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최악의 시나리오, 원유공매도

서은경 기자
(블룸버그) —  미국 부채한도 협상이 결국 타결될 것이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이르면 6월 1일 재무부 현금이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는 경고에 월가 투자자들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과거 경험을 떠올리며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 말하지만,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는 디폴트 가능성 만으로도 위험하다며, “절벽에 다가갈수록 패닉에 빠진고, 패닉은 비이성적 결정을 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뉴욕연은이 후원하는 미국채시장실행그룹은 미국채 이자나 원금 지급이 지연될 경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는 디폴트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렛 그레이브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2시간에 걸친 백악관과의 협상 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협상 일정은 잡히지 않았고 지출에 대해 근본적인 의견차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부채한도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뉴욕증시는 하락했고, 6월초 만기가 돌아오는 일부 미국채 단기물 금리는 6%를 넘어서기도 했다. 한편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오늘 12번째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21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18명이 25bp 인상을 전망했고 3명은 50bp를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신용여건이 당초 우려했던 것만큼 강하게 타이트해지지 않은데다 유럽과 중국의 경제활동이 기대에 못미침에 따라 달러가 현재 시장의 추정보다 강세를 보일 여지가 많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시장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매카시, 부채협상 합의 아직 요원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현지시간 화요일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비공개 회의를 갖고 연방정부의 채무 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위한 부채한도 협상이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또한 공화당원들이 단합해 지출 삭감 요구를 관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놓고 여야간 대치 국면이 종반전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매카시의 발언은 긴급성과 불확실성을 시사했다. 해당 회의에 참석했던 랄프 노만 공화당 하원의원은 매카시가 양측이 합의 “근처에 어디에도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매카시와 바이든 대통령의 협상팀은 현지시간 화요일 오전 11시에 협상을 재개했으나 아직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로 디폴트라는 파국이 점점 더 다가오는 모습이다. 매카시는 화요일 기자들에게 민주당이 작년에 비해 올해 더 많은 지출을 원하고 있다며, 이를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6월 1일까지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Patrick McHenry 공화당 협상대표는 백악관이 2024년 지출 수준을 삭감하는데 동의해야만 한다며, 이것이 해결될 경우 나머지 합의가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이르면 6월 1일 재무부 현금이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는 옐런 재무장관의 경고에 의문을 제기했다.

부채한도 협상 낙관

스티븐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은 파국적인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하기 위한 부채한도 협상이 합의에 다가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화요일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에 참석한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의견 일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디폴트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옐런 재무장관은 이르면 6월 1일 디폴트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과 매카시는 월요일 회동에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지만 생산적 논의를 했다며 협상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Liberty Strategic Capital의 매니징 파트너인 므누신은 연준이 금리 인상을 “거의 완료”했으며 한 번 더 인상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가 금리 인상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향후 몇달 안에 확실히 둔화되겠지만 경기침체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했다.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가 반등하면서 유가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우디 원유 공매도 경고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이 다음주말 OPEC+ 회의를 앞두고 원유 공매도 세력에 또다시 경고를 보냈다. 그는 화요일 도하에서 열린 카타르 경제포럼에서 “나는 그들에게 지난 4월처럼 고통에 소리지르게 될 것이라고 계속 조언하고 있다”며,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경고했다. OPEC+는 지난달 투기세력을 겁주기 위해 깜짝 감산을 발표해 트레이더들을 놀라게 했었다. 머니매니저들은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 다시 약세 베팅으로 돌아섰다. 긍정적 수요 전망에도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미국 경기침체 리스크,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난항 등이 겹치며 브렌트유는 이달 들어 방향을 찾지 못하고 배럴당 75달러 부근에서 등락을 보여왔다. OPEC+는 6월 3-4일 비엔나에서 만나 올해 하반기 석유 생산 정책을 논의한다. 몇몇 산유국 대표들은 당장 추가 액션이 필요하진 않다는 입장이지만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깜짝 개입을 주도하곤 해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우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총재는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경우 정책당국이 금리를 더 올려야만 할 수도 있으며, 이는 은행권에 스트레스를 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만약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우리가 깨달은 것보다 더 고착화될 경우 우리는 금리를 더 오랫동안 높게 유지해야 할 것이며 이는 은행 부문에 대한 압력을 증가시킬 것”이라고 현지시간 화요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한 연준이 6월 13-14일 FOMC 회의에서 긴축을 일시 중지하더라도 새로 들어오는 지표의 강도에 따라 이후 금리를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재차 반복했다. 한편 파월 연준의장은 일부 민주당 하원의원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앤 커스터 하원의원은 파월이 주로 경제에 대해 얘기했으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아직 4-5% 범위에 머물고 있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고 밝혔다.

유로존 제조업 위축

유로존 제조업 활동이 3년 전 팬데믹으로 공장들이 문을 닫은 이후 가장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나 경제 모멘텀을 위협했다. S&P Global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존 제조업 PMI는 5월 44.6으로 이전치와 예상치를 모두 하회하며 2020년 5월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작년 7월부터 내내 기준선인 50을 밑돌고 있고 있어 유럽내 최대 경제인 독일의 제조업 부진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모습이다. 서비스 PMI의 경우 55.9로 이전치 56.2에서 하락했지만 여전히 견조한 확장을 시사했다. 이번 PMI 지표는 전반적인 경기 확장세를 여전히 시사하지만 그 속도에 대해선 의문점을 남긴다. 유로존은 1분기 0.1% 성장에 그쳤지만 지난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1%로 전망했다. Hamburg Commercial Bank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Cyrus de la Rubia는 “견조한 서비스 분야 덕분에 2분기 GDP 성장이 가능해 보인다”며, “그러나 제조업의 경우 경제 모멘텀에 강력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특히 독일 제조업체들이 심하게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