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 무역에 있어 “달러 약세는 좋은 일”이라고 발언한 후 현지시간 24일 달러가치가 작년 3월 이후 가장 가파르게 하락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환율 구두개입 효과는 제한적이었으며 심지어 역효과를 낼 가능성도 있다.
최근 잇따른 당국관계자들의 발언에 달러가 추가 약세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현 달러 약세 현상의 핵심은 아니다. State Street Global Markets와 UBS자산운용의 전문가들은 달러가 3년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는 주원인으로, 통화 정책에 대한 인식 변화 및 미국 외 다른 지역의 경제 성장세라고 진단했다.
State Street Global Markets의 북미 매크로 전략 부문장 Lee Ferridge는 “어쨌든 달러가 약세일 때 해당 발언이 나왔다”며 “구두개입의 요점은, 할 때마다 충격이 적어진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유로-달러 환율을 1.30달러로, 달러-엔 환율은 105엔으로 전망했다.
‘달러는 매우 안정적’
미 행정부가 바로 수습에 나섰다. 므누신 장관의 발언 이후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달러가 “매우 안정적이다”며 환율은 시장이 결정한다는 원칙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트레이더들은 미국외 다른 나라의 긍정적인 경제 성장세에 베팅했고, 이에 블룸버그 달러 인덱스는 작년 9% 가량 하락에 이어 올 들어 지금까지 3% 추가 하락하고 있다. 이러한 달러 약세는, 작년 달러 강세로 인해 미국 제조업체들의 경쟁력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던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기쁜 소식이 될 수도 있다.
24일 주식 투자자들은 정부의 무역보호주의 언급에 그닥 열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구두개입은 시장에 혼란을 가져왔고, S&P 500지수는 최근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마감했다.
UBS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 Mark Haefele은 므누신 장관의 발언에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타났다며, 미국인들은 대개 지지했지만 다른 국가들은 매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위험한 비즈니스
달러 약세를 위한 구두 개입은 므누신 장관의 통제를 크게 벗어나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미국은 중국이나 일본과 같은 무역 경쟁국들과 달리 대규모 외환보유고가 없다. 미 재무부는 2011년 이래로 외환시장에 개입한 적이 없다. 티모시 가이트너 당시 미 재무장관은 그 해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엔화 가치가 급등하자 G-7 차원에서 엔화 매도 공조 조치를 취한 바 있다.
Standish Mellon 자산운용의 매니징 디렉터 Brendan Murphy는 므누신의 압박이 없어도 달러를 매도해야 할 이유는 많다고 말한다.
그는 달러가 고평가됐다며, 다른 중앙은행들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따라잡으면서 달러가 압박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미국의 감세가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를 확대하고 달러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Lananh Nguyen 기자 (송고: 2018년 1월 25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P335PC6KLVR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