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캐런 베르가라(Karren Vergara)가 처음 작성하였으며 파이낸셜 스탠다드에 처음 게재되었습니다.
2018년 2월 초 투자자들을 강타한 급격한 시장 조정에 대해, 아이쉐어(iShare)의 케이티 페터링(Katie Petering)은 세간의 오해를 바로잡고 싶다고 말한다. 당시 언론에서는 상장지수 펀드(Exchange-traded fund)에서 1조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 유출되었다고 보도했지만, 실제로 투자자들이 회수한 금액은 그보다 훨씬 적은 3백억 달러 규모라는 것이다.
당시 ETF는 언론의 집중적 관심을 끌었다. 일부는 ETF가 또 한번의 금융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아이쉐어(iShare) 호주 지사에서 기관 판매(institutional distribution)를 총괄하는 페터링은 ETF의 시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금융위기를 유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이를 일축했다. “ETF 시장은 생각만큼 크지 않습니다.” 최근 개최된 파이낸셜 스탠다드 ETF 포럼에서 페터링은 이와 같이 말했다. 전 세계 주식 및 채권 시장 규모는 총 175조 달러이며, 그 중 인덱스 자산 비중은 10퍼센트이고 채권 ETF는 1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수동적 채권 ETF 시장의 규모는 전체 시장 규모에 대면 미미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영향력, 특히 적극적 전략을 추구하는 ETF에 대한 영향력은 만만치 않다고 한다. 금융정보 서비스 업체인 레인메이커 리서치에 따르면 호주의 고정이율 ETF는 지난 3년간 성장을 거듭하여 2018 회계년도 말 총 운용자산이 전년 대비 8퍼센트 성장한 31억 달러에 달했다. 이처럼 채권 ETF를 도입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유동성, 투명성, 낮은 수수료, 다각화 등 네 가지 장점 때문이다. 이는 S&P 다우존스 지수의 채권상품 운용 담당 이사인 제이슨 지오다노(Jason Giordano)의 말이다. 그는 일반적인 채권 거래는 거래소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투자자에게 자주 강조한다.
채권은 장외에서 국채 전문 딜러(Primary dealer)간에만 거래되며, 가격 산정의 투명성도 극도로 낮다. 얼핏 누구나 아는 이야기 같지만, 지오다노는 이 사실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다. 반면 채권 ETF는 조직화된 거래소에서 안정된 지수를 추종하는 채권 바스켓에 기반하여 일중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추정 순자산가치(Indicative Net Asset Value)가 장중 매 15초마다 발표되기 때문에, 투명성이 확보되고 가격 탐색(price discovery) 기능이 강화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또한 채권의 설정과 환매(creation-redemption) 과정을 통해 한층 유동성이 풍부해진다. 지정참가회사(AP: Authorized Participants)라고 불리는 유동성 공급자가 전체 지수 중 일부 채권을 매수/매도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오다노는 또한 AP들은 거래소에서 ETF 단위를 거래하는 투자자들의 공급과 수요에 대응함으로써 유동성을 창출할뿐 아니라, ETF 시장 주가가 펀드의 순자산가치와 일치하도록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리서치에 따르면 채권 ETF는 기초 채권 시장에서보다 평균 4-5배 거래량이 많다고 한다.
채권 ETF의 가장 큰 장점은 낮은 거래비용이며, 이는 기초 유가증권의 거래 없이 일중 ETF 단위를 매매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채권 ETF 상품은 채권 뮤추얼 펀드보다 더 효율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채권 ETF에 대한 자산 배분을 늘리고자 하는 투자자는 결국 금리 변동에 유의해야 하며 지수 추종 전략의 가치를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러한 상품이 가지는 실질적 장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수 추종 투자
상장 종목 수보다 지수의 숫자가 많다는 사실은 지수 시장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지수산업협회(Index Industry Association, IIA)의 추산에 따르면 2017년 중반 기준 전 세계적으로 지수의 수는 330만 개에 달한다. 이 중 대부분은 주식 지수로, 비중이 95% 이상이다. 반면 상장 주식 수는 세계 은행에 따르면 43,000종을 갓 넘어섰다. 전 세계 ETF 수는 약 5,300개로, 릭 레딩(Rick Redding) IIA 협회장에 따르면 이는 지수의 가장 우선적 용도가 벤치마킹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채권 지수 중에서는 미국(33%)이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시장 구조, 과세 유형과 증권화 시장 규모 덕에 국채지수, 종합지수, 하이일드 지수 등에 대한 수요가 많이 창출되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ESG와 스마트 베타 지수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도 불구하고 전체 시장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레딩은 말한다.
블룸버그 LP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포트폴리오 및 지수 영업을 총괄하는 노만 트위붐(Norman Tweeboom)에 따르면, 지수 공급자 입장에서 지수 운영 시 엄격한 거버넌스 틀을 준수하고 있음을 고객과 규제 당국에게 증명하는 일이 점차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지수를 변경할 때는 공식적인 절차를 거치고 고객이 자신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상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한 시장이 진화하면서 지수 공급자는 지수가 변화한 시장 지형을 반영하도록 해야 한다. 트위붐에 따르면 액티브 전략과 패시ㅍ 전략을 따르는 채권 운용사는 지수를 서로 다르게 활용한다.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에 따라 지수 활용법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한 예로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 지수(Bloomberg Barclays Global Aggregate Index)를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을 쓰는 매니저라면 섹터 노출, 만기, 통화 노출 등을 기준으로 지수 수익률을 복제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반면 액티브 전략을 쓰는 매니저는 지수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여 투자하여 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내고자 할 것이다. 어떤 지수의 특정 국가에 대한 배분이 10%라면, 적극적 운용을 하는 매니저는 해당 국가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반영하여 이 비중을 확대 또는 축소함으로써 배분을 의식적으로 조율한다는 것이다.
“액티브 전략이든 패시브 전략이든, 그 기초 지수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것은 같습니다. 지수의 구성 자산, 과거 성과, 구성 종목, 보유 포지션 등이 여기 포함됩니다. 이 정보를 가지고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전략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트위붐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 운용사가 벤치마크를 상회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패시브 운용 상품이 확산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한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시장의 낮은 변동성 때문이며, 동시에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시장에 매우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금리를 낮게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