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달러당 130엔? 넷플릭스 쇼크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일본 당국이 연일 엔화 약세가 가파르다며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지만 미-일간 통화정책 차별화와 그에 따른 금리차에 베팅하고 있는 시장을 설득하기엔 무기력한 모습이다. 달러-엔 환율이 한때 1.6% 가까이 튀며 13거래일째 올라 역대 최장기 랠리를 이어갔고, 이젠 129엔도 훌쩍 넘어섰다. RSI(14) 상대강도지수상 과매수 신호 속에 미즈호의 Neil Jones는 130엔 영역까지 가더라도 놀랍지 않다고 진단했다. 중국 위안화 역시 중국 성장 전망 우려와 미국채 금리 상승에 달러 대비 6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밀렸다.

뉴욕증시는 광범위하게 올랐고 특히 나스닥 100 지수는 2% 넘게 급등했다. 그러나 장 마감후 넷플리스가 어닝 쇼크를 내놓으면서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25% 넘게 급락해 기술주에 대한 투심이 흔들릴 수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로 급성장한 넷플릭스는 올해 1분기 가입자 수가 20만명 줄었다고 밝히고, 2분기엔 심지어 추가 200만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팬데믹 기간에 시행했던 무료 점심 서비스를 이번주를 끝으로 종료한다. 월가가 이제 완전 근무 정상화에 거의 다가갔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미국채 매도

미국채 30년물 금리가 3년래 처음으로 3%를 상회하는 등 미국채 매도세가 깊어지는 모습이다. 2년물 금리는 한때 16bp 급등해 2.61%를 넘어 일드커브 플래트닝을 연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팬데믹 관련 공급망 차질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고 연준이 공격적 긴축 경로를 시사하면서 올해 미국채 금리는 꾸준히 상승했다. 연준 위원들이 5월초 FOMC 회의에서 50bp 빅스텝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이제 보편적인 분위기다. 이미 다음달 50bp 금리 인상에 베팅 중인 머니마켓은 현지시간 월요일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가 75bp 인상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된다고 발언하면서 더욱 긴장하기 시작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한 것은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

글로벌 성장 우려

세계은행에 이어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1월에 제시했던 4.4%에서 하향조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래 가장 큰 폭의 전망 수정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봉쇄 조치 재개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대폭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 전망 역시 0.2%p 하향한 3.6%를 제시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올해 선진국은 5.7%, 개도국과 신흥국은 8.7%로 내다봤다. IMF는 기대 인플레이션의 고삐가 풀릴 위험이 높아졌다며, 보다 공격적인 통화 정책 긴축이 촉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지난 1월 전망 대비 0.5%p 하향 조정했다.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카르멘 라인하트는 글로벌 경제가 “예외적인 불확실성”의 시대를 겪고 있다며, 이미 낮춘 성장 전망을 추가로 하향조정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Pierre-Olivier Gourinchas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각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보다 시급하고 필요해졌다고 진단했다.

연준 긴축

오랫동안 비둘기파로 알려진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기준금리가 내년 중립 수준 위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현지시간 화요일 뉴욕 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말했다.  “아마도 우리는 중립을 넘어설 것”이라며, 특이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 3%-3.5%가 될 수 있어 이는 연준이 원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3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비 8.5%로 1981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뒤 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 경로를 그리는 데 있어서 인플레이션 지표를 얼마나 면밀히 주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연준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가파른 긴축을 시사하고 있다. 이들이 보는 중립금리는 2.25-2.5% 수준이다. 또한 에반스는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 적극적 통화정책 수단이 아니라며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는 것은 중요하지만 경제를 해칠 정도로 지나치게 금리를 움직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경제

러시아 군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두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경제가 지금까지는 잘 버티고 있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어느 정도 시간을 번 듯 하다. 인플레이션이 20%에 육박하고 경기 침체가 불가피해 보이지만 아직까지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모습이다. 러시아 당국이 강력한 자본 통제로 금융 위기 확산을 막은데다 풍부한 오일머니 덕분에 추락하던 루블화가 기사회생해 물가 부담을 다소 덜어준 영향이다. 게다가 러시아 경제활동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상태다. 골드만삭스 추산에 따르면 3월 러시아 소매판매는 전년비 10% 감소로 팬데믹 봉쇄 정점 당시에 비해 그 충격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국제 제재조치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적 고통은 시간이 지나면서 본격화될 전망이다. JP모간은 올해 러시아 경제성장률을 -7%로 경고했고, IMF는 -8.5%를 내다봤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거의 -10%를 예상했다.

유가 경고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에 진심이라면 어느 정도 고통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금수조치를 취할 경우 하루 400만 배럴 이상의 공급을 당장 대체하기 힘들기 때문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185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JP모간은 경고했다. 반면 러시아산 석탄처럼 약 4개월에 걸쳐 수입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경우 유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간의 기본 시나리오는 보다 보수적으로, 연말까지 하루 약 210만 배럴 정도 러시아산 석유의 유럽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WTI)는 중국이 코로나 제로 정책을 고수하며 봉쇄 조치를 이어가고 IMF가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낮추면서 5% 넘게 급락해 102달러대로 밀렸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