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의 최진영 채권운용1본부장은 “금리가 오르면 산다는 전략”이라며 3년 이하 구간은 지금, 그리고 국고채 10년물은 지금보다 금리가 조금 더 올라가면 매수해도 괜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모두 추가인상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인상사이클이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8월 28일 인터뷰에서 말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9월말~10월 초에 최대 4.2%~4.3% 수준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뷰 당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3.87%, 3년물 금리는 3.76%였다.
최 본부장은 “사실 한국은 환율 등을 빼고 성장과 물가만 놓고 본다면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한국의 수출이 회복되고 있다고 하지만 “굉장히 나쁜 상태”에서 “덜 나쁜 상태”로 개선되는 것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가계부채와 환율이 통화정책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미국이 동결기조를 이어간다 해도 한국만 과감하게 금리를 낮추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전폭 확대 비교
한-미 정책금리 역전폭이 확대됐던 최근 사례는 2018년이다. 당시 미국이 과감하게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동안 한국은행의 인상폭은 2회에 그치며 역전폭이 100bp 내외까지 확대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당시에는 상당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견고했고, 원화 역시 튼튼했기 때문에 한-미 통화정책 디커플링이 가능했다. 이에 반해 지금은 경상수지에 여유가 없고, 달러-원은 여전히 1300원대다. 따라서 미국이 동결기조를 이어가는데 우리만 혼자 내리기는 어렵다.
이창용 총재도 8월 금통위에서 환율에 대해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한은의 중장기 과제라고 강조했던 7월 금통위와 비교해 8월에는 우려 정도가 상당히 깊어졌다.
연준 인하사이클이 시작될 수 있는 시기로 내년 3분기 정도를 전망한다. 한국은행의 인하 시기는 그보다 이른 2분기에도 가능하다. 물론, 한국은행이 인하를 시작하기 전에 연준의 인하 시그널을 충분히 확인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의 원화채 매수
올해 외국인의 국고채 순매수가 활발하다. 그 바탕에는 한국이 ‘저금리 국가(low yielder) 중에서는 금리가 높다’고 보는 외국인의 시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겉으로는 대단히 낮아 보이고, 경상수지도 최근들어 부진하긴 했지만 꾸준히 흑자를 내왔다. 그리고 신용등급도 높다.
최근 들어오는 자금은 패시브펀드나 국부펀드, 외환보유액 등 장투 기관들이 많다. 실제로 외국인 보유채권 가운데 장기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WGBI 편입을 대비해 들어온 자금도 있을 것이다. 다만, 앞으로 편입이 확정된다고 해서 큰 재료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시장 분위기가 강세 쪽이라면 이를 부추기는 정도의 재료는 될 수 있다고 본다.
- 참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7월까지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순투자 규모는 13.9조 원으로, 지난해 전체 순투자 5.8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 기사 문의: 최환웅 기자(서울) wchoi70@bloomberg.net, 김후연 기자(서울) hkim59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