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엔화공조? 연준 4번연속 50bp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대선 최종 투표에서 극우진영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한 것으로 예측되면서 수십년래 최악의 안보 위기에 봉착한 유럽연합(EU)이 단합하는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르펜 승리시 브렉시트에 준하는 시장 충격을 우려했던 투자자들이 안도하는 가운데 유로는 한때 달러 대비 0.5% 가량 상승했다. 한편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장관이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무기 공급과 러시아 대응방안을 논의한다고 젤렌스키의 고문이 전했다.

뉴욕증시는 금요일 실망스러운 기업 실적과 공격적인 연준 금리 인상 전망에 심리가 위축되며 주요 주가지수 모두 2% 넘게 급락했다. 미국 통신 대기업인 버라이존 커뮤니케이션스는 연간 매출 전망을 하향한 영향에 주가가 한때 2년래 최대폭인 6.5% 추락했고,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1분기 비용 급증 소식에 3% 가까이 빠졌다. 트위터가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인수 제안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돌아섬에 따라 양측이 현지시간 일요일 회동한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엔화 공조?

미국과 일본의 재무장관이 현지시간 목요일 양자회담을 갖고 기존의 환율 합의를 재확인했다. 미-일간 통화정책 차별화와 금리 차이로 인해 달러-엔 환율이 최근 2002년래 고점을 경신하며 130엔선에 바짝 다가서자 일본 당국의 구두개입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TBS는 익명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환율 개입 공조 가능성을 논의했으며, 미국측의 어조가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쪽이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 후 달러-엔이 127엔대로 밀리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129엔을 상회했다.

일본 재무상은 엔화의 최근 급격한 움직임에 대해 논의했다면서도 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한 시장 개입과 관련해 논의했는지 묻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미국 재무부는 금요일 성명서를 내고 양국 재무장관이 “외환시장을 포함해 금융시장 전개상황을 논의하고 환율에 대한 G-7 및 G-20 차원의 약속을 유지해야 하는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G-7 합의에 따르면 환율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어야만 하며, 다만 과도하게 움직일 경우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이 1998년 당시처럼 직접적으로 일본의 엔화 방어를 도울 가능성은 낮으며, 기껏해야 암묵적 방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구로다 일본은행(BOJ) 총재는 미국에 비해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훨씬 얌전하다며 BOJ가 통화 부양책을 계속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해, 이번주 정책 동결 기대를 더했다.

연준 4번 연속 50bp

머니마켓이 현지시간 금요일에 연준 금리 인상 기대를 높여 9월 FOMC 회의까지 총 200bp 긴축을 가격에 반영했다. 즉 연준이 5월과 6월, 7월에 이어 9월에도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것으로 베팅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20여년래 가장 빠른 긴축 속도로, 제롬 파월 연준의장이 전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가장 공격적인 발언을 내놓으면서 리프라이싱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앞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필요시 75bp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점보 스텝 가능성을 열었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총재 역시 2차례의 50bp 인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발언해 시장 기대를 부추겼다. 옵션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여러 차례 75bp라는 점보스텝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비한 헤지 움직임도 나타났다. 그러나 75bp 긴축에 대해 연준 위원들은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총재는 5월 50bp 인상은 지지하지만 그보다 더 큰 폭의 움직임은 “옳은 길이 아닌듯 하다”고 현지시간 금요일 CNBC에서 말했다.

채권 토네이도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총재는 지난 목요일 채권시장이 “매우 안전한 투자처는 아닌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미국채 매도세가 깊어지면서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채권 금리가 얼마나 더 오를지 예측하느라 분주했다. AmeriVet Securities의 미국 채권 트레이딩 및 전략 책임자인 Gregory Faranello는 “토네이도가 덮쳤다”며, 연준 정책이 리프트오프에서 멈추지 않고 긴축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를 잃었다고 진단했다. 유명한 채권 강세론자인 Hoisington Investment Management는 드물게 분기 보고서에서 고객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미 미국채는 올해 들어 8% 넘게 하락해 1973년 블룸버그 지수 집계 시작 이래 최악의 연초 성적을 기록했다. 블랙록의 Bob Miller는 시장이 과거 최종금리가 3.25%였던 긴축 싸이클과 유사한 경로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향후 6개월에 걸쳐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연방기금금리가 2.5%로 갈지, 3.5% 또는 그보다 더 높이 갈지”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중 관세 철회?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40년래 가장 뜨거운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미국인들을 구제하기 위해 트럼프 시대의 광범위한 수입 관세를 축소하는 방안에 마음이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현지시간 금요일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관세 철회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중국에 대한 무역 전략을 신중하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고려할 가치가 있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기를 원하며, 어느 정도 바람직한 효과가 예상된다. 우리가 들여다 보고 있다”고 말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지난달 연구보고서에서 중국산 제품을 포함해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부과됐던 수입관세를 없앨 경우 인플레이션을 1.3%p 낮출 수 있다고 추산했다. 옐런은 또한 세계가 그동안 너무나 많이 변했다며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 금융 기구 역시 대변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 우려

중국의 연료 수요가 4월 들어 전년비 20% 가량 줄어들 전망이라고 중국 에너지업계 내부 정보에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원유 하루 120만 배럴에 달하는 소비 감소로, 팬데믹 발발 초기 이래 최대의 수요 쇼크가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감염 재확산에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대응하면서 상하이 등 여러 지역을 봉쇄한 영향에 여러 이코노미스트들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경기둔화 우려 속에 위안화가 지난주 달러 대비 2% 넘게 후퇴해 중국인민은행(PBOC)이 어떤 시그널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편 지난 여름 시장 컨센서스와 반대로 중국 테크주 매도콜을 외쳤던 DZ Bank의 Manuel Muehl는 아직 고통이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항셍 테크 지수는 2021년 고점 대비 60% 넘게 빠진 상태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