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5가지 이슈: 중동확전우려, 호르무즈 통행세

(블룸버그) —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스라엘이 이란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히면서 25일째 접어든 중동 전쟁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걸프 지역 주요 국가들은 이란이 핵심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참전 가능성을 타진 중으로 알려져 확전 우려를 키웠다. 브렌트유는 상승세를 재개해 배럴당 105달러를 터치했고, 뉴욕증시는 뉴스 헤드라인에 따라 출렁였다. 밀러 타박은 “모든 것은 호르무즈 해협의 재개방에 달려 있다”며 “협상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온다 해도 해협 통행이 여전히 제한된다면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협상이 진행 중으로 이란이 선의의 표시로 “상당한 가치의 선물”을 제시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송과 관련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이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접촉했고 이란이 “지속가능한” 종전 제안을 들어볼 의향이 있다고 전한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82공수사단 병력 약 3000명을 중동에 배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일부 중재자들은 이르면 이번 주 목요일 고위급 평화 회담 개최 가능성을 논의 중이며 이란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채널12는 이란과의 회담을 위해 미국이 한달간 휴전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시장참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요 이슈들이다.

환율 다시 1500원…모간스탠리의 세가지 시나리오

간밤 달러-원(REGN)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약 11원 오른 1500원 부근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란 전쟁 격화 조짐 속 안전자산 수요에 달러가 상승한 영향이다. 모넥스는 “진정한 긴장 완화가 없었고 마치 전원을 켜고 끄듯 쉽게 전쟁을 끝낼 수 없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잘못된 프라이싱을 초래했다”고 진단했다. 모간스탠리는 중동 상황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호르무즈가 한 달 안에 정상화될 경우 브렌트유는 올해 80~90달러 수준을 보인 뒤 이후 75달러로 내려가고 위험선호가 되살아나며 달러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유조선 통항의 80%가 한 달 안에 재개되더라도 정상화까지 최대 한 분기 걸리고 이란의 영향력도 유지될 경우 유가는 100~110달러 수준으로 올라갔다가 이후 80달러로 내려가며 공급 차질과 공급망 압박이 특히 아시아에서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봉쇄가 수개월 이어지는 경우에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180달러까지 급등하고, 자산시장에서는 사실상 경기침체형 충격으로 해석되며 외환시장에서는 달러와 스위스프랑 강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스라엘 ‘전쟁 지속’…이란 의회부의장, 트럼프와 대화 거부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에 대한 공격을 “최대 강도로”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엘리 코헨 에너지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발언에 대해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측근인 론 더머에게 이스라엘의 국익이 반영되도록 미-이란 간 협상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것을 지시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텔아비브, 에일라트, 디모나 등 주요 도시와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고, 튀르키예로의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의회 부의장은 트럼프와의 협상 가능성을 일축하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고,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출신 강경파 인사인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를 신임 국가안보 최고 책임자로 임명했다. 사우디는 자국의 전력 및 수자원 시설이 이란의 공격을 받을 경우 보복 타격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정황상 협상은 상당히 험난할 것으로 보이며, 단기간에 전쟁 종식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란은 전쟁 피해 배상과 향후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보장 등을 요구해 왔는데, 미국과 이스라엘측이 수용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일부 상선에 사실상 ‘통행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란은 해당 해협을 지나는 일부 상업용 선박에 대해 항해당 최대 200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즉석에서 요구하고 있다. 일부 선박은 실제로 비용을 비공개로 지급했지만 결제 방식이나 사용 통화 등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확인되지 않았고, 현재 통행료 부과가 체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란은 현재 건별로 통행료를 요구하고 있지만, 전후 협상 과정에서 이를 공식 제도로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란 의회가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한 해상 운송로 이용을 위해 다른 나라에 비용을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 의원이 밝히기도 했다. 걸프 지역 아랍 산유국들은 비공식적 통행료 역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주권 문제와 선례 만들기, 그리고 핵심 에너지 수출 항로의 무기화 가능성 등 우려를 낳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 여파에 글로벌 경제 ‘이중 충격’…성장 둔화·물가 상승

이란 전쟁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라는 ‘이중 충격’에 직면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S&P글로벌이 집계한 3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주요국 전반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과 유로존의 종합 PMI는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호주는 경기 위축을 시사하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인도 제조업 활동도 2021년 이후 가장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물가 지표는 급등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투입 비용 인플레이션은 3년여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가팔라졌고, 영국 제조업 관련 비용 지표도 1992년 이후 최대폭으로 뛰었다.

이번 예비 지표는 3월 하순에 실시된 조사 결과로, 전쟁 장기화와 그 파급 효과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비관적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전쟁 이전에는 글로벌 경제가 모멘텀을 얻는 듯 했지만, 최근 PMI는 고유가와 금융 여건 긴축, 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회복 흐름이 꺾일 위험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정책 당국도 이미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유럽과 영국은 보다 매파적인 기조로 전환하고 있으며, 유로존은 이르면 다음 달 금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본 역시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고, 호주는 이미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핌코 ‘시장의 금리 인상 베팅에 역행할 투자 기회’

중동 전쟁과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강화 기대가 시장을 흔드는 가운데 세계적 채권운용사인 핌코는 “지배적인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투자 기회”를 주목했다. 이번 에너지 충격이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실업·고물가)을 초래할 가능성을 높인다며, “중앙은행들이 최근 시장이 재조정한 정책금리 기대 수준을 그대로 따라가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핌코는 진단했다. 자칫 취약한 가계와 중소기업, 신용시장이 보다 직접적 인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융 여건 긴축과 매파적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이 이미 정책 당국이 의도하는 긴축 효과의 상당 부분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경제가 약화될 경우 “중앙은행은 보다 공격적으로 완화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핌코는 우선 듀레이션을 소폭 확대하고 금리에 민감한 글로벌 채권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미국채는 여전히 안전자산과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를 제공하며, 국가 간 차이가 확대되는 만큼 글로벌 분산투자의 필요성도 여전히 크다”고 설명했다.

기사 관련 문의:
김대도(런던), dkim640@bloomberg.net;
서은경(뉴욕), eseo3@bloomberg.net