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 애플이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라이센스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사상최고를 경신했다. 블랙록의 실적 호조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부진을 상쇄하며 금융주는 상승세를 재개했지만, 뉴욕 증시는 장초반의 강세를 일부 내줬다. 넷플릭스는 1분기 예상을 넘는 가입자수를 발표했지만 2분기 전망은 실망스러웠고,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미 법무부 실무진의 합병안 우려 보도에 장마감후 주가가 급락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기조 속에 기업 실적에 대한 낙관론이 증시에서 투심을 부추기는 분위기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ECB 관료들, 마이너스 금리 계층화에 시큰둥
유럽중앙은행(ECB) 관료들은 마이너스 금리 수단의 개혁에 대해 열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는 정책 분석 이후 실제로 집행될지 의문을 갖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ECB 정책 입안자들은 드라기 총재의 영향 평가 움직임에 반대하진 않지만, 많은 이들이 일부 은행 초과준비금을 마이너스 금리로부터 면제해주는 소위 계층화의 장점에 대해 회의적이다. 유로화는 해당 소식에 낙폭을 줄였다. 현상 유지를 원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기존 정책의 영향을 약화시키고 싶어 하지 않는데다 향후 금리 인하를 시사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ECB가 은행들의 수익성에 책임을 지려 한다는 걱정도 있다. 지난주 정책회의에서 확실한 결론을 내지 못한 후 관성에 더불어 기존 정책 변경에 대한 반대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현재 -0.4%인 ECB의 예금금리는 거의 5년간 마이너스 상태였다.
미국채 금리 FOMC 이전 수준 회복
한달 전 미국채 시장을 압도했던 연준발 경기우려가 적어도 한 주요 척도에 따르면 사라진 듯 보인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화요일 최고 2.594%까지 오르며, 3월 20일 FOMC의 깜짝 비둘기파적 정책 선회 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당시 연준의 발표 직전 수준인 2.5889%로 돌아간 셈이다. 연준의 점도표 수정에 트레이더들이 경기침체에 보다 공격적으로 포지셔닝하면서 3월 28일 10년물 금리는 2.338%까지 하락했지만 3월 고용 회복등 미국 지표가 두려워했던 것보다 좋게 나오면서 침체 우려는 사그러들었다. BMO는 경제지표가 선제적 금리 인하를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낮은 채권 금리가 공격적 정책 완화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더 하락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옵션시장서 깜빡이는 달러 약세 경고 신호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가 달러의 단기 전망에 대해 1년래 가장 약세적 견해로 돌아서고, 옵션 시장에서 달러 하락에 대비한 헤지비용이 더욱 비싸지고 있다. 시장 바이어스와 옵션 포지셔닝을 보여주는 리스크 리버설은 투자자들이 유로 및 다른 주요 통화 대비 달러에 대해 콜보다는 풋옵션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이같은 방향 전환은 연준의 비둘기파적 스탠스에서 일부 기인하지만, Banque Lombard Odier는 세계 경제와 무역에 대한 새로운 낙관론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성장과 무역 지표가 안정화 되고 있다”며, “이런 이유에서 헤지펀드 등이 조심스럽게 달러 약세 견해로 시장을 시험하려 하고 있다. 옵션이 이런 방식으로 거래되기 시작한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IMF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낮췄지만, 헤지펀드와 스트래티지스트들은 글로벌 성장 스토리에서 “그린슈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조기 재정집행으로 경기 부양 노력
중국 정부가 경기를 지탱하기 위해 조기 재정 집행에 나서면서 공공재정이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지출은 5.9조 위안을 기록한 반면 정부 수입은 5.4조 위안으로 4973억 위안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다. 정책 입안자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경기 부양책을 강화해 감세와 지방정부 채권 발행 확대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면서 중국 경제는 보다 분명한 회복 징후를 보이고 있다. PBOC는 월요일 성장이 “탄력적”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당국이 올해 GDP의 2.8%로 정한 재정적자 목표를 고수한다면 재정 부양은 하반기에 후퇴할 수도 있다. ANZ는 “재정 적자가 더 확대되고 성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재정지출이 작년보다 더 빨라졌다”며, 부채 관련 리스크가 정책 당국의 여전한 우려사항이기 때문에 이처럼 공격적 지출 속도는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브렉시트가 죽인 파운드 4월 랠리
파운드는 지난 10년 이상 4월마다 달러 대비 상승을 보여왔으나, 작년 브렉시트 혼란과 달러 강세에 이같은 추세가 깨졌으며, 올해도 상황은 비슷해 보인다. 4월은 영국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시기로 외국 기업들이 영국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다른 투자자금도 유입되면서 파운드가 강세를 보이곤 했다. 이같은 패턴은 심지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같은 시장 혼란 에피소드에도 나타났었다. Royal Bank of Canada는 “테일 리스크가 너무 많아 파운드를 거래하기에 꺼려진다”며 브렉시트와 선거 리스크를 지적했다. 파운드는 3월 말 이후 달러 대비 0.4% 강세를 보였으나, 2017년까지 지난 13년간 4월 평균 상승률 2.3%에 비하면 미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