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광장의 권진홍 파트너 변호사는 부동산 PF 이슈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고, “지금으로서는 문제가 크게 전개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광장이 지난해 11월에 꾸린 ‘부동산 PF 리스크관리팀’의 팀장인 권 변호사는 현재는 PF대주들이 “일정한 추가 조건 하에 만기 연장에 동의해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 바탕에는 “시간이 지나면 부동산 분양시장이 안정되고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금융비용 및 공사비가 함께 올라가며 부동산 PF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시행사나 시공사 입장에서는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오히려 안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권진홍 파트너 변호사는 2001년 광장에 합류해 금융, 보험, 부동산, 자산유동화, 부실채권매각 분야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2013년부터 국민연금 대체투자심의위원회 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상황과 자문 수요
작년 말 팀을 구성할 당시에 예상했던 시나리오는 발생하지 않고있다. 금융기관들이 현재로서는 만기 연장이나 리파이낸싱에 적극적이고, 신규 부동산 투자 건에서도 신중하게 투자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우리팀 내부에서 수시로 부동산 PF 시장 동향이나 이슈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데, 문제가 크게 전개될 가능성이 지금 상황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PF 이슈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특별히 달라진 것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자문 수요 역시 예상했던 것만큼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PF 사업에 나간 자금의 만기연장, 브릿지론의 리파이낸싱 관련 자문 등이 주를 이루며, 간혹 대위 변제에 따른 부동산 시행권 확보방안 관련 자문 요청이 있다. 반면에 부동산PF 디폴트 발생에 따른 관련 참여 주체에 대한 법정관리 절차 지원이나, PF 사업 주체간의 첨예한 다툼이나 소송 관련 자문수요는 매우 적다.
금융비용과 공사비
금융비용과 공사비가 함께 올라가면서 부동산 PF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공사비가 대단히 많이 올랐는데, 시공사 이외에 공사비 증액에 따른 리스크를 많이 부담해야 하는 당사자는 시행사다.
시장이 좋을 때는 누구나 빨리 본PF에 들어가기를 원했지만, 지금은 브릿지론 단계에 머물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오히려 안도하고 있는 것이 시행사나 시공사의 현실이다. 본PF에 들어가 착공을 하게 되면 시공사는 대주에 대한 책임준공확약으로 인해 공사를 중간에 멈추기가 대단히 어렵다. 시행사로서는 늘어나는 공사비와 함께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인데, 분양이 낮은 사업장의 경우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공사비가 높고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차라리 브릿지론 상태에 계속 머물고 있다가, 금융상황이 안정되고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면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사업장들이 많다.
만기 연장
현재로서는 PF대주들이 만기연장 수수료나 금리 조정 등의 일정한 추가 조건 하에 만기 연장에 동의를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 바탕에는 시간이 지나면 부동산 분양시장이 안정되고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부동산PF 주체들이 시장에 다시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면 금리 변동성이 줄어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에 대한 안정적인 예측가능성이 있을 때 투자 자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PF 리스크관리팀 설립 배경
작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었고, 업무 과정에서도 신규 부동산 투자 프로젝트 자문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을 체감했다. 외환위기 이후 만큼은 아니라도, 2008년 금융위기 당시처럼 부동산 경기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자문 수요가 많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01년에도 외환위기와 그 여파로 정리되지 않은 부실채권이 여전히 많았고, 이를 매각하는 작업을 몇 년간 많이 했었다.
부동산 PF는 차주-대주-시공사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한다. 따라서 부동산 PF 분야, 건설부동산 분야, 기업구조조정 분야, 부실채권 정리 분야, 그리고 부동산 분쟁 관련 송무 분야까지를 아우르는 다양한 관련 분야의 핵심 파트너 변호사들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주체별로 그리고 단계별로 자문이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 참고: 태평양의 오정면 파트너 변호사도 이달초 인터뷰에서 ‘부동산 PF 만기연장은 시간을 벌어줄 뿐이며 결국 분양시장이 좋아지지 않는 한 부동산 PF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 기사 문의: 최환웅 기자 (서울) wchoi70@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