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美中회담, 금리인하베팅 위험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를 환영하면서도 연준 등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공격적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와 기업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모습이다. 세계은행은 지난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기존보다 절반 가까이 낮추고 “지난 50년 동안 목격했던 가장 급격한 둔화 중 하나”를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wC가 지난 10월과 11월에 4410명의 재계 대표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73%가 향후 12개월에 걸쳐 글로벌 성장률 하락을 점쳤고, 40%은 자신의 기업이 10년안에 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Forum의 이코노미스트 대상 설문에선 응답자의 3분의 2가 2023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예상했다. 이같은 우려는 이번주 다보스 포럼에서 무르익을 가능성이 있다.
뉴욕증시가 마틴루터킹 데이로 휴장한 가운데 유럽증시는 상승했다. Oanda Europe의 Craig Erlam는 이번 어닝시즌이 연초 랠리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 넣을지 아니면 파티 분위기를 망칠지 지켜봐야 한다며, 자칫 연착륙 기대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카타르 투자청의 최고경영자(CEO) Mansoor Al Mahmoud는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의 비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美中 경제회담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류허 중국 부총리와 1월 18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첫 대면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미 재무부는 성명서에서 양측이 거시경제 전개상황 및 기타 경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회담의 목적이 경제 및 금융 정책 협조를 강화하고 작년 11월 시진핑 주석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약속을 이행하는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국간 무역 정책 담당자들이 “건전한 의사소통”을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깜짝 회동이 무역과 인권, 대만 등 여러 민감한 이슈로 여전히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양국간 관계에 얼마나 개선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옐런은 최근 몇달 동안 믿을만한 동맹국끼리 뭉쳐 핵심 부품의 중국 공급 의존도를 낮추자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 정책을 주창해왔다. 미국은 또한 국가안보를 이유로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기술을 중국에 넘기지 못하도록 막아섰고, 이에 반발한 중국은 경제 보호주의라며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기도 했다.

블랙록, 금리 인하 베팅 경고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했던 필립 힐데브란트 블랙록 부회장은 중앙은행들이 통화 완화를 예상하는 트레이더들의 기대를 꺾고 올해에도 인플레이션의 하향세를 유지하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릴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세계경제포럼 참석차 다보스에 온 힐데브란트는 블룸버그 TV와 가진 인터뷰에서 “솔직히 올해 통화 완화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본다. 내가 보기에 시장이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이 수십년래 최고 수준에서 가파르게 하락하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이 이를 2% 목표까지 끌어내리려 하고 있는데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오르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기껏해야 금리인상을 쉬어가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나마도 당장 브레이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부 기업들이 ‘이지 머니’ 시대의 종료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중앙은행이 솔직하게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가능성을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가안정을 되찾으려면 경기침체를 수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자재 상품 ‘낙관적 조합’

골드만삭스는 원자재 상품이 완벽한 거시 경제 환경과 거의 모든 주요 원자재의 낮은 재고로 인해 올해 모든 자산군 중 가장 전망이 좋다고 주장했다. 2023년은 따뜻한 겨울 날씨와 금리 상승으로 상품 가격이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중국 수요가 되살아나기 시작하고 공급측 투자가 불충분해 연간 전체로는 가격 상승을 위한 “골디락스” 순간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자재 상품 리서치 책임자인 Jeff Currie는 “이보다 더 낙관적인 조합을 생각할 수 없다”며, “재고가 필수적인 운영 수준이거나 생산 여력이 소진되어 모든 시장에서 공급 부족이 명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2007년 초에서 2008년 중반까지 상품 가격의 기록적 랠리와 유사하다며, 당시 연준이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고 중국이 가속 페달을 밟고 유럽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가량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가지 예외는 올해 재고가 충분해 보이는 유럽 천연가스라고 지적했다. 지난 일요일 골드만은 알루미늄의 올해 평균 가격 예상치를 기존 톤당 2563달러에서 3125달러로 상향조정했다. 알루미늄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에서 1% 오른 2621달러에 거래됐다.

중국 부동산 지원

중국의 금융 규제당국과 대형 부실자산관리기업들이 올해 1분기에 우량 부동산 개발업체를 상대로 최대 1600억 위안(240억 달러) 규모의 리파이낸싱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이 전했다. 지난 금요일 선별적 부동산 지원책을 발표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PBOC)는 중국화롱자산운용 등을 통해 800억 위안 규모의 대출을 연 1.75% 금리로 부동산 개발업체에 제공하고, 부실자산관리회사에게 같은 액수로 지원 사격에 나설 것을 요청했다. 지난 11월부터 중국 당국은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을 구제하기 위해 일련의 대책을 내놓았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개발업체에게 금융 지원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요 진작을 위해 모기지 금리를 인하하고 계약금 비율도 낮췄다. 그러나 전면적인 방역규제 완화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아직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영국 리스크

앤드류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는 트러스 전 총리의 무분별한 감세안에 따른 영국 자산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거의 대부분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우리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사람들에게 확신시키려면 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세계가 영국이 정상을 되찾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현지시간 월요일 의회 재정위에서 강조했다. 리스크 프리미엄이 후퇴함에 따라 시장의 모기지 금리도 안정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BOE가 트러스 사태로 빚어진 위기에 대응해 시장 안정용 긴급 프로그램으로 사들였던 채권을 시장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정리했다고 밝혔다. 한편 Pablo Hernandez de Cos 유럽중앙은행 정책위원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로 되돌아온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계속해서 꾸준한 속도로 금리를 상당히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