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 박대양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은 환노출 자산에 대한 헤지 전략 관련해 현재 수준인 50~60% 정도가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18일 여의도 사학연금 회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말했다. 최근 환헤지를 아예 하지 않거나 축소하는 추세인 국민연금 등과는 다소 다른 견해다. 그는 “헤지를 하고도 국내 자산보다 높은 금리의 투자건을 찾게되면 해외투자의 정당성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사학연금의 경우 현재 수준인 50~60% 헤지 비중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학연금의 총 자산 중 20%가 환노출 자산이며, 이중 60%가 헤지돼 있다면서 해외채권은 100% 헤지, 주식은 50%, 대체자산의 경우도 기존에 투자했던 원금에 대해서만 헤지해 놨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단장은 “사실 내부에서도 헤지비율을 줄이자는 논의가 있다”며 “외부용역을 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며, 내부협의 이후 리스크관리위원회, 투자 위원회 등을 거쳐야 한다”며 당분간 현재의 환헤지 비중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해외자산 비중에 대해 박 단장은, 지난해 말 기준 20%며 총 운용자산이 14조원 가량인데 그 중에서 3조원 정도가 해외 유가증권이라며 “해외자산을 2021년까지 26~27%로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주식은 2021년까지 20% 정도로 줄이고, 해외주식은 8~9% 정도에서 13~14% 정도로 늘릴 것”이라며 “해외 대체투자도 현재 6% 정도인데 10% 내외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4% 가량인 해외채권의 투자비중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양 단장은 투자에 있어 큰 흐름은 국내보다는 해외며 국내 경기활동보다는 해외가 상대적으로 회복 등이 빠른 것 같다고도 진단했다. 한국의 경우 저금리가 장기화되거나 경기 회복이 늦어지는 반면 해외는 회복이 더 빠른만큼 투자에 있어서도 해외가 더 좋다는 진단이다. 그는 지역별 투자 비중과 관련해서는 현시점에서 특정 나라나 지역이 좋다는 것은 특정 시점에서의 얘기일 뿐이라며 기본적으로 사학연금은 “MSCI 지수의 비중에서 약간의 조정을 할 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크게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사학연금의 향후 투자 수익률 목표치는 4.3%다. 단순히 올해 연간 뿐만 아니라, 사학연금의 고갈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때 향후 5년간 4.3%의 수익률을 내야 한다는 것이 박 단장의 분석이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지난 3월 7일 내놓은 `사회보험 재정건전화 정책 협의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학연금의 금융자산 수익률은 4.0%를 나타냈다. 향후 5년간 지난해 금융자산 수익률보다도 0.3%p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야 하는 셈이다.
박 단장은 이번 목표치는 향후 연금 고갈 가능성 마저 고려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학연금은 2035년 쯤 되면 자금 유입과 유출이 비슷해질 것”이라며 지금은 연금 수급자들에게 받는 보험료가 지급해 주는 것 보다 많지만, 2035년이 되면 비슷해지며 2051년이나 2052년에는 고갈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그나마 사학연금이 다른 연금과 비교해 고갈 시점이 가장 늦다며 고갈을 최대한 늦추기 위한 수익률 산출 결과가 4.3%라고 설명했다.
박대양 단장은 회사채 비중을 줄일 방침이라며 기존 보유 회사채의 만기 도래시 재투자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판단해 자연스럽게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사학연금의 포트폴리오 중 회사채 비중은 총 운용자산 대비 국내 회사채는 22%, 해외 회사채는 3%다. 해외 채권 투자 방식에 대해서 그는 “잘하는 운용사의 재간접 펀드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주식 역시 주로 ETF나 해외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위탁 운용사를 선정하는 등 재간접 투자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간접 투자에 나서는 것에 대해 그는 “아무리 (인력을) 훈련시켜도 현지의 펀드매니저를 이기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내비치며 “한국 사람이 미국 시장에서 미국 펀드매니저를 경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체자산 투자에 대해서는 “수익률 변동성이 큰 자산군이라고 할 수 있다”며 “사학연금은 후발주자이지만 3년동안 성과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대체자산의 경우 투자 후 3~4년 동안은 수익이 없을 수가 있는데 사학연금은 현재 이전의 투자가 성과를 내면서 매년 자금 유입이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단장은 “큰 변동성 없이 포트폴리오를 잘 짰다고 생각한다”며 “향후 3~4년 후에도 수익이 7~8% 씩 다음 7년여간 나올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며, 그것이 성공하면 해외 자산이 수익을 꾸준히 내는 자산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 투자에 대해 그는 “7~10년 사이에는 엑시트(Exit)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도시의 개발축이 변할 경우 이전에 투자했던 지역도 각광받지 못하는 지역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박 단장은 유동성 측면을 고려해 “좀 더 가격을 쳐주더라도 중심업무지수(CBD)에 투자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해당 부동산이 성장하는 부문과 연관이 있더라도 엑시트가 쉽지 않은 곳에는 조심스럽게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항상 유동성 여부를 감지하고 적정한 수익을 꾸준히 얻는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월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으로 부임한 그는 앞서 지난 2006년 9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알리안츠생명에서 자산운용을 담당했다.
엄재현, 박정연 기자 (송고: 2017년 4월 20일)
참고: 블룸버그 기사 링크 {NSN OOOMF26TTDT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