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해외채 발행, 대북 긴장에도 4년래 최대

북한이 괌 공격 위협 등 최근 들어 도발 수위를 높여왔지만, 3분기 한국 기업들의 해외채 발행은 2013년래 최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경계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지만 글로벌 경제의 회복 속 한국 경제의 견실한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는 여전히 계속되는 모습이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한국 기업들의 해외채 발행은 3분기 동안 80억 달러에 달해, 작년 동기대비 22% 가량 증가했다. 북한이 지난달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이어 이달 초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일부 기관들의 해외채 발행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던 우려를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결과는 고무적이다. 산업은행이 이달 10억 달러의 달러채 발행에 성공했으며, 이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등의 달러채 발행 및 수출입은행의 싱가포르달러채 발행 등에서도 견조한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한진인터내셔널 및 기아자동차도 발행을 준비중이다.
S&P의 킴 엥 탄 상무는 이번달 14일 서울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현 시점에서 북한과 관련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조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단기적으로 한국의 국가신용도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는 없다”고 진단한 바 있다.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츠 증권 자본시장부 원준영 전무는 인터뷰에서 “최근 소화된 여러 발행들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을 둘러싼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한국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다”며 “금리 상승기조가 예상됨에 따라 그 전에 채권을 앞당겨 발행하려는 발행사들의 움직임도 이번 분기 해외채 발행이 증가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미 연준은 한국시간 21일 새벽 9월 FOMC 회의 결과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 이후 이날 미국채 등 주요국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유통물 시장에서는 대북 위험 확대에 따라 한국물의 매력이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발행시장과 차별화됐다. 블룸버그 집계기준 JP모간 한국 달러채 유통물 스프레드는 이달 8일 158 수준까지 치솟아 2014년 2월래 최고 수준을 보인바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올들어 28bp 가량 상승중으로 같은 기준 일본 제외 아시아 투자등급 채권 스프레드가 17bp 가량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미즈호증권의 채권 애널리스트 Mark Reade는 인터뷰에서, 북한 문제가 어떻게 마무리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한국물 달러채의 스프레드 확대는 “장기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이달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둘러싼 긴장 고조는 한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만약 이로 인해 특히 중국과 미국간 무역 관계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보다 광범위한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경지, 김경진 기자 (송고: 2017년 9월 22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WMF3W6K50X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