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달러-엔 161근접, 미국채 매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일본 당국의 강력한 구두 경고에도 달러-엔 환율이 결국 160선을 넘어 38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일각에서 새로운 마지노선을 165엔으로 보고 있고, 일부 트레이더들이 170엔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만큼 추가 상승 여지가 있어 보이지만, 금요일 나올 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크게 둔화될 경우 연준의 인하 기대를 부추기며 잠시나마 엔화 약세 행진이 멈출지 주목된다. 시장에선 전년비 기준 근원 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2021년 3월래 최저 수준인 2.6%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5월 신규주택매매가 작년 11월래 최저치인 연율 61만9000건으로 11.3% 급감했지만, 가파른 엔화 절하에 채권 투자자들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미국채 금리도 덩달아 뛰어올랐다. 700억 달러 규모의 5년물 입찰 역시 부담으로 작용해 10년물 금리는 8bp 넘게 올라 4.33%에 근접하며 2주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블룸버그 달러지수(BBDXY)는 한때 0.5% 가까이 상승해 연고점을 높였다. 뉴욕증시는 아마존과 테슬라 등 대형 테크주에 힘입어 반등했다. 한편 볼리비아에선 군부가 대통령궁을 무력으로 진입하면서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쿠데타 시도라며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엔 환율 160선 돌파, 1986년래 최고치…日당국 개입 경계↑

달러-엔 환율이 결국 160선을 상향 돌파해 장중 한때 1986년래 최고 수준인 160.87로 0.7% 급등했다. 유로-엔 환율은 171.80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일본 당국이 가파른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시장 개입에 나설지 주목된다. 일본 재무성의 통화실무 책임자인 간다 마사토 재무관은 당국이 높은 긴박감을 가지고 외환 시장을 주시하고 있으며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수요일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한 환율의 움직임이 “급격하고” “일방적”이라고 말했지만 과도한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그의 발언 후 달러-엔 환율은 오름폭을 확대했다.

웰스파고의 Erik Nelson은 “최근 며칠간 일본 재무성의 발언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며, 일본 당국자들이 일단 165엔까지 버틸 것으로 내다봤다. BofA 등은 달러당 165엔선을 일본 당국의 새로운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미즈호 증권의 Dominic Konstam은 일본 당국의 개입이 “엔화가 궁극적인 바닥을 찾는 과정을 늦출 뿐”이라며, 문제는 당국이 잘못된 쪽에 서 있는데다 개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엔화 약세에 미국채 매도 우려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38년래 최저치로 무너지면서 일본 당국이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보유한 미국채를 일부 청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일본은 4월 26일부터 5월 29일 사이에 9.8조 엔(613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음을 인정했고, 외환보유고 자료에 따르면 이를 위해 미국채를 매도한 것으로 보인다. Mischler Financial Group의 Tony Farren은 “일본이 국내 상황과 개입 이유로 미국채를 더욱 팔고 싶어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NatAlliance Securities의 Andrew Brenner는 “결국 모든 게 연준 때문”이라며,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단기물 금리를 매우 높게 유지해 그 결과 미국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달러가 강세를 유지하게 된다”며, 일본에게는 골치아픈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DWS Americas의 채권 책임자인 George Catrambone는 “국내외적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시장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며, 캐나다와 호주의 리인플레이션은 도움이 되지 않고 시기적으로도 월말이 다가옴에 따라 투자자들이 소극적이라고 진단했다.

연준에 발맞춘 채권 시장, 이제 미대선 주시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결국 발을 맞춘 미국채 투자자들이 올 하반기 피봇 시점을 저울질하면서 11월 미 대선이라는 와일드카드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 1월만해도 올 6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이제 필요한 기간만큼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연준의 스탠스에 거의 동조하는 분위기다. 트레이더들의 경우 연말까지 최소 25bp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2차례 인하 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린다면 이는 거의 2년이나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미국채 시장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현지시간 이번 목요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첫 대선 토론으로 이제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시작되면서 리스크와 불확실성 역시 확대될 수 있다. 이번 토론에서 트럼프가 중앙은행 독립성을 시험할 의향이 있는지, 또 누가 어떤 말실수를 할지도 관심사다.

블랙록의 미주 지역 iShares 투자 전략 책임자인 Gargi Chaudhuri는 “확실히 선거를 앞두고 시장에 약간의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이든이나 트럼프 모두 높은 재정적자를 막을 의지가 없어 보이기 때문에 부채가 가파르게 늘어날 경우 투자자들은 장기물 미국채에 대해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할 수도 있다. 현재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4.3%로 2년물 대비 44bp 가량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뱅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John Madziyire는 프랑스 사례를 지적하며, “결과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오직 프랑스 국채 포지션을 줄여야 한다는 것만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대선이 다가오면서 미국채도 비슷한 취급을 당할지 지켜봐야 한다.

월가 대형은행, 연준의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 통과…배당금 기대

월가 대형 은행들이 연준의 연례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함에 따라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되었다. 연준은 현지시간 수요일 성명을 통해 자산 규모가 1000억 달러 이상인 31개 은행 모두 경기 침체 기간을 가정하더라도 최소 자본 요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총 6850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작년 시나리오에 비해 자본이 더 크게 감소하겠지만, 이는 “최근 스트레스 테스트 범위 내”라고 연준은 설명했다.

이들 은행의 평균 보통주 자본비율(CET1)은 최소 기준인 4.5%를 훨씬 넘는 9.9%에 바닥을 찍을 것으로 추정됐다.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연준부의장은 “이번 테스트의 목표는 은행이 스트레스가 높은 시나리오에서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도록 확실히 하는데 있다”며,  “이번 테스트는 은행의 자본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올해 ‘매우 심각한’ 시나리오는 미국 실업률 10%, 증시 55% 하락, 상업용 부동산 가격 40% 하락을 전제로 했다.

스위스 중앙은행 신임 총재에 슐레겔 부총재 임명

스위스중앙은행(SNB) 신임 총재애 마틴 슐레겔 부총재가 임명됐다. 외부인 대신 2인자가 총재직을 맡으면서 정책이나 조직 운영 면에서 큰 서프라이즈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년간 SNB에서 근무했던 47세의 슐레겔은 토마스 조던 총재가 선호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한 통화정책 이사회에 현재 대체 멤버인 페트라 추딘을 3번째 위원으로 임명했고, 앙투안 마틴 위원은 슐레겔의 뒤를 이어 부총재직을 맡게 되었다. 새로 개편된 SNB 통화정책 이사회는 최근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스위스프랑으로 몰려들고 있는 가운데 자국 통화 강세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SNB는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에 주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두 번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Raiffeisen Switzerland의 이코노미스트 Alexander Koch는 “SNB의 통화 정책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슐레겔은 위험 회피적이고 오히려 조던보다 더 신중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신임 SNB 총재 인선에 대해 연속성을 시사한다며, 12월에 마지막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이라 9월 인하도 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