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KDB 외환주포 요양원대표로 100세인생 준비

(블룸버그) — “인생은 길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모두 겪은 KDB산업은행의 전직 달러-원 ‘주포(선임 딜러)’가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을 은행에 몸담은 뒤 이달 초 경기도 일산에서 노인요양원을 열면서 후배들에게 주는 한마디다.
아시아 외환위기 발발 이전 호시절인 1993년 KDB산업은행에 입행해 금융공학실 외환거래팀장과 싱가포르지점의 FX & Money Market 팀장을 거쳐, 2013년~2014년 당시 우리투자증권에서 외환운용팀장을 지낸 바 있는 이정하 ‘아름다운 인생 요양원’ 대표(만 49세)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 기준 한국 기대수명이 82.4세까지 늘어난 시대를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실버 사업에 뛰어 들었다고 말한다.
지난해 글로벌 12대 은행이 FX 부문 프론트 오피스 인력을 5% 축소하는 등 전세계에서 은행들이 세일즈와 트레이딩 부문 인력을 감축했고, 국내 은행권에서도 희망퇴직 등의 감원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변신은 지금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이색적인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젊었을 때는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강한 싸움꾼이었던 선배들이 퇴직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위축돼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웠다”며 후배들에게 한살이라도 젊을때 미래를 준비하라고 말한다.

Lee Jung Ha

자연스러운 과정

시장을 떠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답했다.
일반 관리직이나 세일즈가 아닌 트레이더는 항상 성과에 따른 책임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또 점차 나이를 먹으며 조직 내에서 승진하거나 한정된 보직을 유지하기가 어려운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시간 차가 있을 뿐 누구나 겪게 되는 일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고, 먼저 준비하는 자세로 앞날을 고민해 선택한 결과가 실버산업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퇴직 이듬해인 2015년 실버 비즈니스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이달 1일자로 입소정원 90명 정도의 사립요양원을 열었다. 요양원 운영이 안정권에 접어들면 실버 비즈니스 관련 용품 등을 생산하는 제조업에 진출하는 방향으로 장기적인 청사진을 갖고 있다.

후배들에게

그는 업계 후배들에게,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미래에 무엇을 어떻게 할지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퇴직 후 활동할 분야에 필요한 자격이나 기술 등을 준비해야 하고 또 현직에 있을 때 열심히 투자하거나 저축해서 자금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그는 고리타분할 수 있지만 “젊었을 때 외제차 사고 값비싼 여가생활을 보내면서 소비성향을 높이지 말고 미래를 위한 적절한 투자와 꾸준히 저축하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퇴직 후 전업 트레이더로의 변신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키는 옵션 등의 파생상품 트레이딩에 대해서는 “9번 성공해도 단 한번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부득이 개인 트레이딩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본인의 주업을 유지하면서 본인 자산의 일부에 국한해 투자할 것을 권했다.

최환웅、박정연 기자 (송고: 09/23/2016)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DXG1U6JIJV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