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이성희 JP모간 체이스은행 서울 지점장은 중국 정부의 위안화 방어를 위한 대규모 개입으로 역내외 위안화 유동성 부족 상황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는 원화의 위안화 프록시 통화로서의 기능이 다시 부각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하반기 원화에 대한 가장 큰 도전으로 위안화 절하 등 중국 리스크를 꼽았다.
그는 “원화가 위안화와 동반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하반기 역내외 위안화의 유동성 부족 상황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원화에 대한 위안화 프록시 매도는 다시 활발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에 있어 미국의 금리 인상여부가 심리적이고 일부 간접적인 요인이라면 중국 리스크는 직접적인 위험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브렉시트는 유로존의 정치적 이슈이기 때문에 한국 펀더멘탈에 당장은 큰 영향이 없는 “일회성 이벤트”로 본다고 밝혔다. 장기적 관점에서 유로의 위험이 확대되면 세계금융시장의 대혼란을 피할 수 없다는 부정적 측면이 있지만, 위기 이후에는 건전한 신흥국 일부 통화들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대내적으로 가계부채문제를 걱정하는 의견이 있지만, 가계부채는 언젠가 터지더라도 당장 1~2년 안에 터질 문제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 내 유동성 랠리가 각국의 경제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은 ‘‘사이클의 중간쯤’’ 왔다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지 않기 위해 시도한 한국의 여러 선제적 정책들이 도리어 일본의 전철을 따라가고 있는 느낌이라고 그는 우려했다.
기준금리가 1% 수준으로 하락하면 시장에서는 금리를 계속 밀고 내려갈 것이고, 기준금리가 인상될 상방위험이 없다보니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쪽에서 유동성 랠리를 계속 주도해 갈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외국인들은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한국 포트폴리오에 헤지를 작년부터 많이 했다고 보는데, 이 헤지 포지션이 정리되기 시작하면 달러-원 환율에 대한 하락압력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다만 대내외적으로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 이들 헤지 자금들은 계속 롤오버 되고, 이에 스왑시장이 지지되는 상황이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은 ‘‘2008년 금융위기 전후 수출업체의 대규모 선물환 매도 때와는 정반대다. NDF를 매도하고 현물을 사다 보니 외은지점들을 포함한 국내 은행들은 달러 현물환이 넘치는 상황이다”고 그는 설명했다.
물론 원자재 가격 불안, G-2 위험, 브렉시트 위험 등 중장기적으로 원화에 대해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선물환 포지션 한도 상향에 대한 시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 은행이 한국 국채를 받아서 담보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CRS 거래는 활성화 될 수 없다. 한국 국채가 상대적으로 크레딧은 좋지만 바젤 III에서 LCR 관련 고 유동성 자산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향후 국내 금융기관에게도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채담보부 외화조달 방식으로 외화를 차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그는 금융위에서 문제 해결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빠른 시일 내에 해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규제 완화와 관련해 자신감 있게 원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물론 일장일단이 있어 정책적 시기 판단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가 현 수준에 머문다면 향후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원화는 어중간한 통화로 남을 수 있다.”
외환시장 규모가 커져 원화가 국제화 된다고 해도 악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며 이미 NDF 거래에서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태환성이 없을 뿐 거래 측면에서는 이미 오픈이 된 상황이라며, 경제규모 측면에서 언젠가 넘어야 할 산이라고 주장했다.
김경진 기자 (송고: 07/22/2016)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AOY8D6TTDS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