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 주도하는 정부

본 인터뷰는 블룸버그 브리프의 에밀리 차산(Emily Chasan)이 수행하고 편집하였으며 블룸버그 브리프 | 지속가능한 금융(Sustainable Finance) 섹션에 최초 게재됨.

정부 투자를 받은 펀드와 연금이 지속가능한 투자의 선택지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미 시카고 시의 커트 서머스(Kurt Summers) 재무국장은 노르웨이, 일본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일리노이 주 등을 예로 들어 이와 같이 말했다.

지난 주 서머스 국장은 시카고 시가 투자 의사결정에서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고려를 반영하고 유엔의 책임투자원칙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투자 정책 개정안을 시의회에 발의하였다. 만약 통과되면 시카고는 미국 내에서 책임투자를 도입한 가장 큰 도시가 된다. 또한 이번 개정안에는 시카고가 2020년까지 탄소 중립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달성하도록 하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투자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대해 어느 정도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아래 인터뷰는 편집되고 압축되었다.

왜 정부 펀드가 ESG 투자에 그렇게 큰 영향을 준다고 보는지?

오늘날 놀랍도록 흥미로운 일은 기관투자 자금의 큰손들이 지속가능성 이슈에 대해서 점차 일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주주 가치와 리스크에 대한 장기적인 고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정부 연금과 펀드들이 나서서 대형 투자자가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을 정해주고 있는 것이다. 회사들은 정부로 대표되는 투자자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최대 기관투자자들은 대개 각국의 연방정부 혹은 주 정부다. 심지어 최대 사모투자 회사인 블랙록을 보아도 가장 큰 투자자 베이스는 정부다. 오늘날 투자에서 의무화된 공시들은 이러한 이슈에 대해 정부가 투자자를 압박한 결과다. 이는 좋은 일이다. 역사 전체를 보면 증권거래위원회나 노동부 등의 기관이 생겨난 이유가 있다. 민간 부문이 자율적으로는 최선의 결과를 달성하지 못하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시 포트폴리오의 장기적 사회와 환경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만약 어떤 이슈가 시장에 미칠 보다 폭넓은 장기적 영향을 살펴보지 않거나 장기적 가치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출자자에게 엄청난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하게 된다. 우리의 바람은 책임 투자에 대한 전체 담론을 바꾸는 것이다. 나쁜 행동에 대한 처벌뿐 아니라 좋은 행동에 대한 보상도 있어야 한다.

시카고 시는 7~8십억 달러 규모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고, 그 외에도 재무국장으로서 나는 총 25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4개의 연금 이사회에 이사로 재직하고 있기도 하다. 이 포트폴리오 중 탄소 생산에 노출된 부분은 지극히 적다. 즉 포트폴리오의 이 1%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도 있고 전체 100%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우리가 장기적 영향을 미치기 위해 무엇을 달성하고 싶은지를 부문별로, 회사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투자 회수 계획은 없다는 것인가?

투자 회수와 부정적 선별(negative screening) 전략은 불완전하고 무딘 목표라고 본다. 모든 탄소 생산 기업을 부정적 선별을 통해 걸러내면 회사의 자본지출 중 재생가능 에너지 투입 비중이 10%든 30%든 50%든 똑같이 취급하는 셈이다. 회사의 과거 관습을 이유삼아 벌 주어야 할까. 그렇게 하면 그 회사에게는 입장을 선회하여 재생가능 에너지에 투자할 인센티브가 생기지 않는다.

탄소 배출량의 중요도는 근로환경이나 소비자 제품안전같은 문제처럼 막대한 사회적 반향과 회사의 장기적 생존 가능성과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과 비교하여 더하거나 덜하지 않다. 에퀴팩스의 데이터 유출, 웰스 파고 은행의 부당한 인센티브 구조 등의 스캔들도 미국 경제나 미국의 미래, 시카고의 포트폴리오에 결코 덜 중요하지 않다.

완전한 ESG 투자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지?

기초 데이터의 품질에 크게 의존한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요소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오래 고민해 왔다. 현재의 의무공시는 약간 부족한 감이 있다. 각 부문마다 수백 가지 지표가 있지만, 편의점이 담배 판매를 중단했다는 사실처럼 이러한 지표들이 사회에 미치는 진정한 영향력을 읽어 내기는 어렵다. 어떤 회사의 여성 고용 비율은 알 수 있지만, 다양성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CEO 보상과 평균 연봉은 공시되지만, 우리가 정말로 알고 싶은 것은 그 기업의 초봉 수준과 미국의 불평등 문제 해소에 대한 기여 방식이다. 개별 기업 내에서 임금 불균형이 그간 알려진 것처럼 과하다면 지난 30년간의 미국의 성장률로는 경제적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기는 요원하다. 우리는 모든 개별 데이터에 대해 ‘믿되 검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만족스러울 때까지 다음 단계의 상세 자료를 요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