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달러당 165엔? 美고용둔화기대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파월 연준의장이 금리 인상으로의 피봇 우려를 잠재우면서 미국채 금리는 이틀째 하락했다. 2년물의 경우 장중 한때 9bp 가량 급락해 4.87%로 4월 12일래 저점으로 밀렸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지난주 20만8000명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1분기 단위노동비용지수가 연율 4.7%로 1년래 최대폭 상승을 기록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더했지만, 금요일 발표될 4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가 작년 11월래 최저치인 24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을 안심시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의 필립 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통화정책 경로를 미리 정할 수 없다며 회의 때마다 지표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빅테크 랠리에 힘입어 반등했다. 장 마감 후 애플은 분기 실적과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1-3월 매출은 908억 달러로 전년비 4.3% 감소했지만 애널리스트 추정 평균치 903억 달러를 상회했고, 4-6월의 경우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배당금은 주당 25센트로 4% 올리고 자사주 추가 매입 1100억 달러 계획도 승인했다. 이에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한때 7% 넘게 급등했다. 한편 달러-엔 환율은 전일 일본 당국의 개입이 의심되는 가운데 다시 156엔선을 넘어선 뒤 뉴욕장 오후에 153엔대로 내려왔지만,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가 지속되는 만큼 올해 안에 165엔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달러당 165엔?

RBC Capital Markets 아시아 FX 전략 책임자인 Alvin Tan은 달러-엔 환율이 일본 당국의 방어 노력에도 불구하고 1986년래 처음으로 올해 165엔 선을 테스트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국의 개입이 특히 미국과 공조할 경우에만 효과가 있다”며, 투자자들이 좀처럼 엔화 약세 베팅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는 미-일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부각되면서 올해 들어 달러 대비 8% 가량 약세를 보였다. 이번주 일본 외환당국이 2차례에 걸쳐 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초엔저 현상을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RBC Capital은 올해 1분기 엔화 전망에서 블룸버그 랭킹 1위를 차지했다.

Tan은 달러-엔 환율이 160선을 다시 상향 돌파하려면 시간이 좀더 걸릴 수 있다며, 당국은 특정 환율 수준보다 환율 변동폭에 대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즈호증권의 스트래티지스트인 Shoki Omori는 당국 개입만으로는 엔저 추세를 막을 수 없다는 인상을 주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엔화 매도에 더 편안함을 느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에 기고하는 외환/금리 스트래티지스트인 Vassilis Karamanis는 달러당 160엔선이 일본 당국에게 레드라인으로 보인다며, 일본은행이 160엔선 방어를 위해 계속 개입을 시도하겠지만 현재로선 부질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본, 이번주 2차 엔화 개입에 약 3.5조엔 투입 추정

일본은행(BOJ)의 당좌예금잔고 수치를 분석해보면 일본 외환당국이 엔화 지지를 위해 이번주 월요일 5.5조엔을 쏟아부은데 이어 2차 개입에서 약 3.5조엔(225억 달러)을 투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이래 첫 실개입인 셈이다. 1990년래 처음으로 160선을 넘어섰던 달러-엔 환율은 5.5조 엔으로 추정되는 당국 개입 속에 월요일 한때 154엔까지 밀렸다가 다시 158선을 노렸지만, 파월 연준의장의 절제된 발언 직후 추가 개입 추측까지 더해져 전일비 3%나 급락해 153.04엔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목요일에 다시 156선을 상회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메이지야스다 연구소의 이코노미스트 키카와 유야는 일본 공휴일과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겹친 이번 주가 “당국이 투기세력들을 상대하기 아주 좋은 시기”라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달러당 160엔선을 지키겠다는 당국의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고 진단했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목요일 당국 개입을 묻는 질문에 “환율 개입 유무에 대해서는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개입 관련 내용은 이달 말에 공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일본 당국자들은 개입 여부를 바로 확인해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같은 전략은 시장 참여자들이 당국의 액션을 궁금하게 여겨 엔화 약세 베팅에 적극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HSBC, 올해 연준 금리 인하 전망 75bp에서 25bp로 변경 

HSBC는 연준이 올해 총 75bp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철회하고 9월 25bp 한차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5월 1일자 보고서에서 Ryan Wang 등 HSBC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나온 지표들이 회복탄력적 경제 성장과 끈적한 근원 인플레이션을 보여줬다며, 전망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인하 시점은 여전히 매우 불확실하지만 전년비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여름이면 약간 하락한 뒤 연말로 가면서 다시 상승할 수 있어 9월 인하가 유력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다만 내년 총 75bp 인하 전망은 유지했다.

