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JOLTS 서프라이즈
사무직 급증으로 인해 미국의 채용 공고가 시장 예상과 달리 크게 증가해 노동 수요의 지속성을 뒷받침했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민간기업 구인건수는 8월 961만 건으로 이전 수정치 892만 건에서 늘어났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조사에 답변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중앙값은 882만 건이었으며, 최고치는 930만 건이었다. 소위 전체 고용 중 자발적 퇴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2.3%로 2020년래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실업자 한 명당 빈 일자리는 1.5개로 집계됐다. High Frequency Economics의 Rubeela Farooqi는 “구인건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여전히 크게 상회하고 8월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메시지를 지지하고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카드를 열어둘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노동시장의 불균형 해소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고용이 계속해서 강세를 보일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8월 근원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 상승률은 0.1%로 2020년말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준 발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오랫동안”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지시간 화요일 애틀랜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난 서둘러 금리를 올리지도 않겠지만 인하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너무 빨리 금리를 내리거나 우리의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낼 경우 2%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2%에 도달해야 하며 이는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리가 버티기를 원하며 장기간 그렇게 하는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이 없는 보스틱은 최근 몇달 간 가장 비둘기파적 스탠스를 취하며 연준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얼마나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할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내년에 단 한차례 인하가 적절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연준이 올해 한번 더 금리를 올려야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만 최종 결정은 경제의 전개 상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올해 투표권이 없는 메스터는 미국 경제가 9월 FOMC 당시와 비슷한 모습이라면 11월 금리 인상을 지지할 생각이라고 화요일 기자들에게 밝혔다. 선물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현재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약 50%로 반영 중이다.
앞서 마이클 바 연준 금융 감독 부의장은 정책금리가 충분히 제한적인 수준이거나 매우 근접한 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금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지가 가장 큰 관건이라며, 그동안 단행한 금리 인상이 아직 경제에 완전히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연내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비둘기파 진영과 맥을 같이 한다. 또한 긴축 주기에 있어서 이제 연준이 신중하게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파월 연준의장의 판단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미셸 보우만 연준이사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려면 여러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최근 몇달간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이룩한 진전의 일부를 되돌릴 위험이 여전하다고 우려했다.
골드만도 고금리에 따른 주가 하락 경고
모간스탠리와 JP모간체이스에 이어 골드만삭스도 고금리에 따른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Andrea Ferrario 등 골드만 스트래티지스트들은 S&P 500 지수와 10년만기 실질 금리 사이의 괴리가 2020년을 제외하고 거의 20년 만에 가장 가파른 수준에 접근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디커플링은 미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대비 위험 자산인 주식 보유시 투자수익률 축소를 의미한다. 이는 “추가 금리 인상을 소화할 수 있는 주식의 능력을 더욱 제한할 수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10월 2일자 투자자노트에서 우려했다. 골드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연준의 점도표가 25bp 인상 쪽으로 기울어진 만큼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 하이브리드”에 대한 익스포저를 권고했다.
모간스탠리와 JP모간은 최근 실질금리의 지속적 상승이 올해 증시 랠리를 뒤집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S&P 500 지수는 연준이 예상보다 오랫동안 매파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우려에 8월과 9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HSBC 역시 금융시장의 최대 리스크는 부진한 경제 성장보다 금리 변동에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985년에서 2005년 사이에 실질금리가 3.5%였음에도 불구하고 S&P 500가 연간 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금리가 높아도 증시 강세론을 버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BOJ 채권 매입
글로벌 채권 매도세 속에 일본은행(BOJ)이 채권 금리 상승을 막기 위해 수요일 5~10년 만기 국채를 추가로 매입할 예정이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화요일 한때 0.78%를 넘어 201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20년물과 30년물 금리 역시 비슷한 고점으로 올랐다. 연준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BOJ 역시 예상보다 빨리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할 것이라는 추측이 일면서 일본 국채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Mitsubishi UFJ Asset Management의 Masayuki Koguchi는 BOJ의 추가 채권 매입은 엔화 약세를 가속화할 수 있다며, 결국에는 이같은 공개시장운영을 지속하는게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엔화 약세는 BOJ의 정책 긴축 압력을 더할 위험이 있다. 트레이더들은 이미 BOJ가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철회할 경우 세계 다른 지역에 있던 일본계 자금이 본국으로 몰리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자칫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
OPEC+ 회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주요 산유국의 장관들이 수요일 열릴 공동감시위원회에서 정책 변경을 권고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연료 수요가 기록을 세우고 있음에도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적으로 감산을 연장함에 따라 국제유가는 3개월 만에 20% 넘게 급등했다. 다만 최근 강달러와 미국채 금리 상승세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달 말 배럴당 95달러에서 89달러로 후퇴했다. 고유가는 취약한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인플레이션을 또다시 촉발해 금리 인상을 마무리지으려는 중앙은행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UAE의 Suhail al Mazrouei 에너지 장관은 월요일 OPEC+이 “제대로 된 정책”을 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유가는 미래 도시 등 사우디의 야심찬 사업 추진은 물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도움을 주고 있다. Rapidan Energy Group의 Bob McNally는 “석유시장이 세게 스퀴즈되고 있지만 더욱 타이트해질 전망”이라며, “모든 것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사우디는 7월에 일일 산유량을 100만 배럴 축소해 2년래 최저치 부근인 약 900만 배럴로 낮췄고, 이같은 감산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러시아역시 연말까지 하루 30만 배럴 규모의 수출 축소를 이어가기로 했다. 두 나라 모두 매달 해당 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주 OPEC+ 회의에서 변경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