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원 연저점 위협에도 韓CDS 가격은 눈에 띄는 조정 없어
* 무역전쟁 경계감, 대북위험에 대한 대내외 인식 차 간과해선 안돼
(블룸버그) —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 시작과 함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삼성전자의 반도체 특허 침해 여부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원화 자산 강세에도 불구하고 한국물 CDS 프리미엄은 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트레이더들은 “지정학적 위험보다도 무역전쟁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원 연저점 vs 韓CDS 연고점
달러-원 환율이 1110원대로 내려 7월래 최저를 갈아치우며 연저점을 위협했지만, 한국물 CDS 프리미엄은 여전히 연초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방한이 대북위험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 속에 한국물 CDS 프리미엄도 전구간에서 하락 조짐을 나타내고 있지만, 하락 속도와 폭은 더디기만 하다.
이같은 CDS 프리미엄 흐름에 대해 미래에셋대우증권 윤석범 PI팀 부장은 “미스터리”라고 진단했다.
한국물 1년 및 2년 CDS 프리미엄(뉴욕 CMA 집계 기준)은 10월 31일 각각 55bp, 57bp 수준까지 올라 모두 2012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준 5년물 프리미엄도 9월 연고점 기록 후 상승세가 꺾이는 듯 했으나, 여전히 8월 고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제는 북한보다 무역전쟁에 주목할 때
오안다의 APAC 수석 트레이더 Stephen Innes은 지난주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하락하고, 원화자산으로의 투자자금 유입이 급격히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한국물 CDS 프리미엄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소 놀랍다”며 “무역전쟁이 다시 격해질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비둘기파적 전략으로 자국 통화 가치를 공공연하게 약세로 몰고 가는 모습 역시 무역전쟁 관점에서 주목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제는 지정학적 위험이 아니라 무역전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임을 환기시켰다.
삼성전자 CDS 프리미엄(뉴욕 CMA 집계 기준 10년물) 프리미엄은 이달 들어 3거래일 연속 하락했지만, 지난달 초 한미 FTA 재협상 및 삼성과 LG의 세탁기가 미국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미 ITC 판정 소식이 전해진 이후 반등세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여전히 한국은 위험해..원화자산 매수시 헤지
한편,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투자자들의 망설임도 여전한 모습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지난주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대북위험이 많이 잦아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로드쇼에서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투자자들이 여전히 한국 투자에 경계감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추석 연휴 이후 로드쇼에서 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 상품이 포함된 펀드를 설명할 때 “한국은 아직 위험하지 않느냐”는 망설이는 반응을 접했다며, “한국의 안과 밖에서 대북위험을 대하는 시각차가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에 있는 투자자들의 경우 한반도의 지정학 이슈에 대해 체감적으로 느리고 여전히 아직도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 듯 하다”며, 이런 투자자들의 경우 원화 자산 익스포저에 대해 비용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CDS 매수로 충분히 헤지할 만한 상황인 듯 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뉴욕증시가 레벨부담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배경에 펀더멘털 요인 외에도 변동성 매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트레이딩 요인이 작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참여자들 CDS 수준 크게 염두에 두지 않아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의 CDS 프리미엄 수준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KDB산업은행은 10월 중 한국계 해외채권 발행이 대북 리스크의 소폭 해소 등으로 규모가 증가하고 스프레드도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 정형진IB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리적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시장 지표들은 꾸준하게 유지되어 왔다”고 진단한 바 있다.
서울환시 FX 딜러들은 최근 전화통화에서 결국 달러-원 환율 방향을 따라 CDS 프리미엄도 내려올 것으로 전망하면서, 현재 달러-원 환율 거래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집계기준 JP모간 한국 달러채 유통물 스프레드는 9월 초 2014년래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줄곧 하락세에 머물며 CDS와는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김경진 기자 (송고: 11/06/2017)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YZ3RE6K50Y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