한편 씨티그룹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Andrew Hollenhorst는 미국 경제 경착륙 위험을 지적하며 실업률이 크게 오르면서 연준이 코너에 몰려 올해 총 100bp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모든 다양한 지표를 종합해보면 그 추세가 고용시장 약세를 가리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KKR의 Henry McVey는 올해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레이더들은 올 11월 1차례 25bp 인하를 가격에 반영 중이다.

빌 그로스 ‘토탈리턴 전략은 이제 죽었다’

1980년대 채권 시장에 혁명을 일으킨 ‘토탈리턴(total return)’ 전략을 개척한 빌 그로스가 이제 이 접근 방식은 더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당시 꾸준한 이자만 받는데 만족했던 채권 투자자들과 달리 핌코의 공동창업자인 그로스는 1987년 토탈리턴펀드(Total Return Fund)를 출시해 듀레이션과 신용 리스크, 변동성에 액티브 포지션을 구축했다. 채권 쿠폰 이자에 더해 채권 가격 상승시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이를 세계적인 채권 펀드로 키우면서 ‘채권왕’이란 명성도 얻었다. 현지시간 목요일 게시한 투자 전망에서 그로스는 토탈리턴이란 개념을 처음 생각해냈을 때와 달리 채권 금리가 현재 너무 낮아 투자자들이 채권 가격 상승을 누릴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981년 16%에 육박했으나 지금은 약 4.6% 수준이다.

미국채 강세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그는 10년물 금리가 향후 12개월에 걸쳐 5% 위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부채에 너무 중독되어 있어 정부가 경제의 활기를 유지하려면 미국채 발행 잔액을 연간 최대 2조 달러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리 하락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채 공급의 거침없는 증가와 채권 가격의 끝없는 하락 가능성에 맞서야 한다”며, “토탈리턴은 죽었다. 그들이 당신에게 채권 펀드를 팔도록 놔두지 말라”고 조언했다.

中화웨이, 비밀리에 하버드大 등 미국 첨단 연구 자금 지원

미국 정부로부터 블랙리스트로 지정된 중국 거대 통신업체인 화웨이 테크놀로지스가 워싱턴 소재 독립 재단을 통해 하버드를 비롯한 미국 대학의 첨단 연구에 비밀리에 자금을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비공개 문서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2022년부터 비영리 전문학회 옵티카(Optica)의 산하기관인 옵티카 재단이 주관하는 학술대회에 수백만 달러의 상금을 제공한 유일한 후원자였다. 전 세계에서 수백명의 과학자들이 연구 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여기에는 화웨이와의 협력이 금지된 미국 일류대학의 연구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옵티카의 회원들은 통신, 생의학 진단, 레이저 등의 기술을 뒷받침하는 광학을 연구한다.

옵티카 재단은 비공개 문서에서 이 학술대회의 “자금 출처 또는 프로그램 후원자로 화웨이를 표시할 필요가 없다. 본 계약의 존재와 내용 및 당사자 간의 관계도 기밀 정보로 간주한다”고 명시했다. 대회 지원자와 대학 관계자, 심사위원 등은 블룸버그 기자의 질문에 화웨이의 역할을 몰랐다며, 자금이 외국 기관이 아닌 옵티카 재단에서 나온 것으로 믿고 있었다고 답했다. 화웨이 대변인은 옵티카 재단과 함께 글로벌 연구를 지원하고 학술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기 위해 해당 대회를 시작했다며, 홍보용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화웨이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 나쁜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