 5년 CDS 프리미엄 역전 현상은 한반도 긴장 완화 속 8일 해소됐다.
김경진, 서은경 기자 (송고: 2018년 1월 10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P2B71B6TTDS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