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韓 미션 단장, 신중한 최저임금 정책 주문

“한국 정부는 최저임금 관련해 다음 정책 행보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 연례협의 미션단 단장 타르한 페이지오글루(Tarhan Feyzioglu)가 최근 정부의 내년 최저임금 인상조치와 관련해 조언했다. 어제 방한 연례협의 기자회견 이후 이뤄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정부가 소상공인에 대한 최저임금 인상분을 재정으로 지원하는 것은 ‘임시적’ 조치가 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7월 2018년 최저임금을 16년만의 최고 폭인 16.4% 인상하기로 결정하고 이달 9일에는 약 3조 원 규모의 ‘일자리 안정자금’을 통해 일자리 감소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혀 관련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韓 정부 최저임금 정책 행보 신중히..재정지원은 ‘임시적’ 이어야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최저임금을 인상시 완만한 폭이 돼야 한다며 평균 임금 대비 최저 임금의 비율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저 임금이 평균 임금에 가까이 다가가게 되면 경제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며 “경쟁력을 상실하며 고용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에는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이 소상공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완하고자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임시에 그칠 필요가 있다면서 해당 기업들 역시 이같은 재정지원에 익숙해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IMF는 재정 지출보다는 수지를 봐..韓 정부 세수 많다는 견해도

어제 발표된 연례협의에서 확장적 재정 기조의 중요성을 강조한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IMF가 보는 것은 재정 지출보다는 재정 수지”라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재정정책이 확장적인지 긴축적인지를 분석하는데는 재정수지를 본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지출 증가도 상당한 수준이나, 세수도 “상당히 많이 거두고 있다는 견해도 가지고 있다”며 “정부의 재정 투입이 늘어나도 경제에서 가져가는 것이 더 많을 경우 결과적으로는 긴축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경제로부터 더 가져가지 않고 정부가 중립적으로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 완화기조 유지 해야..韓, 리스크 제어할 수 있는 좋은 환경에 있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시장이 이미 한국은행의 두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반영한 상황이라며 페이지오글루 IMF 단장은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거나 정책을 가속·감속하라고 권고하기 이전에 경제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한은이 가까운 미래에도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관련 리스크를 묻는 질문에 페이지오글루 단장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지만, 군사적인 충돌은 극단적인 테일리스크”라고 평가했다. “이는 IMF의 한국 관련 일반적인 리스크 관련 예상에는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현재 직면한 리스크 요인으로, 가계부채 문제와 지정학적 문제, 그리고 자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다른 나라의 금리 변화 등을 들었다. 다만 IMF의 관점에서 볼때 한국은 이같은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는 좋은 환경에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에 대해서 그는 작년 수치를 분석한 결과 적절한 정책과 펀더멘털로 설명될 수 있는 수준보다 많다고 말했다. 한국 외환당국에 대해서는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제한적”이라며 환율 정책에 대해서는 “한국 외환당국과 IMF는 대체로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고도 답변했다.

최근 IMF 미션단은 11월 1일부터 14일까지 한국과의 연례협의를 진행한 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상향 조정한다고 어제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0%로 유지했지만 성장률 전망에 상방리스크가 있다고 이날 페이지오글루 단장이 밝힌 바 있다.

엄재현, 이지연 기자 (송고: 2017년 11월 15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