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 소비자 지출 감소, OPEC+의 증산 합의

미국의 5월 소비자 지출이 올해 들어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미국 경제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 보다도 약한 기반에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로 사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5월중 전년동월대비 6.3% 상승한 것으로 발표돼 여전히 40년래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 주택시장 역시 둔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택 매물 증가폭이 전년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OPEC+가 8월 원유 증산 계획에 최종 합의했지만, 다음 행보에 대해서는 논의를 미뤘다. 국제유가는 OPEC+의 결정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번달 사우디 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순방결과에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컴퓨터와 휴대전화 판매가 부진한데 따라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6-8월 분기 매출 전망치를 내놨다. 마이크론이 내놓은 전망에서 매출과 주당 이익은 모두 블룸버그가 수집한 애널리스트 전망치보다도 크게 낮은 수준을 보였다. 외환보유고 소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스리랑카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전년비 50%를 넘어서며 하이퍼 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했다.

한편, 애플이 일본내 아이폰, 아이패드 판매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닛케이가 이번 가격 인상이 급격한 엔화 약세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도쿄에서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용 예비전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며 블랙아웃 우려 역시 점증하고 있다. 중국의 부진한 주택판매는 6월중 지방정부의 지원책 강화에 힘입어 올들어 처음 완화 조짐을 보였다. 부동산 개발 상위 100개사의 6월 신축주택판매액은 전년동월대비 43% 감소했지만 전월대비 61.2% 증가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소비자 지출 부진에 침체 우려 심화

미국의 5월 소비자 지출이 올해 들어 처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경제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약한 기반에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상품 및 소비 지출은 가격변동을 감안할 때 4월의 하향 조정된 0.3% 상승이후 5월에 0.4% 감소했다고 상무부가 목요일 밝혔다.

한편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로 사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5월중 전월대비 0.6% 상승했으며 전년동월대비로는 6.3% 상승했다. 가격 등락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4월보다 0.3% 상승해 예상치를 하회했고, 작년 5월보다 4.7% 상승해 작년 11월 이후 가장 적은 상승을 보였다. 웰스 파고의 이코노미스트 Tim Quinlan과 Shannon Seery는 이날 발표된 “월별 지출 수치에 대한 세부 정보는 올해 첫 5개월 동안 지출에 대한 모습이 훨씬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2분기의 성장세가 이틀 전 발표된 지표에 나타난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표 발표후 보고서에서 평가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판단이 잘못됐고, 미국 경제가 공격적인 긴축조치로 인해 좌초될 것이란 우려가 더욱 심화되며 지난밤 S&P 500 지수 등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하락했다.

美 주택 매물 증가..공급부족 시장에 전환점 오나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었던 재고 부족 해소에 주택 매출 증가가 한 몫하고 있다. 물건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구매자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현재 매물로 나와있는 주택 건수는 6월에 전년동월대비 18.7% 가량 급증해 연간 증가세가 2017년 집계 시작이후 최고를 보였다고 Realtor.com이 목요일 보고서에서 분석했다. 새로운 판매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속도는 팬데믹 하에서 주택시장 활황이 시작되기 이전보다 빨라지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인플레이션 억제를 목표로 하는 미국 금융당국은 주택시장의 과열도 억제하는 모습이다. 모기지 비용의 급증으로 주택 구입이 더욱 어렵게 되어 잠재적인 구입 희망자들이 시장에서 밀려나가고 있다. 이는 부동산이 빨리 팔리지 않고 계속 증가하면서 신규 부동산과도 경쟁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구매자들에는 재고 증가는 좋은 소식이지만 저렴한 물건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 여러 시장에서 계속되고 있다. Realtor.com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Danielle Hale은 “재고 증가로 인해 과열된 경쟁은 어느 정도 진정될 것이라고 당사에서는 보고 있지만, 일반적인 구매자에게는 주택이 빨리 팔리고 제시된 가격이 과거 최고수준에 있는 상황이라 대폭적인 부담 경감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OPEC, 8월 증산 합의..다음 행보는 여전히 미정

