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미국 부채합의 진전, 연준의 ‘건너뛰기’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 의장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미국의 디폴트를 막기위한 초당적 합의를 위해 의회 내 투표계획을 수립 중이다. 매카시 하원 의장은 협상 실무진들이 빠르면 이번 주말 연방 부채한도에 대한 원칙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 슈머 원내대표는 다음주 미 의회의 휴회 기간에도 워싱턴DC에 복귀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동료 의원들에게 통지했다.

미국의 6월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일부 연방준비제도 당국자들이 ‘건너뛰기’ 선택지를 제안하고 있다. 다음달 금리인상을 건너뛰고 7월에 인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앞으로 수주에 걸쳐 발표될 경제지표를 보면 인상을 건너뛰는 것이 적절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발언했다.

부채한도 합의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에 S&P500 지수가 9개월래 고점으로 올랐고 나스닥 100지수가 52주 고점을 기록했다. 미국채 금리는 연준이 장기간에 걸쳐 금리를 높게 유지할 것이란 전망에 상승했다. 달러가 3일 연속 올랐고 유로-달러 환율은 최대 0.8% 밀리면서 두 달래 처음 100일 이평선을 하회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의 실적발표에서 팬데믹 중에도 굳건했던 미국의 소비자 지출이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매사추세츠 주에서의 개인정보 도용에 따른 실업보험 부정청구 여파가 이번주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 명목상으로는 2021년 이후 최대 감소를 보였다. 내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월트 디즈니 간의 갈등이 점차 격화되는 가운데 디즈니가 당초 계획했던 플로리다 주로의 직원 재배치 계획을 철회했다.

한편, 미 법무부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합병 관련 소송 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오픈AI는 챗GPT의 아이폰 앱을 현지시간 목요일 출시했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위한 서비스도 향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매카시·슈머, 부채한도 합의 가능성 밝혀

케빈 매카시 미 하원 의장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를 막기 위해 초당적 합의를 통해 앞으로 수일 안에 투표를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매카시 하원 의장은 부채한도 인상에 대해 빠르면 이번 주말에도 협상 실무진들이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으며 하원이 다음주 합의를 위한 토의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카시는 목요일 의회에서 기자들에게 “합의안이 완성될 수 있는 부분이 보인다”고 말했다. 매카시는 하원이 다음주까지 그와 대통령의 협상 담당자가 만든 타협안을 투표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견해로서는 가장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하원 통과 후 상원이 합의안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슈머 원내대표는 동료 상원의원들에게 다음주 예정된 휴회 기간 동안 투표를 위해 워싱턴DC로 복귀하라고 통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과 달리 매카시 하원 의장의 핵심 동맹인 패트릭 매켄리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은 양측이 합의 “마무리에 가깝지 않다”며 조속한 합의에 대한 기대감을 식혔다. 그는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며 협상 실무진과의 만남 직후 발언했다.

연준 내에서 나오는 ‘건너뛰기’ 선택지

연준 당국자들이 다음달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지 아니면 긴축 행로를 중단할 지에 대해 점점 더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절충안으로 ‘건너뛰기’를 제안하고 있다. 즉 다음달 금리 인상을 연기하고 7월 회의에서 다시 인상하는 것이다.

목요일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긴축 행보를 중단할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다만, 로건 총재가 제안한 옵션은 다음달에 인상조치를 건너뛰는 것이다. “앞으로 몇 주 동안 나오는 경제지표는 (금리인상을) 건너뛰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아직 거기에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을 지적했다.

한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6월 FOMC에서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아도 반드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는 화요일 저녁 한 행사에서 “멈춘다는 것은 건너뛰기나 혹은 동결이 될 수 있다”며 “우리는 모른다. 세계에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진짜 시그널이 무엇이고 노이즈가 어떤 것인지 봐야 하고 매주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마트와 타겟, 美 소비자 지출 위축으로 실적에 노란 불

팬데믹 중에도 굳건했던 미국의 소비자 지출이 점차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기업들의 실적 보고에 따르면 작년에 시작된 임의항목 지출 침체가 미국 대형 유통업체들에 새로운 타격을 주고 있다. 홈디포는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를 이유로 연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했고, 타겟과 월마트 역시 최근 매출이 2월에 가장 좋았지만 3월과 4월에 다시 약세를 보였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실적 결과는 기초적인 재화 구매를 위해 가구, 의류 및 전자제품 구매를 포기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보여준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로 인해 미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발목잡힐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리서치 업체인 NIQ의 Carman Allison은 “소비자들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소비 여력이 돌아오는데 3년이 걸릴 수도 있다. 소비자들이 한계에 도달한 만큼 향후 2~3년 동안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NIQ는 90%가량의 소비자들이 식료품 비용으로 인해 지출을 줄이고 있고, 필수품 이외의 공기청정제, 마당 잔디의 비료 등의 구매를 포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난 3월 35% 가량의 소비자들이 필수품만을 사고 있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작년 10월 대비 3%p나 증가한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美 신규 실업보험청구건수 2021년 이후 최대 감소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의 전주대비 감소폭이 2021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주로 매사추세츠 주에서의 부정청구로 인해 지난 몇 주간 통계 숫자가 부풀려진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나온 감소세다. 5월 13일 종료 주간의 청구건수는 전주대비 2만 2000건 줄어든 24만 2000건이라고 미국 노동부가 밝혔다. 계절조정 전 기준으로 보면 두 달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앞서 직전주에는 신규 실업보험청구건수 증가분의 절반 가량이 매사추세츠 주에서 이뤄졌는데 주 당국자는 이같은 증가가 부정 청구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켄터키 주 역시 상당수의 부정 청구자를 적발했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Ian Shepherdson은 “매사추세츠에서 개인정보 도용에 따른 대규모 부정청구가 적발되며 현재 헤드라인 청구건수 지표를 분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켄터키가 이미 문제를 확인하는 등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확실히 알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 플로리다 호텔 폐쇄..직원 재배치 계획도 철회

월트 디즈니와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간의 공방이 격화되는 가운데 회사측은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고급 호텔의 영업을 중단하고 캘리포니아 주 내 근무직원 2천 명을 플로리다 주로 재배치한다는 계획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디즈니 측은 재배치 계획을 밝혔던 약 2년 전과 상황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텔 폐쇄 발표나 재배치 계획 취소 결정에 있어 드샌티스 주지사와의 갈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배경에는 점차 험악해지는 양측간의 싸움이 있다. 앞서 디즈니는 공립학교에서의 젠더이슈 논의에 제한을 두는 플로리다주 법안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바 있다. 직후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디즈니 월드내 지역 공공서비스를 감독하는 위원회의 통제권을 주지사로 이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디즈니 측은 드샌티스 주지사의 움직임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밥 아이거 CEO는 당국자들이 기업과 발언의 자유에 친화적이지 않다고 비판한 바 있다.

–기사 문의: 엄재현(서울) 기자 jeom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