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파월의 물가안정 의지, 불안한 유로존 물가

어제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진행된 유럽중앙은행 연례 포럼에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을 비롯한 여러 정책당국자들의 발언이 쏟아졌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력한 상태”에 있으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지만, 지난 수개월간 어려움 역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저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고인플레이션 환경으로 전환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다른 연준 위원들과 ECB의 매파 위원들 역시 신트라에서 목소리를 키웠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 억제를 위한 단호한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CB 정책위원인 Pierre Wunsch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 역시 유로존의 물가 상승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존 국가들의 물가는 여전히 불안하다. 어제 발표된 스페인과 독일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독일은 전년동월대비 8.2%로, 전월의 8.7%는 물론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스페인은 10%를 나타내, 블룸버그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15명의 예상을 모두 웃돌았다.

ECB는 역내 채권시장의 1차 방어선 조치인 팬데믹 긴급 채권매입 프로그램(PEPP)의 유연한 재투자에 대해 상한이나 목표를 두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법원이 가상자산 헤지펀드 쓰리 애로우즈 캐피탈에 대해 사업 청산을 명령했다. 60여년간 월가에서 생활해온 베테랑이 S&P 500 지수가 3100까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최근 미국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들을 상대로 한 서베이를 보면 응답자들은 올해 경제에 대해 점점 더 낙심하고 있으며, 이들의 낙관심리지표는 거의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제조업의 7월 업황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83, 비제조업의 업황전망 BSI가 81로, 두 지표 모두 전월에 비해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파월의 리세션 회피 자신감 속 어려운 임무 토로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강력한 상태”에 있으며 연준이 견조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이러한 임무를 시행하는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29일 유럽중앙은행이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주최한 연례 정책포럼에서 파월 의장은 “저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고인플레이션 환경으로 전환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빠른 물가 상승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성장이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길 희망한다”면서 가계와 기업의 재무상태 역시 견조한 모습이며 “미국 경제 전체는 보다 타이트한 통화정책을 견딜 태세가 잘 갖춰져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며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경로가 있다고 믿고 있다”고 말해 이번달 했던 발언을 재차 반복했다. 진짜 위험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고 인플레이션 기대가 제어불능이 되는 것이라며 현재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통제불능이 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연준 금리 인상 기대 반영에 대해서는 “우리의 목적지와 상당히 일치하고 있다”고 말해 FOMC가 이달초 발표한 예측과 일정부분 부합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신트라에서 울려퍼진 연준과 ECB의 매파 목소리

ECB의 연례 정책 포럼에서 미 연준과 ECB의 매파 위원들이 통화정책 긴축 필요성을 역설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신트라 포럼에서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의 상승에 안주하지 않고 물가 상승 압력 억제를 위해 ‘단호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발언했다. 메스터 총재는 연준의 연구 결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실제 그렇지 않은데도 기대가 고착화되어 있다고 인식하게 된다면, 그 반대의 결과보다 정책결정권자들이 치뤄야 할 비용이 더욱 커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실험 결과와 더불어 높아진 인플레이션이 인플레 기대를 움직이게 만든다는 몇가지 연구 결과를 볼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에 정책결정권자들이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CB에서 매파로 평가받는 Pierre Wunsch 벨기에 중앙은행 총재 역시 신트라 포럼에서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가계 보호를 위한 정부지출 증가로 이어질 경우 ECB 역시 기준금리를 원하는 수준보다 더욱 높여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유로존의 물가 상승에 대해서도 “명확하고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며 “물론 일부 점진적일 수 있겠지만, 우리의 점진적 명시의 의미는 25bp 이상의 금리 인상에 대해서도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라고도 발언했다.

ECB, 채권 ‘1차 방어선’ 조치에 목표나 상한 없을 것

ECB는 유로권 국채 시장의 단편화를 막는 제1단계 조치로,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팬데믹 긴급 채권매입 프로그램(PEPP)의 재투자시 목표나 상한 임계치를 설정하지 않고 유연한 운용의 여지를 둘 방침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이 전했다. ECB 당국자들은 지역내 시장운영부서들이 시장불안 방지를 위한 초기 계획으로 채권을 매입할때 현 시점에는 채권 구입에 대한 엄밀한 규칙은 마련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전해졌다. PEPP의 재투자조치는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에서 점차 상승하는 가운데 정부채의 부적절한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한 즉각적 조치다.

다만, 논의과정에서 재투자분의 사용을 규정하는 틀이 변동될 수 있다고 관계자들이 말했다. 한편 제1단계 방어책에는 채권 구입을 선제적으로 앞당기는 것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른 관계자가 말했다. 또 취약 국가의 채권 매입은 ECB의 보유채권이 만기를 맞아 자금 이용이 가능해진 이후에 이뤄질 방침으로 알려졌다. ECB 대변인은 재투자 조치가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60년 경력 월가 베테랑, S&P 500 3100까지 조정 전망

S&P 500 지수가 35%가량 하락한다 해도 정상적인 조정으로 봐야 한다는 월가에서 60여년간 살아남은 베테랑의 견해가 나왔다. 휴스턴에 기반을 둔 투자회사 Sanders Morris Harris의 George Ball회장은 S&P500 지수가 1월 사상 최고를 기록한 4796에서 3100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한 급락이 불편하겠지만, 부분적으로는 팬데믹 저점이후 시장이 엄청난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자신의 전망이 너무 어두운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끔찍한 손실이 누적되는 것이 아니라 이익이 침식되는 것이다. 3100으로 하락하는 것은 경기 부양책과 심리적인 요인에 따른 추가 상승분을 제거하는 매우 정상적인 사이클 차원의 조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40년 만에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S&P 500 지수는 올해 20%이상 하락했다. Ball 회장은 “연준이 정치적으로 인기를 얻는 것 보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며, 나와 다른 사람들이 한달 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확고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진단했다.

가상자산 헤지펀드 쓰리 애로우즈, 청산 명령받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 법원이 경영 어려움에 빠진 가상자산 헤지펀드 쓰리 애로우즈 캐피탈에 사업 청산을 명령했다. 법원은 27일 쓰리 애로우즈의 청산을 처리하는 ‘준비’를 진행하는 차원에서 컨설팅 및 자문 기업인 Teneo의 파트너 2명을 임명했다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가 전했다. Teneo는 쓰리 애로우즈의 남은 가상자산 토큰이나 주식 지분 등 보유분 매각을 위해 매수 희망자들과의 논의를 주관할 방침이다. 또한 채권자들의 소재 확인 등을 위해 웹사이트도 개설될 예정이다. 2012년 전 크레디트 스위스 트레이더들인 Zhu Su와 Kyle Davies가 설립한 쓰리 애로우즈는 비트코인에서 부터 루나 토큰에 이르기 까지 가상자산에 투자해왔고, 블록체인 분석 회사인 Nansen의 추산에 따르면 한때 운용자산규모가 지난 3월 기준 1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지난 4월에는 Zhu가 회사의 본사를 두바이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쓰리 애로우즈의 청산을 두고 가상자산 데이터와 연구 플랫폼인 Messari의 공동 창립자 Ryan Selkis는 업계의 정책 노력과 워싱턴 DC와의 진행중인 논의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 분야의 중앙집중적 기관 리더 다수는 위험관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고객 자금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말했다.

— 기사 관련 문의: 엄재현(서울) jeom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