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제로성장? 셧다운볼모, BOK

미 증시는 IBM 등 기업 실적 호조에 장초반 랠리를 펼쳤지만 성장 우려 논쟁이 뜨거워지면서 한때 하락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셧다운 지속시 미국 경제성장률이 1분기 0%로 추락할 수도 있다는 하셋 백악관 경제고문의 경고마저 나왔다. 33일째로 접어든 셧다운을 끝내기 위해 민주당이 국경 안보 강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트럼프가 주장하는 국경장벽은 거부하고 있어 대타협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29일로 예정된 트럼프의 연두교서를 볼모로 정부 운영 재개를 요구했다. 달러(BBDXY)는 6거래일 연속 상승행진을 멈추고 약 0.3% 하락했다.
영국 정계는 물론 유럽 주요국 역시 브렉시트 시한 연기 쪽으로 기울면서 파운드가 1% 가까이 올라 1.3달러 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엔화는 일본은행이 인플레이션 전망을 하향조정함에 따라 약세로 돌아섰다.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 속에 트럼프는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오늘 한국은행(BOK) 금통위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1.7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 업데이트 및 이주열 한은총재의 발언이 주목된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저조한 매출 전망을 내놓은데다 SK 하이닉스마저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하회해 반도체업종 전망에 우려를 더할 듯 보인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백악관 하셋 ‘셧다운 3월까지 지속되면 1분기 성장률 제로’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미국 정부 셧다운이 3월까지 지속될 경우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제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정부 운영이 재개될 경우 “엄청난 성장”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1분기가 부진한데다 셧다운이 지속된다면 성장률이 매우 낮은,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경기 침체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내다봤다. 셧다운 종료시 성장률은 2분기에 4%~5%로 급반등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젠슨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 및 정책 입안자들보다 성장에 대해 더욱 부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사람들이 자신들의 성장 기대치를 확실히 낮추고 다보스에서도 온통 그 얘기 뿐이지만, 우리는 아직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미국에서의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은데다 연준을 비롯한 정책 당국이 여전히 우리 예상보다 더 강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시간 벌기 전략…그만큼 불확실성도 지속

다음주 영국 의회가 정부에 협상시한 연장 강요를 포함해 다양한 옵션에 대해 표결을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노동당 Cooper와 토리당 Boles가 어떤 딜도 의회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기한을 연장하도록 제안을 내놓았다. 노동당은 이미 이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독일 경제장관은 “영국이 입장 정리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프랑스 EU문제 담당 장관 역시 기한 연장이 “단순하진 않지만 실현가능하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브렉시트 시한이 6월 말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간 연장이 능사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JP모간 자산운용은 탈퇴 시점 연기는 이미 기업 투자와 소비 심리에 타격을 준 불확실성의 지속을 의미한다며, 그렇다고 더 나은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3개월 지연시 영국의 올해 성장률은 당초 기본 전망치 1.7%에서 1.5%로 낮아지고, 6개월 연장시 1.3%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달리오 경기 둔화 경고…일부 자산운용사 장기채권에 몰려

달리오는 화요일 다보스에서 연준의 “부적절한 금리 인상 욕구”를 비판하며, 미국과 유럽, 중국 모두 더 큰 규모의 경기 둔화를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대형 자산운용사들 역시 이같은 전망을 토대로 듀레이션을 늘리고 있다. Axa와 JP모간 자산운용은 성장 둔화에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의 올해 통화 긴축 의지가 후퇴될 것으로 확신하며 장기물 채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ETF 투자자들 역시 최근 몇달간 미국채 장기물로 몰리고 있다. iShares 20년물 이상 미국채 펀드는 12월 이후 40% 가량 올랐다. 30년물 미국채 금리는 이달 거의 1년래 최저 수준을 터치했다. 분트채 30년물 금리 역시 2년여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中 왕치산, 트럼프 정책 비판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이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며, 국제질서가 “일방주의와 보호주의, 포퓰리즘”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는 중국 정책에 대한 미국의 파상공세에 반대를 분명히 했다. “우리는 강자가 약자를 괴롭히고 자칭 우월함을 내세우는 관행을 거부한다”며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정책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Xiao Yaqing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 위원장은 중국을 하이테크 강국으로 발전시키려는 중국제조 2025 계획에 대해 다른 나라에게 공정한 시선을 부탁했다. 그는 “중국제조 2025 계획은 제조업 발전의 자연스러운 결과”라며 “중국은 산업 발전이 필요하며, 이는 세계에도 기여할 것이다. 우리는 격차를 겪어왔기 때문에 우리 자체의 산업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계획은 미-중 무역 협상에서 주요 쟁점 분야다.

EM 채권시장, 깜짝 수요에 활기 찾아

위험 선호가 다시 살아나면서 문이 조만간 닫힐 수도 있다는 우려에 신흥시장(EM) 채권 발행이 깜짝 활기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 자료에 따르면 사우디를 선두로 개도국 정부가 올해들어 첫 3주간 19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적은 편이지만, 지난해 EM 자산 매도세로 스프레드가 2016년래 최고치로 확대된 점을 감안할 때 많은 투자자와 뱅커들의 예상을 뛰어 넘는 수치다. 연준이 긴축을 중단하고 미-중 무역협상이 합의를 타결할 것이란 기대에 힘입어 트레이더들은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EM 채권에 다시 끌리고 있다. JP모간은 “대부분이 예상했던 것보다 새해 출발이 좋았다”며, “작년에 배운 교훈은 문이 열려있을때 기회를 잡고 타이밍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