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권 하이운용 대표 `원화 강세시 해외투자 확대'

하이자산운용의 최영권 대표는 원화 강세 시에는 해외자산을 매수하고, 약세일때는 해외보다 국내자산을 담아야 한다며 달러-원 “1100원 아래에서는 문을 열고 나가야 한다”고 22일 진행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또 환율은 “시어머니도 모르는 것”이지만, 달러-원의 레인지는 있는 것 같다며 원화 자산과 해외 자산을 5대5의 비율로 배분하되 ±10% 정도의 유동적인 자산배분을 통해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레인지 상단으로는 1150원 부근을 제시했다.
늘어만가는 환헤지 비용이 국내 기관들의 골칫거리가 되는 와중에, 최 대표는 “한국의 경우 장기자산 증가율이 상당히 빠른데, 이 자산들이 국내 저성장·저금리 환경에는 있을 수가 없다. 해외로 무조건 나가야 한다”며 분산투자 할 때에는 환오픈이 맞다고 덧붙였다.
하이자산운용의 운용자산 규모는 금투협 종합통계 기준 10.4조 원 수준으로, 주식/혼합주식형 2.5조 원, 채권/혼합채권형 3.4조 원, 단기금융 1.9조 원, 특별자산 1.3조 원 등이다.

불확실성 잔존에도 美 주가 추가상승 여력..韓 주식도 여전히 저렴

10월 들어 글로벌 증시가 급격한 조정장세를 보이는 가운데에도 최영권 대표는 미국 주식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금리상승으로 일드갭이 소폭 축소됐지만, 여전히 주식의 매력이 채권보다 높다는 진단이다.
물론 내년 이후 기업이익 성장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와 미중 무역분쟁, 유로존 정치·정책관련 불확실성, 신흥국 위기 등의 전반적인 불확실성에도 긍정적인 경제지표와 견조한 기업 실적 등을 고려해야 하고, 또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는 연도에는 4분기 증시 추세가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최 대표는 지적했다.
최 대표는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바이 아메리카’ 행정명령 발동 가능성과 어닝 시즌 시작과 함께 자사주 매입 규제가 풀린다는 점, 그리고 통상 주가하락시점에 자사주 매입이 활발해진다는 점을 덧붙였다.
한국 주식에 대해서도 매수 관점 접근을 주문했다. 최영권 대표는 밸류에이션 측면, PER과 PBR을 고려할때 여전히 저평가 영역인 만큼 한국 주식이 중장기적으로 투자 가능한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발언했다. 다만, 최 대표는 전년 대비 낮아진 기업 실적 증가세를 반영해 지수 상단은 제약될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한국 증시 역시 뚜렷한 주도 업종이 부재한 순환매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유럽 주식은 조심스러워…매파 연준에 채권관련 자산도 조심

반면 유럽 주식과 채권자산에 대해서 최 대표는 조심스러운 의견을 보였다. 최 대표는 특히 브렉시트가 해법을 도출하기까지 순탄치 않을 것이며, 협상 중에 발생하는 노이즈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탈리아 역시 동맹당 등의 재정지출 확대 및 감세 시도가 지속되고 EU의 재정수지 축소 권고안 시행을 사실상 거부한 상태로 신용등급 하향 이슈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채권관련 역시 조심스러운 투자자산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계속되는 비난에도 금리 인상에 대한 연준의 매파 입장을 고려하면 향후 금리의 상방 위험이 더 클 것이라는 진단이다.

변동성 확대 대응에 국내는 인버스 ETF, 해외는 VIX 선물

최 대표는 “단기적으로 시장 급락 이후 시장심리도 매우 위축된 상태에서 미중 무역분쟁, 유로존 역내 정치·정책 불확실성, 신흥국 위기 등과 관련한 파열음에 시장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해외주식이 포함된 포트폴리오 전체 조정보다는 시장변동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VIX 선물 매수를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는 인버스 ETF를 활용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 주식에 대해서도 짧은 시계로 지수선물 매도 또는 인버스 ETF 를 통해 위험자산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최근 변동성이 워낙 큰데다가 거래비용도 있어 전망에 따라 특정 자산을 투자시계에 맞춰 사고 팔지는 못하지만, “변동성은 알 수 있으며 지금 시장의 변동성이 큰가, 작은 가에 따라 일부 투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관심은 ESG..관련 인원도 충원

최 대표는 “올해 UN PRI(UN 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책임투자원칙)에 서명했다”며 최대 관심사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라고 말했다.
그는 “스튜어드십 코드는 ESG의 방법 중 하나일 뿐, PRI가 더욱 광범위하고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는 부분”이라며 스튜어드십 코드는 UN PRI의 2번 항목에 이미 포함된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에는 ESG가 대단히 강하고 크다. 유럽 은행가들의 가장 큰 이슈는 그린본드”라며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당연히 확대될 것이며, 에셋 오너들도 UN PRI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ESG관련 투자프로세스 역량 강화 등을 위해 주식운용본부 내에 책임투자리서치팀의 인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1964년생인 최영권 대표는 2014년부터 2017년 3월까지 공무원연금공단의 자금운용단장(CIO)를 역임한 뒤 2017년 3월부터 하이자산운용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엄재현、김희진 기자 (송고 2018/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