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美-이란..캐나다 무역戰 가세

(블룸버그) — 글로벌 무역전쟁이 확산될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유가가 급등하며 에너지 업종의 랠리에 힘입어 미 증시는 간밤 반등에 성공했다. S&P500 지수는 50일 이평선을 회복했고 월요일 2% 넘게 빠졌던 나스닥 지수 역시 0.4% 올랐다.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는 소식에 WTI 최근월물은 4% 가까이 올라 70달러대로 급등했다.
신흥시장 주식과 통화는 깊어지는 무역전쟁 시름에 약세를 이어갔다. 필립 레인 ECB 정책위원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에 유로화는 0.5% 가량 약세를 보였고, 파운드 역시 영란은행 신임 금통위원 내정자가 성급한 금리 인상의 위험을 경고하면서 약 0.4% 약세로 마감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대북제재 공조에 더이상 협조하지 않을수도 있다고 경계하면서 거듭 통상압박에 나섰다. 남북은 26일 경의선과 동해선 등 북한 철도망 연결과 현대화를 위해 현지 공동조사를 벌이기로 합의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 ‘11월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 전면 중단해야’…유가 급등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을 압박해 사우디의 증산 효과가 무색해지면서 유가가 한 달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공급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WTI 최근월물은 뉴욕시장에서 한때 4% 넘게 급등했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7월 기록적인 규모의 원유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유가는 장 초반 잠시 밀리기도 했지만 잇다른 공급 관련 악재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미국은 동맹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을 11월까지 제로 수준으로 축소할 것을 압박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석유협회(API) 집계 기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923만 배럴 줄어 2016년 9월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에서는 리비아의 한 반군 지도자가 리비아내 최대 원유 수출기지 일부의 통제권을 국영기업이 아닌 경쟁사에 넘기면서 불확실성이 한층 가중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캐나다의 오일샌드 업그레이더 시설이 한 달간 중단될 가능성마저 제기되었다.
U.S. Bank Wealth Management의 선임 투자 스트래티지스트 Rob Haworth는 “사우디의 증산에도 불구하고 캐나다든 리비아든 기타 지역의 생산 중단에 대한 우려가 많아 유가를 밀어 올릴 것”이라며 “시장이 유가에 대해 여전히 강세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에 캐나다도 가세 

미-중간 무역전쟁이 유럽과 캐나다 등 다른 나라로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 정부가 미국의 관세를 피해 캐나다로 몰려들 가능성이 있는 전세계 철강회사들로부터의 철강 수입을 막기 위한 조치를 준비 중에 있다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캐나다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캐나다 철강회사인 Stelco Holdings의 주가는 한때 2.5% 급등했다. 해당 조치는 중국을 포함한 특정 국가들을 겨냥한 쿼터제와 관세의 조합이라고 익명 소식통은 전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검토하고 있는 “세이프가드” 조치와 유사하다.
또한 캐나다는 7월 1일부터 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소식통은 캐나다의 추가 조치가 덤핑을 막기 위해 특정 철강 수입품에 대해 새로운 쿼터를 제시하고 쿼터 초과 수입분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다. 캐나다 정부가 아직 최종 계획을 마무리 하지는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주 발표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당국자들은 해당 사안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는 EU 등의 미국산 제품 관세조치에 대해 법적 이론이나 타당한 근거가 없다며, 미국은 자국의 이익 보호를 위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중 무역전쟁 강경노선에서 한발 물러나나

