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日엔 개입효과? 가자지구 휴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거침없이 160선을 넘어섰던 달러-엔 환율이 일본 당국의 개입 추정 속에 월요일 장중 한때 154엔까지 밀렸다가 156엔 부근에서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연준이 이번주 FOMC에서 끈질긴 인플레이션 우려로 자칫 매파적 시그널을 보낼 수 있어 미-일간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초엔저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기 어려워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6만 건이 넘는 연준 관련 헤드라인을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에 따라 분석한 ‘연준심리지수’는 지난 12월 비둘기파적 피봇을 내놓았던 파월 연준의장이 이번엔 매파적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미 재무부는 올 4-6월 기간 동안 연방 정부 순차입 추정치를 지난 1월 말 제시했던 2020억 달러에서 2430억 달러로 높였다.

통화 트레이더들은 일본 당국이 지속적으로 엔화 방어에 나서야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Nomura International은 거시경제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달러당 160엔으로의 복귀가 가시권에 있다며, 월요일 엔화 거래는 시장이 일본 외환당국과의 대결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은 달러 당 155엔-160엔 범위에서 당분간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고, Lord Abbett은 땜질식 개입으로는 효과가 금새 사라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통화정책 가이던스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RBC BlueBay Asset Management의 최고투자책임자인 Mark Dowding는 지난 금요일 일본은행 정책 유지 결정에 실망해 엔화 강세에 대한 베팅을 정리했다며, “개입 트레이드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증시는 기업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상승을 이어갔다. 80%가 넘는 미국 기업들이 높은 금리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업 이익 증가율이 전년비 4.7%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닝 시즌 개막 전 추정치 3.8에 비해 꽤나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중국을 깜짝 방문해 야심작인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원칙적 승인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지며 테슬라 주가가 장중 한때 18% 넘게 급등했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日 엔화 개입 효과?

달러당 160엔선마저 뚫리자 일본 당국이 2022년 이래 처음으로 자국 통화 방어를 위해 시장에 개입했다는 추측이 돌면서 월요일 오후 엔화 가치가 급반등했다. 일본 공휴일로 유동성이 줄어든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34년래 고점인 160.17까지 거침없이 치고 올라 갔다가 약 6시간만에 154.54까지 후퇴하는 등 일중변동폭이 3% 넘게 출렁였다. 애널리스트들은 환율 움직임의 폭과 속도를 볼 때 당국 개입이 의심된다고 진단했다. 일본 재무성 최고 통화책임자인 간다 마사토는 월요일 발언에서 투기에 의한 과도하고 비정상적인 환율 변동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묵과할 수 없다며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말할 게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우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당국이 개입해 엔화 매입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National Australia Bank의 스트래티지스트 Rodrigo Catril은 “시장이 매우 불안하고 유동성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엔화는 가지고 놀기에 날카로운 장난감”이라며, 당국 개입 리스크 역시 불안을 더한다고 지적했다. IG Australia의 시장 애널리스트 Tony Sycamore는 “이번 움직임은 실제 일본은행(BOJ) 개입의 모든 특징이 있다”며, 일본 공휴일로 달러-엔 유동성이 줄어 BOJ가 좀더 쉽게 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고의 타이밍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Capital.com의 Kyle Rodda는 투자자들이 서둘러 숏 포지션을 커버하고 투기성 트레이더들이 변동성을 이용하려 하면서 “매우 와일드한” 거래가 연출되었다고 전했다. Malayan Banking의 Fiona Lim은 “개입이 없다면, 특히 연준이 금리 인하를 더 오래 기다리겠다는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떨어지는 칼을 잡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달러-엔이 160선을 확실히 넘어설 모멘텀이 분명히 존재해 시장은 일본 당국의 급격한 엔화 절하에 대한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자 지구의 휴전 협상 기대에 국제유가 하락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협상 진전 기대에 원유의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축소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뉴욕타임즈는 이스라엘 측이 우선 석방 인질 요구를 최소 40명에서 33명으로 낮추는데 합의할 생각이 있다고 3명의 이스라엘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화요일 재개될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이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장중 한때 1.7% 급락해 배럴당 82.4달러까지 밀렸다. 중동을 방문 중인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가자 지구의 휴전 성사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하면서 휴전을 향한 모멘텀이 형성되는 분위기다. 블링컨은 하마스 무장세력 지도부에 임시 휴전을 위한 이스라엘측 조건에 대해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백악관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우려를 경청하고 미국 당국자들과 만나기 전까지 라파 침공을 보류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렌트유는 배럴 당 1달러 가량 백워데이션 상태로 단기적 공급이 타이트하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OPEC+의 공급 축소와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로 가파르게 올라 브렌트유의 경우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JP모간, 작년 여름과 같은 증시 혼란 우려

