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엔 안전자산? 中인하기대

(블룸버그) — 일본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엔화의 안전통화 지위에 의문이 제기됐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8월래 최대폭인 1.6% 급등해 111.59달러로 작년 5월래 고점을 경신했다. 반면 달러(BBDXY)는 미국 주택지표 강세에 4개월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강달러에 대한 불만을 부채질할 수 있다. 뉴욕증시는 중국의 적극적 경기대응에 힘입어 신기록 경신에 나섰다. 중국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항공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자금 투입과 합병등 다양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 하이난성 정부는 경영난이 악화된 HNA그룹을 인수해 항공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낮춘데 이어 오늘 1년물과 5년물 대출우대금리를 5bp-1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공개된 1월 28일-29일 FOMC 의사록에서 연준 인사들은 현재의 통화정책이 당분간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상최장기 미국 경기팽창을 위협할 수 있는 대내외 리스크를 주시했다. 선물시장은 연내 최소 1차례 연준 금리 인하 기대를 유지하며 12월말까지 약 40bp 완화를 가격에 반영했다. 한편 간밤 연설에서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총재는 미국 경제가 상당히 양호한 상태로 지속할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긍정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다음 금리 움직임은 인상보다는 인하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고, 카플란 댈러스 연은총재는 아직 코로나19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11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 첫 등판해 선두주자인 버니 샌더스와 정책 공방을 벌인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일본도 경기 침체

일본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있다는 우려에 엔화가 9개월래 최약세로 후퇴했다. 일본 12월 핵심기계수주가 전월비 -12.5%로 예상보다 크게 악화되자 엔화는 주요 통화 대비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경제성장률이 연율 기준 지난 분기 -6.3%에 이어 이번 분기에 -0.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엔화의 시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중국이 코로나19 충격에 흔들리는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추가 부양책을 고려하면서 일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후퇴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일본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BBH는 “일본이 미국보다 코로나19에 훨씬 더 취약하다”며, 이미 그 전부터 일본 경제는 위축되고 있었다며, 달러-엔 환율이 111.07선을 돌파할 경우 다음 목표는 112.40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노무라는 코로나19가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내 감염 사례는 지난 일주일간 두 배 이상 증가해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싱가포르와 견줄 정도다. 최근 침체 신호에 아베 일본총리는 부양책을 내놓은지 2개월도 채 안되어 추가 지출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구로다 총재는 이달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필요시 주저하지 않고 행동에 나서겠다고 말한바 있다.

유로 바닥?

유로가 최근 몇주 사이에 가파르게 하락하자 심지어 약세론자들조차 현물시장에서 유로 하락에 베팅하는데 조심하는 모습이다. 유로는 올해 들어 달러 대비 거의 4% 빠져 2015년 이래 최악의 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여지가 현물시장에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추측이 일고 있다. 그 결과 보다 중기적으로 유로 약세를 예상하는 트레이더들이 옵션시장에서 이에 포지션하기 시작했다. 유로가 이번주 1.08달러를 하회하며 2017년래 최저 수준으로 밀리자 투자자들은 숏포지션을 줄이거나 심지어 완전히 정리하려 하고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풋 스프레드 및 barrier downside 거래 등 옵션 전략에 진입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옵션 확률 모델에 따르면 유로가 1.07달러로 하락할 가능성은 1주일내 12%, 1개월내 44%로 추정된다. 머니마켓은 여전히 유럽중앙은행 (ECB)의 다음 금리 움직임을 인하로 보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는 유로존 경기회복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미국 채권과 주식을 향한 유럽계 투자자들의 기록적 자금 이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뿐만 아니라 유로화는 이제 2017년 프랑스 선거 1라운드 이후 형성됐던 범위에 진입해 기술적 차트에 따르면 하락세가 힘을 잃을 수도 있다.

터키 금리 인하

터키중앙은행이 다시 금리를 인하했다. 7개월에 걸친 완화 주기 중 가장 작은 폭으로 움직였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내가 줄기 시작해 역풍의 위험이 있다. Uysal 총재는 물가 압력이 높아지는 시점에 인플레이션 조정 금리를 더욱 마이너스 영역으로 몰아가고 있다. 통화정책위원회는 현지시간 수요일 기준금리를 11.25%에서 10.75%로 내렸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인하를 예상했으며, 몇몇은 동결을 내다봤다. SG는 당국이 통화가치 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한 가운데 특히 기업을 위한 신용 확대가 최대 목표라고 평가했다. 7월 이후 기준금리가 총 13.25%p 인하되면서 터키리라의 변동성이 높아졌다. 게다가 터키의 지정학적 문제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인하로 터키의 실질금리는 -1.4%가 되었다. 미국과 영국, 일본, 캐나다 등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터키리라는 지난 한달간 달러 대비 3% 넘게 약세를 보였다. 금리 결정 발표 후 터키리라-달러 환율은 반등해 0.4% 가까이 올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추가 완화 가능성이 있다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한자리수 금리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통화위기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그의 뜻대로 될 전망이다. 한편 아르헨티나는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IMF는 아르헨티나 부채 규모가 지속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IMF 전망유지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제 성장이 바닥을 지나고 있는듯 보인다고 진단했다. 다만 코로나19 등 리스크 요인이 전망을 지배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IMF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앞두고 “지난해 현저한 둔화를 보인 세계 경제 활동이 2020년에는 완만하게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화 및 재정 정책 조치가 경제활동을 지지해 침체 악화를 막았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IMF는 “하방 리스크가 계속 지배적”이라며, 코로나19의 추가 확산 또는 무역 긴장 재발시 경기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산이 중단되고 감염 지역의 이동이 제한됨에 따라 중국 경제활동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MF는 1월 예상했던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3.3%를 그대로 유지했다. 중국의 단기 전망은 바이러스 통제 성패에 달려 있다며, 과거 사스 발병 때처럼 경제가 후에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급 우려에 유가급등

글로벌 원유 공급 우려가 제기되며 국제유가가 2월 들어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WTI는 한때 배럴당 53.49달러로 2.8% 가량 급등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지원한 러시아 최대 석유업체인 로스네프트의 무역자회사에 제재를 가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게다가 리비아에선 원유 수출 봉쇄를 압박해온 Haftar 장군의 민병대가 트리폴리 항구를 공격하면서 휴전 협상이 중단됐다. OTC의 Mike Hiley는 “빅 턴어라운드”라며, 리비아 사태와 미국 제재가 유가를 부추기는 반면 “코로나19는 사람들 마음속에서 천천히 뒤로 물러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인 중국은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고려하고 있다.

(참고: 마이클 블룸버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에 출마했으며, 그는 블룸버그 뉴스의 모기업인 블룸버그 LP의 설립자겸 대주주이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