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환율개입 혼선, 연준 기대와 실망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정책은 무역전쟁만큼이나 혼란스러워 보인다. 커들로 백악관 고문이 시장 개입을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힌지 몇시간 만에 트럼프는 달러에 대해 “어떤 것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혀 참모진과의 정책 혼선을 또한번 드러냈다. 커들로 발언에 금요일 달러(BBDXY)는 1개월래 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번주 라이트하이저 등 미 대표단이 중국서 무역협상을 벌일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는 중국이 내년 대선 이후까지 합의를 지연시키려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주 연준이 25bp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지속적인 완화 기조를 시사한다 하더라도 시장 달래기에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고 도이치은행이 경고했다. 추가 금리 인하가 지표 의존적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을 경우 시장에서 매파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연준이 실망을 안겨줄 리스크가 상당하며, 그럴 경우 미국채 2년과 5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플래트닝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증시는 알파벳과 트위터의 실적 강세에 기술주가 랠리를 펼치며 S&P 500과 나스닥 지수가 재차 신기록을 경신했다. 무역휴전 중인 미국과 중국은 이번주 화요일부터 이틀 동안 상하이에서 대면 협상을 한다.

백악관 환율 개입?

커들로는 금요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 행정부가 최근 내부 회의에서 환율 개입을 배제했다며, 트럼프가 달러 약세를 원한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또한 트럼프가 단기적 무역 우위를 얻기 위해 자국 통화를 인위로 평가절하하려는 국가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달러를 끌어내릴 문제는 아니라고 못박았다. 앞서 므누신 재무장관 역시 강달러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좋다며, 가까운 미래에 약달러 정책을 지지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바 있다. 문제는 트럼프가 전적으로 이에 동의하는지 또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월가에선 의심의 시선을 버리지 못하고 있으며, 트럼프 역시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가 달러 약세를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화요일 장관급 회의를 소집했으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백악관 회의에서 달러 평가절하 방안을 제안했으나 트럼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보도 등이 전해졌다. 트럼프는 재차 연준에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트럼프, 또 中 공격…애플 관세면제 거부

트럼프는 중국이 민주당의 승리를 바라며 양국간 무역합의를 2020년 미 대선 이후로 미루려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승리를 자신하며 결국 중국이 딜에 서명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며 그 특혜를 누리지 못하도록 WTO에게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중국은 자국이 여전히 개도국으로 유연성과 정책 여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의 개도국 지위를 바꾸기 위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단지 대중관세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전략인지 확실치 않다. 한편 트럼프는 중국에서 제조한 일부 컴퓨터 부품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거부하고 대신 미국에서 제조하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관련 생산라인을 텍사스에서 중국으로 재배치하기로 결정한 후 트럼프 행정부에 맥프로 고사양 데스크톱 컴퓨터의 주요 부품을 25% 수입관세에서 면제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美 성장률 2.1%로 둔화

미국 2분기 경제성장률이 소비 덕분에 예상보다 적게 둔화됐지만, 기업 투자와 수출 부진은 연준의 금리 인하를 부추길 수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연율 2.1%로 예상치 1.8%를 상회했다. 1분기 성장률은 3.1%였다. 미국 경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은 4.3% 증가했고, 정부 지출은 5% 늘어 10년래 가장 크게 기여했다. 비주거용 투자는 -0.6%로 2015년 이후 첫 감소를 기록했고, 주택투자는 6분기 연속 하락했다. 미국 경제는 견조한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중국과의 무역 전쟁이 성장을 짓누르고 글로벌 비즈니스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Moody’s Analytics는 제조업과 기업 투자 등이 취약하지만 소비가 매우 좋다며, 미국 경제가 더 악화되지 않고 현재의 소프트패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는 연준이 목을 조르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가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금리 인하

러시아 중앙은행이 올해 들어 두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인플레이션과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영향이다. 금요일 성명서에 따르면 기준금리는 7.50%에서 7.25%로 조정했다. 블룸버그 설문조사에서 40명의 이코노미스트 단 한 명만이 동결을 전망했으며 나머지 모두 25bp 인하를 내다봤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6%-7%의 목표를 가리키면서 “기본 시나리오 전망대로 상황이 전개될 경우 향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낮추고 2020년 상반기에 중립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추가 인하가 이르면 9월에 가능해보이지만, 가이던스가 명확하지 않다며 10월까지 쉬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터키 대통령 ‘금리 더 내려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중앙은행이 적어도 17년만에 최대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지 단 하루만에 추가 완화를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금리 인하가 필요했다며, “이번 인하만으로 충분치 않다. 연말까지 인하가 점진적으로 지속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Murat Uysal은 중앙은행 총재 자리에 앉은지 3주도 채 안되어 지난 목요일 기준금리를 19.75%로 425bp 깜짝 인하했다. 에르도안은 높은 이자율이 경제에 “가장 큰 장애물”이라며, 인플레이션이 곧 한자리수로 안정되고 금리 인하 덕분에 경제가 잠재성장률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예상보다 큰 규모의 완화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가 촉발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터키 역내 채권과 스왑 시장이 랠리를 펼쳤다. 에르도안은 금리 인하 후 시장이 정상적으로 반응한 점에 주목하며, “일본과 이스라엘, 미국을 봐라. 우리처럼 금리가 높지 않다. 우리는 차근차근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문의: 서은경 (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