석유수출국기구와 비가입 주요 산유국들로 구성된 OPEC+는 8월 증산을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삭감한 공급분을 완전히 회복시키는데 합의했다. 하지만 다음 행보에 관한 협의는 다음으로 미뤘다. 발표문에 따르면 사우디 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산유국 23개국의 합의체는 8월 생산량을 일 64.8만 배럴 증산하기로 했다.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수요 감소로 2년여전 생산을 일 970만 배럴 줄인 뒤 단계적으로 회복시켜 왔는데 이것으로 완전히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셈이다.

다만 사우디 아라비아와 걸프만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계획대로 생산을 더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이같은 결정은 상징적인 의미가 큰 상황이다. 지난 몇 개월동안 OPEC+의 공급량은 공언한 계획을 크게 밑돌았고 원유 시장 안정에도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번 결정은 대체로 시장의 예상수준으로, 유가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런던시간 6월 30일 오후 1시 34분 기준 북해산 브렌트유는 0.5% 하락한 배럴당 115.69달러에 거래됐다. 트레이더들은 이제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가 잉여 생산력을 얼마나 활용할 것인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월로 예정한 사우디 방문이 이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발표문에 따르면 OPEC+는 다음회의를 8월 3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스리랑카, 달러 위기 속 하이퍼 인플레이션 국면 진입

스리랑카의 소비자 물가가 6월에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헤드라인 지표는 이미 하이퍼 인플레이션 수준에 도달했다. 외환보유고 고갈 속에 식료품부터 연료에 이르기까지 필수품이 지속적으로 부족한 수준이다. 목요일 발표된 공식 데이터에 다르면 수도 콜롬보의 6월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54.6% 상승해 블룸버그 설문에 참여한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한 중간값인 43.7%를 상회했다. 이는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이 초인플레이션이라고 정의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50%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이날 나온 물가지표는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7월 7일 기준금리 결정회의를 열기 전 마지막으로 나온 지표다. 통화 당국은 5월에 차입비용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정책입안자들은 급등하는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통화긴축을 재개해야 할 수도 있다. 지표 발표후 스리랑카 대표 주가지수는 0.3% 하락한 반면 스리랑카 루피는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공식적인 데이터는 이제야 따라잡기 시작했지만 초인플레이션과 같은 것에 따른 영향은 이미 관측되고 있을 것이다”라고 콜롬보 소재 Asia Securities의 리서치 헤드 Kavinda Perera가 말했다. 그는 에너지 가격과 같은 공급망 문제에 대한 통화정책 측면에서의 해결책은 없다면서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등으로 물가는 더 오를 여지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우을한 전망, 테크 제품 지출 하락세 시사

미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6월-8월 분기에 대해 우울한 매출 전망치를 내놨다. 소비자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목요일 발표문에 따르면 회계연도 4분기에 해당하는 매출이 약 72억 달러로 전망됐다. 이는 블룸버그가 수집한 애널리스트 전망치 평균인 91.4억 달러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일부 항목을 제외한 주당 이익은 약 1.63달러로 전망했는데 이 또한 애널리스트의 전망 평균치인 2.57달러를 훨씬 밑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전망은 마이크론의 반도체 제품에 있어 중요한 시장인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매출 둔화를 반영한 것이다. 주요국의 경제가 경기침체를 향하고 있다는 우려가 퍼지는 가운데 소비자와 기업은 지출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일본 Kioxia와 경쟁하는 관계다. 반도체 시장은 역사적으로도 위험하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부문이다. 해당 기업들이 판매하는 제품 대부분이 대체 가능한 상품인데, 이는 급격한 가격변화와 더불어 경우에 따라 제조원가보다도 낮은 수준에 판매되는 경우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 기사 문의: 엄재현(서울) jeom2@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