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OECD도 하향, 테일리스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통화정책 긴축 우려 속에 3거래일만에 하락했다. S&P 500 지수가 지난 2주간 약 100포인트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iCapital의 최고 투자 스트래티지스트인 Anastasia Amoroso는 “박스권에 갇혔다”며 투자자들이 시장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텔의 최고재무책임자는 경제가 약해졌다며, 자사는 물론 반도체 산업과 전세계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텔 주가는 장중 5.7% 넘게 밀렸다. 한편 크레디트스위스는 2분기 손실 경고에 이어 비용 절감을 위한 새로운 노력의 일환으로 인력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을 대비하면서 5년물 이상 미국채 장기물 금리는 이제 3%를 넘어섰다. 유럽중앙은행(ECB) 매파들은 이번주 정책회의에서 7월 50bp 인상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전망이라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진단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경우 팬데믹발 양적완화 당시 사들였던 채권을 내달부터 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모두 처분하겠다고 밝히면서 뉴질랜드 10년물 국채 금리가 11bp 가량 급등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OECD도 전망 하향

세계은행에 이어 OECD도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공급망 차질 등을 이유로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2월 제시했던 4.5%에서 3%로 하향 조정하고 2023년엔 2.8%를 예상했다. OECD 38개 회원국의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8.8%로 두 배나 높였다. OECD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비용이 더 커질 수도 있다며, 유럽에서의 러시아 공급 단절이나 높은 수준의 부채 및 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취약성 등 리스크가 다양하다고 지적했다. OECD 경제전망 보고서는 “최근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오미크론 변이의 세계적 확산과 예상보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 등 몇몇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며, “그러나 가장 심각한 단일 변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라고 진단했다.

모든 통화당국이 부양책을 축소해야 하지만 특히 유로존의 경우 물가 급등이 주로 공급 압력 때문인 만큼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통제와 팬데믹 이후 경제 반등세 유지 사이에서 세심한 균형을 필요로 한다. 특히 경기 회복이 아직 완전하지 않은 곳은 더욱 그렇다”고 주장했다. Laurence Boon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충격이 오래갈수록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2.7%, 내년 2.5%로 전망하고, 물가상승률은 올해 4.8%, 내년 3.8%로 내다봤다고 기획재정부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또한 기대인플레이션의 안정적 관리, 취약계층 재정지원, 구조개혁, 공급망 복원력·에너지안보 제고 등을 권고했다.

테일리스크…미국채 10년물 4% vs 2.25%

23조 달러 규모의 미국채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양갈래길에 서 있는 듯 보인다. 뜨거운 인플레이션으로 채권 매도세가 다시 나타날지, 아니면 반대로 경기침체 우려에 랠리가 이어져 채권 금리가 다시 역사적 저점으로 향할지 시장 참가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연준이 실물경제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날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수십년래 가장 공격적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모든 종류의 투자가 위험에 빠졌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테크주에서 신흥시장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자산에 추가적인 타격을 의미한다. 반면 JP모간의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이 경고했던 경제 “허리케인”은 미국채 10년물 금리를 2.25% 부근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고 스탠다드차타드 등이 진단했다.

LongTail Alpha의 Vineer Bhansali는 “매우 이원화된(bimodal) 세계”라며, “채권 금리가 계속 오르는 인플레이션 결과이거나 금리가 내려가는 디플레이션적 결과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덩달아 테일 리스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CFTC 자료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미국채 10년 선물에 대해 순매수 포지션을 약 2년래 최대로 가져간 반면 레버리지 펀드들은 매도 포지션에 있다.

쉴러 ‘美 침체 가능성 50%’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는 투자자와 기업, 소비자들이 경기 하강에 대해 점점 더 걱정하게 되면서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자기 충족적 예언”의 결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두려움이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2년에 걸쳐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이 “정상보다 훨씬 높은” 50% 정도라고 추정했다. 그는 전화 인터뷰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주요 변수라며, 사람들이 금리가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있으면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집을 구매하려 하면서 자칫 집값 버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100만 명 넘게 사망한 미국의 경우 여전히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어 현재 경기하강이라는 자기 충족적 예언에 빠질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인들의 심리에 노동시장 강세보다 인플레이션 상승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다. 사람들이 가게에 갈 때마다 인플레이션을 보게 되고 분노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 테크주 점프

중국 당국이 60개의 비디오게임을 승인하면서 세계 최대 모바일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정상화에 한발 다가섰다. 이틀간 8.9% 랠리를 펼쳤던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뉴욕 현지시간 수요일 장중 최대 6.4% 급등했다.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빌리빌리 ADR은 한때 8% 넘게 뛰었고, 알리바바그룹홀딩은 16%나 치솟았다. abrdn의 Adam Montanaro는 “실적과 규제 면에서 최악이 지났다”며, 이번 게임 승인은 “인터넷 경제를 향한 중국 정부의 보다 지원적인 태도”의 지속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중국 테크주를 둘러싼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70여명의 애널리스트 중 가장 먼저 중국 테크주에 매도를 외쳤던 DZ Bank AG의 Manuel Muehl은 규제당국의 태세 전환을 믿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여전히 매도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국제유가 불안

국제유가(WTI)가 장중 한때 3.2% 급등해 배럴당 123달러를 넘어 3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내 수요가 늘면서 오클라호마 쿠싱 원유와 가솔린 재고가 지난주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중국 경제가 코로나 봉쇄를 풀고 회복하고 있다는 신호도 나타났다. Suhail Al-Mazrouei UAE 에너지 장관은 유가가 아직 피크에 다가서지 않았다며, 중국의 수요 개선 전망이 원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소비 속도를 감안할 때 중국이 아직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피크에 전혀 가깝지 않다”고 지적했다. 앞서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향후 몇달 간 유가 상승 전망을 재확인했다. 한편 유가의 지속적 상승세에 브라질 헤알과 콜롬비아 페소, 말레이시아 링깃 등 그동안 유가 대비 저조했던 신흥국 통화가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