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꼭 알아야 할 5가지: 트럼프 진화실패, 불플래트닝

(블룸버그) —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해 긴급 조치법 발동 대신 정부 위원회를 통해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밝히면서 미증시가 장초반 힘을 얻었지만, 대중 무역 정책 기조가 누그러진 것은 아니라는 커들로 백악관 경제고문의 발언에 결국 하락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하루 만에 반락해 한달래 저점으로 내려섰다. 미국채 시장은 10년물 금리가 5bp 이상 밀리며 ‘불 플래트닝’ 모습을 연출했다. 주요국간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 신흥시장 통화와 증시는 약세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독일 메르켈 총리가 난민 정책에 대한 내홍을 막지 못해 이제 겨우 3개월 된 대연정이 붕괴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유로화가 1% 가까이 빠지기도 했다. 강경파인 호르스트 제호퍼 CSU 당대표는 메르켈의 추락을 원하지 않는다며 합의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오늘 아침 기준금리를 예상대로 1.75%에 동결하고 필요할 경우 어느 방향으로든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7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 만나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남북은 철도에 이어 오늘 판문점에서 도로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오늘 일본 5월 소매판매와 한국 대형소매점 매출, 유로존 소비자기대지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위안화 11일째 약세행진…中 당국 의지 시험대에

달러-역외위안(CNH) 환율이 어제 12월래 처음으로 6.6달러 선을 돌파했고, 오늘까지 11거래일 연속 올라 사상 최장기 상승세를 연출하고 있다. 어제 한때 개입설이 돌기도 했으나 스무딩에 불과할 뿐, 최근 경기지표 둔화와 글로벌 무역전쟁 속에 중국 당국의 환율 방어 의지가 이전만큼 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일고 있다.
이는 불과 몇 주 전 위안화가 글로벌 금리 상승과 강달러에 직면한 신흥시장에 안전판 역할을 했던 모습과 상반된다. 일부에선 최근 위안화 약세 현상을 2015년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의도적인 깜짝 평가절하 조치에 비견하기도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통화 평가절하가 직접적인 무역전쟁 무기로 이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한다.
헝가리 포린트화가 유로화 대비 사상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다른 신흥시장 통화 역시 약세를 지속했다. MSCI EM 주식 지수는 3거래일동안 3% 넘게 하락했으며, 상하이 종합지수 역시 이번주 들어 2.7% 하락했다. Standard Bank는 “글로벌 시장이 불안에 떨고 있다”며 미-중간 갈등이 계속해서 EM 투심을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뉴질랜드 달러는 어제 6월 경기기대지수 악화 소식에 2016년 5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으나 오늘 RBNZ의 금리 동결 결정 이후 향후 인하 가능성 시사에 0.2% 가량 반등 중이다.

트럼프, 초강경 노선에서 선회…中 싱크탱크 ‘금융 패닉’ 경고

백악관은 경제 긴급조치를 발동하자는 초강경파의 주장 대신 좀더 유화적 방식으로 중국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개정 절차가 진행중인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권한을 강화해 미국 기업들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내용의 법안을 지지했다. 트럼프는 이를 발표하는 성명문에서 중국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곧바로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트럼프가 중국에 대한 기조를 누그러뜨린 것은 아니라며, 미국의 무역 관련 요구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아직까지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가금융발전연구소는 ‘금융 패닉’ 가능성을 경고하며, 채권 디폴트와 유동성 부족, 최근 금융시장 급락세 등이 미국의 금리 상승 및 미-중 무역갈등과 맞물려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레버리지 주식투자가 시가총액이 5조 달러나 증발했던 2015년 때와 맞먹는 수준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한편,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보호주의 확산에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힘을 잃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美 원유재고 감소에 유가 2014년래 최고치

미국의 원유 재고가 거의 2년래 최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유가가 2014년 11월래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WTI 최근월물은 장중 최대 3.6% 상승했다. 정유사들의 정유처리율이 높아지고 수출이 기록적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에너지정보청(EIA) 집계 미 원유 재고가 지난주 989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클라호마 쿠싱의 원유 저장량은 6주 연속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을 촉구하면서 유가는 이미 랠리를 펼쳤다. 이란을 고립시키고 묶어두려는 미국의 방침에 수주내 산유량을 기록적 수준으로 끌어 올리려는 사우디의 계획이 무색해졌다. Tortoise의 애널리스트 Nick Holmes는 기록적인 규모의 원유 수출과 정유처리율 주도로 미 원유재고가 분명 급감했다며 “수출은 계속해서 매우 견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 미국채 매도 권고 철회…영란은행 EU 압박

골드만삭스는 올해 ‘탑트레이드’였던 미국채 매도 권고를 거둬들였다. 작년 11월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2.36%에 거래될 당시 미연준이 보다 공격적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며 미국채 매도를 추천한 바 있다. 연말 전망치 3.25%는 유지했다. BMO Capital Markets는 트럼프 경제 정책의 부정적 영향을 고려할 때 미국채 10년 금리가 이미 고점을 지난듯 보인다며, 3% 선을 지키지 못하고 올해 2.5% 부근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일드 커브는 추가로 플랫해져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는 한 올해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연준이 금리인상에 있어서 “너무 멀리, 너무 빨리” 움직일 위험이 있다며 중립금리 수준이 2% 정도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총재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잘 고정되어 있다면 약간의 추가적 리스크를 질 수 있다며, 연준이 점진적으로 움직이는 이유 중 하나는 아직까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사이에 트레이드오프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니 영란은행(BOE) 총재는 브렉시트가 수 조 파운드 규모의 파생상품 계약에 끼치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시간이 소진되고 있다고 경고해 유럽연합(EU)의 행동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EU가 영국 정부를 따라 임시 조치를 실행하지 않는한 내년 3월 영국의 EU 이탈시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카니 총재는 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금융사들이 보험 계약과 최대 96조 파운드(127조 달러) 규모의 청산 및 비청산 파생상품 계약을 처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수요일 BOE는 영국이 필요할 경우 임시 허가를 부여하는 방안을 포함해 일부 해결책을 발표했지만 EU측이 아직 답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계약 연속성’ 문제는 비청산 파생상품, 특히 은행처럼 규제받는 양측의 직접거래와 관련해 특별히 긴급한 사안이라고 BOE는 밝혔다.

미국 내구재주문 감소…기업 투자 기피 신호?

미국 5월 내구재주문이 전월비 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4월 지표가 -1.6%에서 -1.0%으로 상향수정된 점을 감안할 때 2분기 자본지출은 여전히 견고한 편으로 보이지만, 향후 지표가 부진할 경우 이는 무역 전쟁 격화를 우려하는 기업들이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는 잠재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내구재 주문은 변동성이 워낙 높기 때문에 완만한 5월 소강상태가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주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묘사한 야성적 충동 상실의 분명한 증거가 되지는 않겠지만 둔화 가능성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다음주 발표될 6월 ISM 설문결과가 잠재적인 확증 데이터를 제공할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분기 GDP 숫자가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29일 발표될 유로존의 6월 CPI 상승률은 2.0%으로 이전치 1.9%보다 높아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주로 연료 가격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결정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진단했다. ECB는 기저 물가 흐름과 임금 증가율에 계속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이 회복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목표치엔 못미친다는 필립 레인 ECB 정책위원의 발언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ECB는 견조한 내수 덕분에 유로 강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상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은경, 이경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