미국 주식시장이 작년 8월에 시작된 혼란을 재현할 위험이 있다고 JP모간 수석 시장 스트래티지스트인 마르코 콜라노비치가 경고했다. 그는 고금리 장기화가 경제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해 올해 증시 랠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현지시간 월요일 투자자노트에서 주장했다. 성장-정책간 트레이드오프가 골디락스에서 벗어나고, 증시 집중화가 반전될 리스크가 계속 남아있는데다 올해 기업 실적 가속화에 대한 기대가 너무 높고 포지션닝 정리마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대형 기술주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예상보다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금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발표된 실망스러운 1분기 경제성장률과 예상보다 높은 근원 인플레이션은 경기 연착륙 기대를 압박하고 자칫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FOMC에서 파월 연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가고 있다는 확신이 좀 더 필요하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모간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스트래티지스트는 높은 미국채 금리 압박에 미국 기업들의 실적 호조가 제대로 빛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뮬러 ‘ECB, 6월 금리 인하 내릴 듯’…노트 ‘6월 후 조심스런 접근’

매디스 뮬러 유럽중앙은행 (ECB) 정책위원 겸 에스토니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6월 ECB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가능해 보인다고 에스토니아 의회에서 말했다. “6월에 다시 만날 때 유로존 경제에 아주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아마도 우리는 현재 이미 매우 높은 중앙은행 금리를 낮추는 것이 가능한 지점에 이르렀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이미 2%에 거의 도달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그 수준에 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한편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ECB가 6월 이후 “조심스런 접근방식”을 택해야 한다며, 매 분기마다 노동시장에 대한 추가 지표가 나와 경제 전망을 업데이트하고 그에 따라 통화정책을 재조준해야 한다고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그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불안이 에너지 가격을 크게 부추길 가능성은 높게 보지 않으면서도, 아직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기엔 이르다며 특히 단위당 노동비용 추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3개월 간 미국의 경험은 우리가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점을 상기시켜준다”며, ECB는 2025년이 되어서야 지속가능한 2%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루이스 데 귄도스 ECB 부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중동 사태 등 상당한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PBOC, 지역 은행에 채권 투자 경고…시진핑 EU 방문

중국인민은행(PBOC)이 금융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일부 지역 대출기관에 초장기 채권 투자를 축소하도록 권고했다고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이 밝혔다. 최소 두 곳의 동부 지방에 소재한 상업 은행들은 최근 몇 주 동안 초장기 채권에 대한 대규모 익스포저를 피하고, 동시에 채권 듀레이션 및 레버리지도 줄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PBOC는 시장 가격과 경제 전망 사이의 불일치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시사하며 장기 국채 랠리를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앞서 이달 초 여러 지역은행에게 초장기 국채 익스포저를 제한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시장이 국채 매도로 반응하면서 중국의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월요일 2.57%로 2개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투자자들은 그동안 내수 부진과 부동산 위기에 PBOC의 통화 완화를 베팅하며 국채로 몰렸지만, 당국의 강력한 메시지에 주식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PBOC는 논평 요청에 즉시 응답하지 않았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래 처음으로 유럽연합(EU)을 방문한다. 무역과 스파이 활동 의심, 중국의 러시아 지원 등 여러 이슈로 긴장이 높아진 상황에서 5월 5-10일에 프랑스와 헝가리를 찾을 예정이라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