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제로금리? 코로나 월가위협

(블룸버그) — HSBC 런던사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월가가 위치한 뉴욕에서도 감염이 확산되면서 극도의 불안감이 조성되는 분위기다.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대형 금융기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 기능이 마비되지 않도록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거나 테스트하고 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한때 15bp 넘게 밀리며 0.8976%로 사상최저치를 경신했고, S&P 500 지수는 최대 4.2% 급락해 널뛰기를 이어갔다.

커들로 백악관 고문은 패닉에 빠지지 말라며 아직 전면적인 정부 대책이 필요한 시점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주간기준 영화표 판매나 호텔 이용률, 스포츠경기 참가율 등을 따져볼때 아직 미국내 소비 위축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편 채권왕 군드라흐는 이달 FOMC에서 50bp 추가 인하가 나올 수 있다며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재개를 전망했다. 카플란 연은총재는 3월 회의 결말을 예단할 수 없다며 현 상황에서는 일주일이란 시간이 영겁과 같다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V자 반등 기대를 버리라고 했고, 핌코와 블랙록, 뱅가드 등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아직 글로벌 크레딧에 뛰어들지 말라고 조언했다. JP모간은 이미 리스크가 반영되었다며 주식에 대해 저가매수를 권고했다.국제항공운송협회는 코로나19가 보다 확산될 경우 올해 글로벌 항공업계 매출 피해가 11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S&P 500 항공업 지수는 2011년래 최대폭인 8.2% 추락했다. 한편, 워렌 상원의원마저 중도 포기하면서 미국 민주당 대선 레이스가 급진적인 샌더스 상원의원과 중도파 바이든 전 부통령간의 2파전으로 좁혀지는 모습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오늘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고, 시장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정부가 선제적이고 신속, 정확하게 대응하겠다고 발언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흔들리는 세계경제

국제금융협회(IIF)는 코로나19가 공급체인과 서비스 산업을 마비시키면서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 1%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래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IIF는 미국과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3%와 4%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적으로 제조업이 크게 둔화되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의 진원지는 서비스업으로 그 파장의 정도가 감염 확산과 통제 조치 등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S&P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1.1%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2020년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4.0%로, 올해 하반기부터 U자형 회복이 시작되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약 250조 원으로 추정했다. 중국 성장률 전망치는 5.7%에서 4.8%로 하향조정했다.

OPEC, 러시아 최후통첩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충격에 대응해 감산을 추진하고 있는 OPEC이 러시아에 최후 통첩을 보냈다. 하루 150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에 러시아가 동참하지 않을 경우 OPEC은 아예 행동에 나서지 않겠다고 경고하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OPEC 감산 합의가 무산될 경우 유가 붕괴는 거의 피할 수 없다. Energy Aspects는 “OPEC이 러시아 참여를 조건으로 감산을 하려 한다”며, “러시아는 사우디가 협상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듯 하다”고 진단했다. 유가가 코로나19 여파로 연초 대비 20%나 급락한 상황에서 금요일 OPEC+ 회동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산유국 뿐만 아니라 에너지 산업 전체의 앞날을 뒤흔들 수 있다. OPEC+가 작년 합의했던 210만 배럴의 감산 약속은 이달말 끝난다. OPEC은 이를 연장할 뿐만 아니라 연말까지 추가 150만 배럴 감산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는 기존 감산분만 3개월 연장하자는 입장이다.

이탈리아 재정부양

이탈리아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충격을 억제하기 위해 경기부양 규모를 75억 유로(84억 달러)로 당초 계획보다 두배로 늘렸다. 이탈리아는 이미 바이러스 유행 전에 경기침체 위기에 직면한 상태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는 부유한 북부 산업지대를 강타하며 기업 활동을 마비시켰다. 게다가 연정 파트너들이 지출 확대를 요구하면서 연립정부는 더욱 흔들리고 있다. 콘테 총리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공중보건의 위기가 아닌 경제 위기”라며 이번에 타격을 입은 가계와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Gualtieri 재무장관은 “코로나19 때문에 어느 누구도 일자리를 잃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가 예산으로 이탈리아는 예산적자를 GDP의 0.35%인 63.5억 달러로 억제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다. 이탈리아는 이미 필요한 재정규율 유연성을 인정받기 위해 EU측과 협상 중이다.

HSBC 런던 직원 확진…비상걸린 금융권

런던 Canary Wharf에 소재한 HSBC 홀딩스의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부분적인 대피조치가 취해졌다. 런던내 주요 은행에서 보고된 첫 확진 사례다. HSBC는 현지시간 목요일 성명서에서 확진자가 일했던 층의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지시했고, 건물 방역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전문가와 당국의 조언에 따라 해당 건물은 개방하고 정상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HSBC는 정확히 확진자가 어떤 부서 소속인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소식통에 따르면 리서치 부서 사람으로 이에 수십명의 직원들이 대피했으며, 트레이딩 플로어는 계속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런던의 은행들은 광범위한 소개가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테스트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런던 남부 지역에 백업 트레이딩 오피스를 테스트하고 있으며, JP모간은 런던과 뉴욕에서 수백명의 세일즈 및 트레이딩 직원을 백업 장소로 옮기고 있다.

EM 증시 낙관론

이번주 주가 반등에 EM 증시에서 약세론자들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MSCI EM 지수는 간밤 뉴욕 증시 급락에도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중국 CSI 300 지수는 2년래 고점으로 급등했고, 한국 코스피 지수는 4거래일째 올랐다. Pictet은 개도국들이 코로나19의 충격을 막기 위해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들이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미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라며, “경험상 시장이 장기적이고 무차별적인 매도세에 굴복할 때마다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나타나곤 했다”고 지적했다. UBS는 중국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성공하면서 선진국 대비 EM 증시의 상대적 반등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수주간 EM이 계속 앞설 수 있다”며, “저금리와 약달러가 EM 주식에 순풍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는 인도와 브라질,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적어도 25bp 금리 인하를 단행 할 것으로 예상했다. 많은 개도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도, 중국과 러시아, 인도, 한국의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를 계속 하라고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