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김동영 “개인 해외투자 달러매수, 환율 지지요인”

개인들의 해외 주식투자 급증에 따른 달러 매수세가 서울 외환시장에서 꾸준히 감지되고 있다며 외환시장에 “영향력 있는 재료로 자리잡았다”고 미래에셋대우의 김동영 FX트레이딩 팀장이 진단했다.

아직까지 시장의 방향을 바꿀 만한 파급력을 갖춘 단계는 아니지만 “환율 하단을 지지하는 정도”의 역할은 하고 있다고 김동영 팀장이 최근 서면과 전화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말했다. 전체 외환시장에서 “많으면 하루에 5000만 달러에서 1억달러 정도의 달러 매수 수요로 작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규모 자체가 “투기적 비드를 몰고 나올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올들어 중개사를 경유해 체결된 달러-원 평균 일일 거래량이 약 91억 달러인 점에 비춰보면 1% 남짓한 규모에 해당한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개인과 법인 등의 외화주식 예탁 결제 처리 금액은 코로나 사태 이후 급증 추세를 보이며 1월 한달간 5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는 앞으로 개인들의 해외 투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가계의 경우 부동산 비중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고 현재 부동산 규제도 엄격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접근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절대수익 대비 해외주식 투자의 높은 세금 및 환헤지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등을 고려한 기대수익이 국내 주식 기대수익과 비슷한 레벨에 이를 때까지”는 개인의 해외 투자가 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신규 개설된 주식계좌(CMA제외) 수는 직전년도 대비 2.5배 증가했다.

한편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 등은 미국 증시 향방에 대한 국내 개인투자자의 대처에 따라 원화 약세를 제한하거나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 팀장은 개인의 달러 매수세에 따른 원화의 위상을 일괄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비중이 높아지면서 원화 환율에 하방경직성을 제공하겠으나 “환율의 트렌드를 바꿀 수 있는 정도의 사이즈는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화는 엔화와 같이 안전자산 성격으로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김 팀장은 덧붙였다. 저금리 통화인 엔화의 경우 해외 투자가 활발하고 리스크온/오프 상황에 따른 엔화의 성격을 개인투자자가 더 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는 “글로벌 펀딩 통화”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원화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 통화이므로 그런 성격을 띄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동영 팀장은 외환시장내에서 증권사의 위치가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었고 “특히 대형(증권)사 위주로 기존 시장 참여자들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발전 과제로 증권사의 신용등급이 은행 등 거래 상대방 대비 낮아 거래 라인이 타 기관대비 적은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실물경제에서 발생하는 수출입 대금 등의 환전 수요에 대한 접근성이 커진다면 글로벌 IB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견해를 보였다.

그는 연초 주식시장의 조정 및 미국 금리의 반등으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했지만, 달러는 앞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정부의 유동성 공급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실질적인 유동성 회수는 가시적이지 않다”는 점을 배경으로 들면서 “금리의 강한 상승을 동반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폭락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달러화의 하락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작년말 보여준 강한 달러 하락 트렌드에 대한 조정은 일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기사 문의: 김대도 기자, 김후연 기자  (서울)  dkim640@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