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옐런 강달러시대? 골드만낙관

(블룸버그) — 옐런 미 재무장관 지명자가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정책 기본틀을 밝혔다. 그는 시장이 환율을 결정해야만 한다며, 미국은 경쟁우위를 얻기 위해 달러 약세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해 무역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외국의 그 어떤 시도도 반대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미 보도되었던 내용과 다르지 않은데다 시장이 선반영한 상태에서 달러(BBDXY)는 0.2% 가량 약세를 보였다. 옐런이 미국채 50년물 발행 가능성을 들여다보겠다고 말하면서 장기물 금리가 올라 5년-30년물 금리 스프레드가 한때 140bp를 상회하기도 했다. 전일 휴장했던 뉴욕증시는 어닝시즌에 본격 돌입하며 기술주와 소형주가 반등 랠리를 이끌었다.

미국내 코로나19 사망자가 40만명을 넘어서고 실업사태와 국론 분열이 심각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를 뒤흔들었던 격동의 시대가 드디어 막을 내린다. 그는 현지시간 수요일 고별사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성공을 공식 기원할 예정이다. 폼페이오미 국무장관은 중국이 신장 지역에서 무슬림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을 상대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며 체계적인 말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해 트럼프 임기 마지막까지 중국 때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 지명자 역시 대량학살 판단에 동감했다. 독일 정치권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학교 및 비필수 사업장 폐쇄 등 봉쇄조치를 2월 중순까지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이탈리아 콘테 총리는 하원에 이어 상원 신임투표에서도 승리를 거둬 최악의 위기는 모면한 모습이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옐런의 강달러 시대?

옐런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부터 시작되어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버렸던 강달러 정책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Mark Sobel 전 재무부 관료는 시장과 언론이 ‘강달러’ 문구에 관심이 지나치다며 옐런이 전통적 정책을 재확인했을 뿐이라고 진단했지만 일각에선 정책 선회란 판단도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와 므누신 재무장관은 특히 수출 차원에서 약달러의 혜택을 강조해왔다. 므누신은 “지나친” 강달러는 미국 경제에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옐런은 또한 지적재산권 도용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덤핑, 산업보조금 등 중국의 “남용적이고 불공정하며 불법적인 관행”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해 기존의 대중정책 노선이 유지될 전망이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팬데믹 상황에서 증세를 원치 않으며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추가 액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현재는 부채 증가 우려보다 코로나19 퇴치가 더욱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금리가 사상최저인 상황에서 “크게 행동(act big)”하는 것이 가장 스마트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기후변화 대처와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르면 목요일 상원에서 인준이 승인될 전망이다.

골드만 낙관

골드만삭스는 증시 조정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 부양책과 이번 경제 위기의 이벤트적 특징으로 인해 약세장 가능성은 낮다며, 주가 하락시 매수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피터 오펜하이머 등 골드만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약세장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시장이 “폭발적인” 밸류에이션 주도의 반등 이후 나타나는 강세장 초기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경기침체에서 출발해 새로운 주기의 시작을 알린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호재에 오르고 있지만 부진한 지표나 인플레이션 상승은 대체로 무시하는 분위기”라며, “조정의 위험이 있지만 약세장 변곡점은 없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증시는 작년 3월 코로나19에 따른 폭락 이후 70% 넘게 급등해 백신과 미국 부양책 기대로 이달초 신고점을 경신했다. 이번 반등은 2009년 금융위기 바닥 탈출과 거의 유사하다고 골드만은 지적했다. 당시 증시는 급반등 이후 조정이 뒤따랐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는 “구조적 약세장”을 촉발했지만 이번 팬데믹발 불황과 폭락은 이벤트에 따른 현상이라며, 전례없는 정책 지원 덕분에 구조적 상처와 테일리스크가 줄어 투자자들이 경기하강을 넘어서 경기회복을 바라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美10년물 2% 전망

1.9조 달러를 운용하는 JP모간자산운용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팬데믹을 딛고 일어서면서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올해말 최대 2%로 지금보다 거의 두 배 수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출 확대와 글로벌 백신 출시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자극해 연말이면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Seamus Mac Gorain 글로벌 금리 책임자가 예상했다. “단기적 기폭제는 바이든 행정부가 얼마나 큰 재정부양책을 내놓느냐에 달려 있으며, 이후엔 경제의 리오프닝”이라며 “중기 전망을 고려할 때 우리는 여전히 금리 상승과 일드커브 스티프닝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0년물 금리가 상승 압력에 가장 취약하다며, 연말 목표치를 1.5%~2%로 제시했다. 파월 연준의장이 최근 “지금은 출구전략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며 연내 테이퍼링 우려를 일축했지만, Mac Gorain은 12월쯤 연준이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고 2022년부터 양적완화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후 2년쯤 뒤에 금리인상 주기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G-7에서 D-10?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6월 확대 G-7 정상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히자 영국이 슬그머니 G-7을 개편하려 한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존슨은 이번 회의에 한국, 인도, 호주를 게스트로 초청해 중국 등 독재 국가에 맞서는 소위 주요 민주주의 10개국(D-10) 연합을 구성하려는 듯 보인다. 그의 의도는 글로벌 액션과 민주적 가치를 주창하고 EU 탈퇴 후 영국의 지위를 확고히 하는데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화요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다자주의를 빙자한 파벌주의를 거부한다”며 “소수의 국가가 결정한 규정을 국제사회에 적용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동안 G-7 정상회의 주최국이 관례적으로 다른 나라를 초청하기도 했지만 참관국의 역할은 대개 제한적이었다. 존슨의 계획을 잘 알고 있는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의 경우 게스트로 초청된 3개국이 처음부터 합류해 다음달 준비회의는 물론 이후 장관급 회의와 정상회의까지 모두 참석하게 된다. 일각에선 존슨의 D-10 계획이 오히려 G-7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일본은 G-7 확대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두 명의 유럽 외교관은 반(反)중 연합이 형성될 경우 중국과 냉전시대식 대결을 부추길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한국 갈등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의 제재를 우려해 한국의 은행들이 70억 달러의 이란 자금을 동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이 미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까지 타협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한 셈이다. 그는 현지시간 월요일 블룸버그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은행들이 제재를 통해 이란을 글로벌 금융권에서 소외시키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최대 압박’ 정책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환경오염을 이유로 한국 화학물질 운반선 ‘한국케미’를 나포한 사건은 동결 자금 문제와 상관이 없다며 부인했다. 그는 우선적으로 한국이 동결 자금을 풀어주고 이란 은행들과 협력하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아직까지 그같은 의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을 인스텍스(Instex)나 스위스-미국 합작 메커니즘을 통해 송금하는 방법이 가능하지만 이는 두번째 단계라며 한국의 정치적 결단을 촉구했다. 인스텍스는 유럽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이란과의 교역을 전담하기 위해 설립한 금융 특수목적법인이다. 바이든은 이란이 핵협정을 완전히 준수한다면 제재 조치를 해제하고 미국이 다시 핵협정에 가입할 의사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