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1200원돌파, GBP 34년래최저?

(블룸버그) — 미-중 관세전쟁은 물론 한-일간 무역 충돌에 북한 미사일 도발까지 온갖 악재가 겹치며 달러-원 1개월 NDF 환율이 2017년초 이후 처음으로 주요 심리적 저항선인 1200원을 넘어섰다. 시장안정화 노력을 약속한 정책 당국이 환율 급등에 개입을 시도할 수 있겠지만 전고점이 뚫린 만큼 당분간 변동성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한-미 군당국은 5일부터 하반기 연합연습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고, 한국 외환보유액은 7월말 기준 4031.1억 달러로 소폭 증가했다. 달러-역외위안화 환율이 6.9834까지 올라 7위안선 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는 트럼프의 대중 관세 위협에 놀라 S&P 500 지수가 5거래일 연속 하락, 주간기준 3.1% 급락하며 지난 12월래 최악의 매도세에 시달렸다. 미국채10년물 금리는 미국 7월 고용이 대체로 견조하게 나왔지만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에 6거래일째 후퇴하며 2016년 11월래 최저인 1.84%대로 밀렸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7월 31일 걸프 해역에서 밀수 혐의로 또다시 외국 유조선 1척을 억류해 긴장을 키웠다. 이번주 아시아에선 뉴질랜드와 인도, 필리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며, 두번 연속 금리를 내린 호주는 쉬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관세전쟁에 바쁜 채권시장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새로운 관세 위협을 가한 후 중국과 관련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이 통화 가치절하와 막대한 유동성 투입으로 수백억 달러를 관세로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언론은 미국측에서 양국 정상이 6월말 합의했던 휴전을 깼다며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남중국해와 홍콩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 역시 고조된 상태다. 채권시장은 2008년 이후 첫 연준 금리 인하에 이어 트럼프의 관세폭탄에 변동성이 급등하자 8월 휴가를 반납하는 분위기다. 미국채 10년물의 경우 지난주에만 23bp 빠졌고, 선물시장은 이제 연내 50bp 정도 연준의 추가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미즈호증권은 관세가 글로벌 성장 둔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1970년대 후반 스태그플레이션 당시 누구도 어찌 대응해야할지 알수 없었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ING Groep은 연준이 우려하는 무역과 글로벌 성장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었다며, 9월 25bp 인하를 점쳤다.

美고용과 연준

미국 7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에 거의 부합한 16만 4000명 증가하고 실업률은 3.7%에 머물렀으며,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대비 3.2% 상승했다. 그러나 3개월 평균 증가치가 14만명으로 약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둔화되는 등 이미 고용 모멘텀이 식고 있으며, 기업 투자 심리가 흔들리고 있어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진단했다. 특히 리테일 부문의 경우 6개월 연속 고용이 줄어 3년래 최저치다. 지난주 연준의 25bp 금리 인하 결정을 반대했던 2명의 연준 위원들은 미국 경제지표가 견조한데다 글로벌 경기둔화와 무역 긴장에 따른 리스크가 아직 전망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동결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총재는 금리 인하 근거가 강하지 않다고 주장했고,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는 완만한 성장과 사상최저의 실업률, 온건한 인플레이션 전망들을 고려할 때 금리 조정이 필요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러시아 제재…달러 줄이는 러시아

미국이 전직 러시아 이중간첩 독살 미수 사건과 관련해 금지된 신경작용제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결국 러시아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강행했다. 이에 따라 미국계 은행은 러시아 국채 발행에 참여할 수 없게 되며 대출도 금지된다. 또한 세계은행이나 IMF와 같은 국제기구가 러시아에 제공하는 대출이나 금융 및 기술 지원을 반대하는 조치도 나왔다. 한편 양국간 관계가 냉각되면서 국제 무역에서 달러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약속이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 러시아 수출에서 달러 대신 유로화 비중이 4분기 연속 늘었으며, 특히 EU와의 교역의 경우 유로는 달러를 거의 따라잡았다.

파운드 34년래 최저?

노딜 브렉시트 발생시 파운드(GBP)가 1985년래 최저 수준인 1.1달러로 붕괴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 설문에서 애널리스트들이 경고했다. 영국이 10월말 합의 없이 EU를 떠날 확률은 이제 30% 정도로, 2월에 비해 3배 이상 높아졌다. 노딜 브렉시트와 탈퇴 시한 추가 연기, 조기 총선 등 3가지 시나리오 가능성이 거의 비슷했고, 정해진 시한까지 합의에 도달할 확률은 15%로 가장 낮게 보았다. Aberdeen Standard Investments는 1992년 9월 ‘검은 수요일’ 당시 영국이 유럽환율메커니즘(ERM)에서 탈퇴하면서 파운드가 거의 10% 급락했던 사건을 들추며 “환율위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간스탠리의 EM 경고

모간스탠리가 EM 유로본드에 대해 약세 의견으로 돌아섰다. 연준이 매파적 서프라이즈를 안겨주고 무역 긴장이 악화되면서 개도국이 갑자기 압박을 받고 있다며, 보다 신중한 스탠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EM 통화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유로 강세 의견을 철회했다. 연준이 지난주 금리를 인하하며 완화 주기의 시작이 아님을 시사하면서 경제 전망과 관련해 리스크를 과소평가하고 추세에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8월 미국채 발행이 늘면서 EM에서 달러 유동성이 줄어들 수 있어 가나와 우크라이나 등에 대한 익스포저 축소를 권고했다.

기사 관련 문의: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