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5가지 이슈: 미국 감세, 이탈리아 강등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산층을 위한 “대규모 세금 감면”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선거결과와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을 바꿀수도 있음을 시사해 최근 환율보고서가 중국에 ‘최후통첩’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사우디가 카쇼끄지에 대해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놓은 가운데 미국은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독일은 사우디에 무기판매를 중단했고 국제사회의 진실규명 요구도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 주 롤러코스터를 탔던 미 증시는 투자자들이 기업실적과 지정학적 긴장 등에 주저하면서 금요일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로화는 EU가 이탈리아에 보다 유화적 태도를 보인 덕분에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에도 달러 대비 0.5% 상승했고, 영국이 브렉시트 합의를 위해 양보를 할 것으로 알려지며 파운드 역시 0.5% 가량 올랐다. 메이 총리에 따르면 EU탈퇴 합의는 95% 성사되었다. 캐나다 달러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둔화되면서 캐나다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에 시간을 벌었다는 판단에 반락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미국 9월 기존주택매매 지표 부진에도 카플란 연은총재가 2-3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3.19%로 1.4bp 가량 올랐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은 올해 매도세에 시달린 신흥시장(EM)에 대해 이제 저가 매수에 나설 시기라고 주장한 반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주가 급등에 증시가 지금까지 미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나 이제 상황이 곧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골드만 스트래티지스트들은 미 기술주를 둘러싼 리스크가 지나치다며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환율보고서 기준 변경하나

므누신은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에 마음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애쓰는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공식 지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미 재무부는 3가지 기준을 통해 환율조작국을 지정한다. 기본적 틀은 미 의회가 정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재무부의 권한이다. 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진 않았지만 중국의 외환 정책에 대한 비판과 개혁 요구가 이전보다 “강하게 표현되었으며, 이는 의도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회동에서 이강 중국인민은행 총재가 위안화 추가 약세는 중국의 목표가 아니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ECB 마이너스 금리 정책 2020년에 종료할 듯

유럽​​중앙은행(ECB)는 2020년 1월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하고 8개월 후부터 예금금리를 지급할 것으로 블룸버그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했다. 첫 금리인상(liftoff)은 내년 9월로 예상되며, 현재 -0.4%인 예금금리는 2020년 말까지 +0.25%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는 25일 정책위원회 회의에서 통화정책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경로 전망에 있어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이탈리아 예산 위기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을 지적했다.
ECB는 이미 이달부터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해 월간 자산 매입 규모를
150억 유로로 줄였다. ECB는 적어도 내년 여름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관료들은 공개적으로 첫 금리인상 뿐만 아니라 향후 긴축 속도에 대해 ECB의 의도를 알릴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대해 논의했다.

英, 브렉시트 양보…伊 예산안에 EU 톤다운

메이 영국 총리가 복잡한 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해결하고 브렉시트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기존 강경노선에서 한발 물러나 유럽연합(EU)의 관세체제에 남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이에 파운드가 장중 최대 0.7% 가량 올랐다. 이같은 양보는 EU와 많은 기업들이 원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메이 총리의 정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라브 영국 브렉시트 장관 역시 유연성을 시사했다.
모스코비시 EU 집행위원은 EU가 이탈리아의 경제 정책에 간섭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고, 또한 이탈리아 채권 움직임에 따른 전이 리스크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에 이탈리아와 독일 국채간 1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5년여래 최대치에서 축소됐다. 무디스가 재정건전성과 구조조정 지연 우려를 이유로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인 Baa3로 한단계 강등하고 전망은 ‘안정적’으로 바꾸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탈리아가 당장 ‘정크본드’ 수준으로 강등당할 가능성이 사라졌다며 월요일 이탈리아 주식 및 채권 가격이 랠리를 펼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美 주택시장 적색경보…카플란 ‘3번 더 인상’

미국 9월 기존주택매매가 515만 채로 2015년 11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예상치 529만 채와 8월 수정치 533만채도 크게 하회했다. 이는 6개월 연속 감소로, 2014년래 최장기 하락세다.
S&P 주택건설업종 지수는 3% 넘게 급락해 작년 2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JP모간은 모기지 금리 상승이 향후 몇달간 기존주택 매매 지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가계소득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경기주기가 성숙단계에 접어들면서 주택 거래는 계속해서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다. 댈러스 연은총재는 주택지표 둔화와 관련해 “이 시점에서 경제가 반드시 약화될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선행지표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또한 미국 소비가 강하다며, 중립수준까지 기준금리를 3번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반면 일드커브가 상당폭으로 꽤 오랫동안 역전을 보일 경우 신용 창출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사우디에 제재조치가
취해질 경우 원유시장과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쌓여만 가는 중국의 한숨

미국의 무역전쟁 위협에 더해 중국 증시의 난기류와 예상보다 빠른
경제 침체로 중국 당국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지난 목요일 상하이 종합지수가 4년래 저점으로 급락하고 트럼프가 무역전쟁 전선을 확대한 데 이어 중국 3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비 6.5%로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충격 이후 최저치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에서 패닉이 확산됨에 따라 중국인민은행을 비롯한 관련 금융 규제당국들이 앞다퉈 성명서를 내고 투자 심리의 진정을 요구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민간분야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다행히 중국 증시는 2% 넘게 반등하며 금요일 거래를 마쳤다. 일부에선 국영기금 개입설도 제기됐다. 하지만 여전히 1월 이후 세계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그동안 증발한 주가 가치는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친 액수에 육박한다. 게다가 6000억 달러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은 주가 하락시 마진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한편, 30년 이상 미국 보잉의 항공기를 독점적으로 운행해왔던 중국 샤먼항공이 미-중간 무역 긴장 고조 속에 프랑스 에어버스와 구매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서은경 기자 (송고: 2018년 10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