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간밤 미 증시 주요지수는 미-중 무역 갈등 고조에 아시아와 유럽을 따라 하락 출발했으나, 산유국들이 일부 우려와 달리 원유 생산을 약간만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에 유가가 반등하며 에너지 업종에 매수가 몰려 낙폭을 줄였다. 신흥국 불안이 지속되면서 MSCI 신흥시장 통화 지수는 작년 12월래 저점을 재차 경신했고 MSCI 신흥시장 지수(주식)는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르면 화요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닛케이가 보도했다. 국방부는 한미가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의 모든 계획 활동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늘 장중엔 호주중앙은행(RBA)의 6월 정책회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오늘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OPEC 제한적 공급증가…서머스 ‘경기침체 대응 어려워’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번 금요일 비엔나 회동을 앞두고 기존 감산 합의에서 향후 몇개월에 걸쳐 일일 산유량을 30만~60만 배럴 가량 늘리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150만 배럴을 늘리자는 러시아의 압박과 현 수준을 유지하자는 이란의 주장 사이에서 타협안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로 보여진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나 시장 예상보다 공급 증가가 적을 것이란 판단 속에 2주 연속 하락했던 브렌트유는 3% 가까이 올라 75달러 선을 회복했다. WTI 최근월물 역시 1% 이상 올랐다.
한편,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선진국의 경기침체 대응능력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미비하다며 중앙은행들은 단순히 인플레이션이 약간 과열되는 것을 막기위해 금리를 맹목적으로 인상하는데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욕 연은총재에 취임한 윌리엄스는 미국 경제가 “훌륭한 상태”라며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 부근에 왔다고 말했다.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연준이 일드커브 플래트닝을 아예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며 올해 3차례 금리 인상을 여전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거래일 연속 하락해 2.91%대로 내려왔다.
신흥시장 비상…브라질 중앙은행 개입 한계
신흥시장이 숨돌릴 사이도 없는 하락세를 겪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 격화에 주요 통화는 타격을 입었고 주가는 작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월요일 신흥국 통화지수는 원화와 러시아 루블 주도로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신흥국 주식도 부진해 한 달래 최악의 주간 성적을 이어갔다.
브라질 중앙은행(BCB)이 통화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현재의 개입 조치를 10월 총선까지 지속할 수 없다고 BCB 이사회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FX스왑 입찰 규모를 지금처럼 유지할 경우 외환보유고를 초과하게 될 것이라고. 단 일주일여 사이에 BCB는 총 260억 달러 규모의 FX스왑을 제공했다. BCB는 여전히 외환보유고를 통한 개입 의사를 갖고 있다고 익명의 소식통은 덧붙였다. 브라질 헤알은 해당 보도 이후 오름폭을 반납하고 0.6% 약세를 보였다. 한편,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던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2% 가량 반등했다.
메르켈 정치생명 위기…美 이민정책 격돌
난민 정책을 둘러싼 독일의 위기가 중대한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치 생명이 위태롭게 됐고 이미 유럽 전역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메르켈 총리가 기독교사회당(기사당)을 이끄는 제호퍼 내무장관의 난민 강경책 최후통첩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앞두고 기독교민주당(기민당) 지도부로부터 지지를 얻어냈다. 제호퍼 장관은 독일 국경에서 이민자들을 거부하라는 명령을 내림으로써 메르켈과 대립각을 세울 전망이다.
메르켈의 연정 파트너인 기사당은 난민을 최초 등록 국가로 돌려보내도록 하는 유럽 내 협상을 타결하는데 메르켈에게 2주간의 시한을 줄 전망이다. Berenber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메르켈이 총리직을 맡은지 약 13년 만에 최악의 위기”라며 “만약 기사당이 타협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메르켈의 연정은 곧 분열될 수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미 대통령은 높아지고 있는 공화당내 철회 압박 불구하고 국경에서 불법이민자 가족의 아동을 격리하는 정책을 재차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이민자 캠프”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라 부시 전 영부인이 해당 정책을 “잔인하고 비도덕적”이라고 비난한 이후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미 행정부가 격리 조치에 관해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중국의 개방 약속은 농담’
미국의 대중 관세폭탄 강행에 중국이 맞대응하며 무역전쟁 우려가 재차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경제 개방 약속을 비웃으며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경 노선을 지지했다. 그는 월요일 미시간주 연설에서 “중국 지도자들은 지난 몇주간 개방과 세계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농담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오늘날 세계 다른 나라들을 상대로 경제적으로 가장 약탈적인 정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을 상대로 한 관세부과와 더불어 추가 투자 제한 조치까지 예고하자,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규모와 동등한 강도의 관세부과를 하겠다며 500억 달러 상당 미국산 제품에 추가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경제가 중국과의 무역 긴장을 버텨낼 힘이 있다며 중국을 압박할 좋은 시점이라고 트럼프의 무역 정책을 지지했다.
메이 총리 ‘산너머 산’…RBA 의사록
메이 영국 총리의 핵심 브렉시트 법안 추진이 잇따라 좌절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영국 상원은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협상 타결에 실패한다고 해도 유럽연합(EU)을 탈퇴함에 있어 의회의 “의미있는 투표”를 보장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지지했다. 이로 인해 현지시간 수요일 하원과의 대결이 전망되며 이는 협상 결과를 결정할 수도 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0.25% 가량 하락했다.
한편, 오늘 공개될 6월 회의 의사록에서 RBA 정책위원들은 아마도 호주의 부진한 임금 성장과 높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압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RBA나 이코노미스트들 모두 내년 하반기까지 금리가 인상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수요일 포르투갈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서은경, 이경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