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유가
국제유가(WTI)가 한때 배럴당 10달러로 21% 넘게 빠지며 전일 급락세를 이어가다가 13달러 부근으로 회복을 시도했다. WTI 선물 6월물과 7월물 스프레드 역시 7.69달러까지 벌어지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연기금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추종하는 GSCI 상품지수의 산출기관인 S&P Global이 WTI 6월물 선물 가격의 마이너스 추락 가능성에 6월물 익스포저를 모두 7월물로 교체한다고 발표한 영향이다. 원유 재고가 빠르게 늘고 있어 투자자들은 6월물 계약 만기 전에 원유 현물을 저장할 공간을 더이상 찾지 못할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 Tyche Capital Advisors는 6월물 역시 5월물처럼 20달러에서 4달러로 하락하다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며, 저유시설이 차기 시작하면 항상 콘탱고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수요 붕괴에 유가는 올해 들어 이미 80% 가량 폭락한 상태다. United States Oil Fund 등 상장지수 연계상품들도 포지션을 6월물에서 롤오버했고, 블룸버그 상품지수는 7월물에서 9월물로 롤오버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OPEC+ 감산과 팬데믹 봉쇄 완화로 국제 석유시장이 올 하반기쯤 회복하기 시작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한편 국내 WTI 선물 연계 상장지수증권(ETN)의 기초지수 구성 종목 역시 조기 변경되어 WTI 원유 선물 6월물에서 7월물로 전량 롤오버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무너진 소비심리
미국 4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기대지수가 예상치 87보다 낮은 86.9로 2014년래 최저 수준으로 후퇴했다. 전월비 31.9포인트 빠져 1973년래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현재상황을 보여주는 지수는 사상최대폭인 90.3포인트 하락해 76.4로 무너졌다. 다행인 점은 소득과 비즈니스, 노동시장 여건에 대한 소비자들의 단기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 하부지수가 93.8로 7포인트 올라 사람들이 팬데믹의 충격을 일시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6개월 후 비즈니스 여건 개선과 일자리 증가를 예상하는 응답자의 비중은 각각 40%와 41%로 사상최대를 나타냈다. 컨퍼런스보드의 Lynn Franco는 자택대피 명령이 조만간 완화되고 경제활동이 재개될 가능성에 경제와 노동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단기 기대가 개선되었지만, 가계 재정에 대해선 덜 낙관적인 모습으로 향후 지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가계 수입 감소와 경기 위축에 소비자들이 상당기간 지갑을 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들의 불안은 결국 향후 경기 반등이 V-자 형태가 아닌 U-자 형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1분기 GDP
미국의 최장기 경기팽창이 이제 막을 내린 모습이다. 한국시간으로 29일 오후 9시반에 발표될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3.8% 정도로 역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2009년 이래 최악의 성적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 사전 설문조사는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2분기는 더욱 심각하다. 심지어 성장률이 그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65%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자료 집계가 가능한 1940년대 이후 최악의 기록이 될 수 있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은 마이너스 성장 여부가 아니라 경기 침체 기간과 회복 형태로 옮겨가고 있다. BofA의 Michelle Meyer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경기주기가 1분기 어느 시점엔가 방향을 바꿔 불황이 시작되었음을 확인해줄 것이라며,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을 연율 기준 각각 -7%, -30% 전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셧다운은 10년에 걸쳐 생겨난 일자리를 단 몇 주만에 없애버리고 50년래 최저 수준을 누려왔던 실업률을 지워버렸다. 이제 겨우 경제 취약층에 미치기 시작한 온기 역시 사라졌다. 연준의 관심은 순식간에 경제를 추가 붕괴로부터 방어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3월 경제가 갑자기 멈추면서 많은 분야에서 사상 최악의 위축이 발생해 1-2월 견조했던 성장분을 크게 넘어서 결국 분기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2분기엔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최악의 경기침체
7년간 성장을 지속해 온 유로존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천명이 사망하고 비즈니스가 마비되면서 갑자기 멈춰섰다. 한국시간 30일 오후 6시 발표될 1분기 GDP 성장률은 전기비 -3.7%로 2013년래 첫 역성장이 예상된다. 2분기는 더욱 처참해 아마도 사상최악의 경기침체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역시 목요일 GDP 추정치를 발표한다. 전례없는 부양책을 이미 내놓은 유럽중앙은행(ECB)은 정책회의를 개최해 주요 금리를 결정한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당분간 성장과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하방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추가 통화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코로나19발 충격이 진정되고 경제가 회복되면서 ECB의 채권 매입 프로그램이 내년 말쯤 종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월만 해도 이코노미스트들은 블룸버그 설문 조사에서 유로존 분기 성장률이 0.3%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구멍가게에서 대형 공장에 이르기까지 문을 닫으며 상황은 급변했다. 올 상반기 GDP가 11% 가량 후퇴해 지난 7년간의 성장분이 거의 사라질 전망이다.
유럽계 은행 실적
UBS는 1분기 요동쳤던 시장 변동성이 잦아들기 시작하면서 월가 경쟁사를 앞질렀던 자사의 트레이딩 수입 급증이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UBS의 트레이딩 부문 수입은 44% 늘어 월가 평균치 30%를 상회했고 스위스내 경쟁사인 크레디트스위스 역시 추월했다. 주로 외환과 금리, 크레딧 트레이딩 덕분이다. 규모가 보다 큰 주식 부문은 월가 수준보다 낮은 18% 성장에 그쳤다. 한편 HSBC와 산탄데르가 지금까지 유럽은행 중 코로나19로 인한 부실채권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HSBC는 올해 최대 110억 달러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올해 1분기 30억 달러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하고 베스트 시나리오라 해도 연간 대손충당금이 그 두배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