트럼프는 미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투자 제한과 관련해 므누신 재무장관의 보다 유화적인 접근방식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아마도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위원회를 통해 외국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 시도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를 결정하도록 위임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내 의견은 아직 엇갈린 상태다.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정책국장을 비롯한 강경파는 아예 경제 긴급조치를 발동해 그동안 유명무실했던 1977년 국제긴급경제권한법으로 대처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는 화요일 백악관 회의에서 투자 제한 조치가 중국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모든 지방정부와 부처에 전면전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SGH Macro가 전했다.
한편,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기업들이 무역전쟁으로 인해 당분간 공격적 투자를 중단할 위험이 있다며 경제 전체에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 FOMC 투표권이 있는 보스틱은 여전히 올해 3차례 금리인상을 지지하지만 최근의 불안이 지속될 경우 4차례 인상 가능성은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글로벌 무역전쟁의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좌절감을 느낀다”고 심정을 밝혔다.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무역 관세의 경우 기업이 그 비용을 소비자에 전가하거나 이윤을 포기해야 한다며, 경제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또한 일드커브의 단기구간은 연준의 정책을 반영하는 반면 장기 구간은 미국 자산에 대한 수요와 부진한 경제 성장 전망에 반응하고 있다며, 일드커브 움직임이 경기침체 시그널이 되어왔다는 과거 경험을 비춰볼 때 이번엔 다르다고 말할 수 없어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역전쟁에 신흥시장 고통…EM 전망 줄줄이 하향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신흥시장(EM)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EM 통화에 대한 비중확대 포지션을 낮추고 보다 ‘방어적’ 스탠스를 권고했고, 씨티그룹은 EM으로의 투자 자금 유입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모간스탠리 역시 아시아 EM 주식 목표치를 낮췄고, ING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리스크를 반영해 원화를 비롯해 아시아 통화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반면 핌코는 달러가 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낮다며 미달러와 유로 대비 일부 EM 통화에 대한 익스포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1월 고점 대비 20% 빠지며 약세장에 진입했지만 Bocom International Holdings의 Hao Hong은 “투자자들이 위험 회피를 위해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며 여전히 매도 압력이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China Vision Capital 역시 “주요 지지선이 계속 뚫리는 전형적 약세장”이라며 상하이 종합지수가 적어도 추가 10%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8조 달러 규모의 MSCI EM 주식지수는 10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리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24개 EM 통화 중 18개가 약세를 기록했다. 트레이더들은 글로벌 무역전쟁 외에도 미연준의 긴축 가속화 가능성과 유가 상승 등이 EM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모간스탠리의 Jonathan Garner는 “위험한 시장”이라며 “확실한 약세장을 향해가고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미 소비자신뢰 둔화…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견조

미국인들이 경제 성장과 소득 증가에 덜 낙관하게 되면서 6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둔화된 것으로 현지시간 화요일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자료에 나왔다. 6월 소비자기대지수는 126.4로 예상치(128)를 하회했고 5월 128.8 대비 하락했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인들이 일자리 증가와 감세 속에 현재 경제 상태에 대해 긍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확신은 줄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6개월내에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응답자 비중은 18.8%로 2017년 4월 이후 가장 적은 비중이다. 그 결과 자동차 및 주요 가전 구매 계획은 미뤄졌다. 여전히 미진한 임금증가세와 함께 연료가격 상승, 인플레이션 상승을 위협하고 주식시장에 이미 큰 변동성을 촉발한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에 따른 여파를 소비자들이 이미 느끼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달 초 미시간대의 소비자신뢰지수도 경기 기대에 관한 비슷한 결과를 나타냈다.
컨퍼런스보드의 Lynn Franco 이사는 “전망치가 역사적 기준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에 유지되고 있지만 낙관적 전망의 완만한 둔화는 소비자들이 향후 수개월 내에 경제가 큰 모멘텀을 얻을 것으로는 전망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4월 미국 20개 도시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전월보다 소폭 둔화됐음에도 견고하게 상승을 이어가면서 재고 부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화요일 발표된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자료에 나왔다. 이번 보고서는 2014년 말 이후 부동산 가격의 꾸준한 상승세가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도시들 가운데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가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왔다. 견조한 노동시장 및 가계의 재정상태가 개선되는 가운데 견조한 수요가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S&P 지수 위원회의 David Blitzer는 “우호적인 경제상황과 완만한 모기지 금리 모두 최근 주택시장의 상승세를 뒷받침했다”며 “가격 상승의 한 요인은 지속적인 매물 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서은경, 이경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